[Direct Media]Z가 아닌 'X'세대를 위한 TV... 새로운 오디언스의 발견 or 지상파 방송 시대의 종언
미국 1위 지상파 미디어 그룹 넥스타(Nexstar), 오는 9월 1일 X세대(1966~1982년)를 위한 지상파 TV 리와인드TV 런칭. 미국 5,000여 가구에 지상파 멀티 채널 통해 공급되는데 80~90년대 코미디 시트콤이 주편성, 지상파 방송 고령화를 보여주는 사례 혹은 새로운 오디언스로의 확장
(2021-04-27)
1966~1982년에 태어난 X세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인데, 이들을 위한 지상파 TV가 옵니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의 고령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 지상파 방송 1위 그룹인 넥스타(Nexstar Media Group)이 지상파 방송(multicast network) 리와인드TV(Rewind TV)를 오는 9월 1일 런칭한다고 밝혔습니다. 주로 미국 1980년대와 1990년대 시트콤을 방송하는데 X세대가 주 타깃입니다. 일단 미국의 40%를 커버하는 5,000만 가구 정도가 목표 방송 권역입니다.
리와인드TV의 초기 라인업은 시청자들의 나이대를 고려해 과거 미국에서 꽤나 유명했던 시트콤들을 준비했습니다. 한국에선 유명하지 않지만, <The Drew Carey Show>, <Murphy Brown>, <Growing Pains>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거침없이 하이킥>이나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급들의 작품들입니다.
넥스타가 중장년 TV를 런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닙니다. 넥스타는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통해 60~70년 대 드라마, 예능, 시트콤을 방송하는 안테나TV(Antenna TV) 채널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리와인드TV는 이에 대한 보완재인 셈입니다.
리와인드TV가 런칭하면 이제 넥스타는 베이비 부머 세대(1947~1965년)와 X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지상파 채널 라인업을 갖추게 됩니다. 이상하게도 마케팅이 아래가 아닌 위로 갑니다. 요즘 Z세대를 타깃으로 틱톡 등과의 확실한 차이점입니다.
넥스타 네트워크 부문 대표 신 콤프슨(Sean Compton)는 “올해 안테나TV가 방송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계속해 오디언스가 넓어지고 새로운 시청자를 찾고 있다”며 "우리는 X세대 시청자들에게도 과거 향수가 있는 클래식 시트콤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미국 지상파 TV의 상황을 인지하면 이해는 됩니다. 이들 세대는 실시간 TV를 가장 많이 보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TV에서 정보를 얻고 드라마도 봅니다.
스트리밍 시대, 요즘 미국 지상파 방송은 디지털 다채널 서비스(MMS)의 재발견이 한창입니다. MMS는 20여 년 전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늘어난 5-1, 5-2와 같은 디지털 다채널입니다. (미국에선 멀티캐스트로 부릅니다. ) 한국에선 허용되어 있지 않지만, 미국은 보통 한 채널이 2개의 서브(Sub) 채널이 서비스됩니다. 고화질 디지털 전환으로 생겨난 용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겁니다.
이들 서브 지상파 채널들은 그동안 컨트리 음악이나 날씨,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이용하거나 임대하는 용도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 시대에 오히려 효용이 높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주파수를 통해 볼 수 있는 무료 서비스이고 지상파 미디어 그룹의 망을 서로 이용하면 미국 전역을 거의 다 커버하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HBO MAX 등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으로 여유가 없는 시청자들이지만, 무료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서브 지상파 채널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채널들이 유료 방송 플랫폼이나 디지털 플랫폼에도 재전송되기 때문에 미국 방송 권역의 90% 이상을 커버합니다.
얼마 전 소개드린 지상파 E.W. 스크립스의 코트TV(법정 TV)도 케이블TV채널이 지상파에 송출되는 같은 컨셉트였습니다. 지상파 방송 가치의 재발견인데, 아쉽게도 미래 시청자는 아닐 수 있습니다. 리와인드라는 이름도 ‘되김기' 라는 말입니다.
한편 제 93회 오스카상 시상식. 배우 윤여정의 수상이 한국과 미국 모두를 흔들었지만 넷플릭스(Netflix) 등 스트리밍 서비스의 선전 또한 큰 뉴스였습니다. 사실상 모든 영화계의 흐름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모두 가지고 간 모양새였습니다.
오스카에서 36개 부문에 후보작을 이름을 올렸던 넷플릭스는 최종 7개 부문에서 최종 수상작을 배출했습니다. 최대 기대작이었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영화 <맹크 Mank>는 촬영상(cinematography)과 무대 디자인상(production design)을 수상했다. 물론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작품치고는 소박한 결론일 수 있지만 말입니다.
수상자 중 한 명의 수락 연설이 기억납니다.
“우리 이야기를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게 해준 넷플릭스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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