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스포티파이와 프로레슬링의 만남/오디오 전성시대의 수익 전략
세계 최대 오디오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 프로레슬링 리그를 운영하는 WWE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협력 체결. 지난해 조 로건 등 셀렙들과의 독점 오디오 콘텐츠 제작 계약에 이은,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일환. 그러나 독점 콘텐츠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지수. 스포티파이 성장을 위한 제언
(2021-08-20)
지난 8월 18일 세계 최대 오디오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Spotify)는 놀랄만한 발표를 했습니다. 프로레슬링 경기를 진행하고 방송하는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와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를 만드는 독점 계약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제작은 스포티파이의 스포츠 관련 스튜디오 링거(The Ringer)가 맡는습니다. 디지털 미디어와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링거는 전직 ESPN임원 출신인 빌 시몬스(Bill Simmons)가 설립했고 지난 2020년 스포티파이가 2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링거는 WWE 콘텐츠를 중심으로 독점 오디오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지금의 WWE 오디오 프로그램(The New Day: Feel the Power 등)은 2021년 말부터 스포티파이에서 독점 서비스됩니다.
현재 링거는 The Masked Man Show(데이비드 쇼메이커, 카즈 진행)>를 방송 중인데 이 프로그램은<The Ringer Wrestling Show>로 이름이 바뀌며 다른 유명인들의 콘텐츠도 새로운 계약에 맞게 리뉴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스포티파이(Spotify)의 그린룸(GreeRoom,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라이브 오디오 채팅룸) 이용해 모든 메이저 유료 WWE 경기가 끝날 때마다 라이브 이벤트도 벌입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콘텐츠는 나중에 팟캐스트 포맷(The Ringer Wrestling Show)으로도 서비스될 예정입니다.
[크리에이터를 앞세운 팟캐스트 런칭]
특히, 링거와 WWE의 새 팟캐스트는 WWE의 유명 크리에이터 에반 맥(일명 MackMania)의 시리즈, 빌 시몬스가 제작하는 내러티브 시리즈 등도 WWE의 유명인들을 활용해 만들어집니다. 충성도 높은 오디언스를 먼저 끌어모으기 위해서입니다.
협력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링거는 프로 레슬링 경기가 가장 많이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에 직원들을 파견합니다. 오는 8월 21일에도 이 곳에서는 1년 중 가장 큰 WWE이벤트인 ‘섬머스램(2021SummerSlam)이 개최됩니다.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 구장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에서도 방송됩니다.
스포티파이 그린룸에서는 경기 하루 전 팬들을 위한 프리쇼 라이브 오디오 채널(WWE SummerSlam Preview)도 만들어집니다. 물론 경기 당일에도 라이브 중계를 담당하는 오디오룸이 구축될 예정입니다. WWE를 이용해 다양한 포맷의 오디오 콘텐츠를 만드는 겁니다.
빌 시몬스는 성명에서 “더 링거는 스포츠 팬덤의 최고의 목적지이며 WWE는 놀라운 스토리텔링과 상징적 캐릭터를 통해 충성스럽고 열정적인 팬들의 전 세계 관객을 확보해 완벽한 파트너를 이뤘다”며 “매력적인 경기와 슈퍼스타를 체험하고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스케일을 활용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21년 6월 말 현재 스포티파이는 월 활성 이용자(monthly active users) 3억6,500만 명에 유료 구독자 1억6,500만 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플랫폼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팟캐스트는 290만 개 정도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미래는
WWE와의 계약은 스포티파이가 많은 셀럽과 콘텐츠 제작 회사들과 맺은 독점 계약 중 하나입니다. 최근 스포티파이는 오디언스와 광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 회사들과 손을 잡고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거나 인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시장 반응은 초기에 열광했지만 지금은 다소 잠잠합니다. 지난해 주가가 110% 상승했던 이 회사는 이내 조정을 받았습니다. 2021년 들어 스포티파이의 주가는 33% 가량 떨어졌습니다. 지난 2월 말 스포티파이 주가는 한 때 387.44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요즘에는 200달러 선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스포티파이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라이어티는 최근 스포티파이의 주가 상승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몇가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스포티파이의 잇따른 대형 독점 계약이 실제 광고 수익이나 오디언스 확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한 의심을 보도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조 로건 등 대형 크리에이터와 계약을 한 후 구독과 광고 매출, 오디언스 증가 등이 기대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한 적은 없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 로건(Joe Rogan)과의 1억 달러 규모 독점 라이선싱 계약입니다. 이 계약으로 미국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조 로건의 음성 콘텐트를 광고 기반 무료와 구독 기반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에 독점 서비스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조 로건의 콘텐츠가 스포티파이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에서 광고의 강세가 조 로건과의 독점 계약에서 기인했다”고 다소 두루뭉실하게 서술했다. 스포티파이의 광고 매출은 회사 매출에서 두번째로 빠르게 상승하는 영역입니다.
이에 스포티파이가 독점 콘텐츠 제공을 넘어 성장하기 위해선 이런 독점 콘텐츠들의 성과를 잘 홍보하고 포장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향후 광고 매출이나 오디언스를 늘릴 수 있는 독점 콘텐츠를 공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독 매출도 중요하지만 전체 볼룸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료 구독자들 확대도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