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넷플릭스' 겨냥하는 아마존, 이들을 잡으려는 '프랑스'
아마존, 드웨인 존슨의 2023년 개봉작 '레드원' 판권 확보. 제작비가 1억 달러가 넘는 대작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대한 공략 의지 드러나. 그러나 영국, 캐나다에 이어 프랑스도 넷플릭스, 아마존을 겨냥한 규제안 내놔.
(2021-07-01)
영화사 MGM스튜디오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아마존 스튜디오(Amazon Studios) .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사냥이 한창입니다. 아마존 스튜디오는 구독자를 최대한 많이 끌어 모을 수 있는 오리지널, 그것도 ‘오리지널 블록버스터 영화’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지난 6월 28일(미국 시간) 액션 배우 드웨인 존슨(Dwayne Johnson)가 출연하는 대작 영화 ‘레드원(Red One)’의 판권을 구매했습니다. 아마존 오리지널로 오는 2023년에 개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영화의 예산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소 제작비 1억 달러가 넘는 대작이 될 것임은 확실시 됩니다. 아마존은 이 영화에 대해 “지구촌을 뒤흔드는 4차원의 액션 모험 코미디"라고 묘사했습니다.
아마존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 영화를 쟁취했습니다. 대작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갈망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각에선 아마 이 영화가 아마존이 그동안 생산했던 작품들 중 가장 비싼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레드원’을 인수한 이유는 MGM영화사를 84억5,000만 달러에 사들인 배경과 같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HBO MAX와 유효 경쟁 체제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아마존 내부에서는 최근 작품의 성공으로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나옵니다. 그래서 앞으로 투자비를 계속 늘려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 캐나다에 이어 프랑스도 스트리밍 규제 나서]
그러나 글로벌 시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습니다. 영국, 캐나다에 이어 프랑스도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장을 견제하고 나섰습니다.
이제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등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프랑스 내 매출의 20~25%를 프랑스 콘텐츠에 강제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8개월 간 조사 끝에 스트리밍 서비스 규제 및 프랑스 콘텐츠 육성 내용을 담은 새로운 법령(Decree)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규제 법안은 미국 스트리밍 기업들의 유럽 내 공정 경쟁을 위해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주도해 제정한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지침(AVMSD, Audiovisual Media Services Directive)의 일환입니다.
AVMSD에 따르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콘텐츠 중 30%를 유럽 콘텐츠(European works)에 할애해야 합니다. EU는 이 지침을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적용토록하는데 프랑스가 먼저 나섰습니다.
프랑스는 여기에 더해 매출액의 일정 금액 이상을 프랑스 콘텐츠에 쓰라고 명령했습니다. EU 국가 중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규제의 세부 내용을 밝힌 곳은 프랑스가 처음입니다.
프랑스가 움직였으니 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AVMSD을 기준으로 스트리밍 서비스규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앞서 최근 영국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에 지상파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대 프랑스 매출의 25% 재 투자]
프랑스 정부가 발간한 공식 저널(Journal Officiel)에 따르면, 이 법에는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극장 개봉 후 12개월 혹은 그 이하 기간 내 영화를 상영하려면 프랑스 내 매출의 25%를 현지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현재 프랑스에선 극장 개봉 이후 36개월이 지나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상영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대신, 극장 독점 기간을 줄여주는 겁니다.
만약 프랑스 내 매출의 20%를 투자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최소 12개월을 넘겨야 극장 개봉 영화를 상영할 수 있습니다. 즉, 20%(12개월 이상), 15%(12개월 이하)인 셈입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12개월 콘텐츠 공급권(12-month window)을 얻기 위해 25% 대신, 20% 비율을 선택했습니다. 극장에 개봉한 지 1년이 지난 영화를 넷플릭스에 상영하겠다는 겁니다.
또 프랑스 규제 법은 프랑스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저작권도 문제 삼았습니다. 일정 기준을 갖추면 3년이 지나 저작권을 프랑스 제작사에 귀속시켜야 합니다.
미국산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이제 유럽에선 자국산 쿼터제(30%)에 이어 콘텐츠 매출의 일정 수준을 다시 재투자까지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영국에선 콘텐츠 심의 등에서 지상파와 같은 수준의 규제까지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 타깃은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지만,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는 국경이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