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스트리밍 시대, 배우들의 출연료 계산법2. 선금보다 스트리밍 수익에 집중
최근 방송 시장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유료 방송 가입자가 급감하자 극장과 스트리밍 서비스에 동시 개봉(하이브리드)가 늘어나고 있음. 이에 따라 출연 배우들의 수익 정산 방법도 바뀌고 있는데 얼마전 디즈니에 소송을 건 스칼렛 요한슨에 이어 '크루엘라'의 엠마 톰슨 속편 계약에서 스트리밍 수익에 무게 중심을
(2021-08-17)
최근 영화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디즈니의 하이브리드(Hybrid) 개봉 방식에 반기를 들며 마블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이 소식은 한번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요한슨이 지적한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디즈니가 자신이 주연한 영화 ‘블랙위도우(Black Widow)’를 약속과는 달리(이 부분에서 디즈니와 요한슨의 기억은 다르다.) 디즈니+와 극장에 동시 개봉하면서 극장 흥행 수익이 크게 감소해 자신도 손배를 봤다는 주장입니다. 또 스트리밍 서비스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지금 계약 조건은 극장과 1차 유료 방송 시장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소송을 하며 요한슨은 새로운 질서에 맞는 새로운 계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런 갈등은 스칼렛 요한슨 Scarlett Johansson)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극장은 불확실성의 시대, 개봉의 자율성을 우선시하고 배우들은 과거에 묶여 있는 출연료 조항은 하이브리드 모델에 바꾸고 싶어 합니다.
최근 영화 ‘크루엘라(Cruella)’의 주인공인 엠마 톰슨(Emma Stone)이 속편(Cruella 2)출연을 약속하면서 맺은 계약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할리우드리포터 전 편집장이었던 Matthew Belloni의 뉴스레터를 인용했습니다.)
스톤,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계약 체결
스톤은 요한슨과는 달리 소송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존 계약에 굴복하지도 않았습니다. 반대로 그녀는 처음으로 디즈니에게 ‘크루엘라’ 영화 흥행 보너스와 관련 ‘바이아웃(Buyout)’계약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정 기준 이상이 되면 특정 금액을 보장하는 계약입니다. 2021년 모든 영화를 스트리밍 서비스와 동시 개봉했던 워너 브라더스가 배우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디즈니와 엠마 스톤이 합의한 계약은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 즉 스트리밍과 극장 동시 개봉에 최적화됐습니다. 기존 배우들이 받는 출연 수수료(Fee)와 함께 엠마 스톤은 TV재방송 수익의 대체 개념으로 스트리밍 수익을 포함한 가정용 판매(at-home sale) 관련 매출 수익 배분(a share of revenue)의 제공을 약속 받았습니다.
최근 스트리밍 시대를 맞이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최선책입니다. 엠마 스톤은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법을 생각해 낸 첫 번째 배우입니다.
하이브리드 개봉 대세로 자리 잡을 듯
배우들의 고민이 깊어진 건 하이브리드 개봉이 금방 사라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오히려 대세가 될 전망입니다. 디즈니의 밥 체이펙 CEO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앞으로도 영화 공개의 포맷 실험’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AMC는 지난 3월 시네월드(운영사 리걸 시네마)에 이어 얼마 전 워너브러더스와 극장 단독 개봉 기간을 기존 75일에서 45일로 줄이는 데 합의했습니다. 오는 2022년부터 적용되는데 기존 권리를 축소해서라도 하이브리드나 스트리밍으로의 직행하는 영화들을 줄여보겠다는 계산이 담겨 있습니다. 과거 영화 앞에서 배짱을 부리던 극장은 이제 없습니다. 아래 표와 같이 올해 개봉한 영화들을 보면 하이브리드와 극장 단독은 팽팽합니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상황도 문제입니다. 델타 변이 이후 종식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외부 공간에 대한 두려움은 하이브리드 포맷 이용 고객을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상황 변화에 따라 배우들의 계약 등도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유료 방송 시장의 몰락
할리우드 계약 방식 변경의 배경에는 미국 방송 시장의 변화도 크게 작용합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미국 유료 방송 시장은 지난 2016년 이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스트리밍이 아닌 유료 방송 재방송 위주의 정산 방법은 할리우드 배우들에게 손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2021년 6월 30일 기준, 미국 유료방송플랫폼 사업자(MVPD)의 가입자는 2016년 1분기보다 25%나 감소했습니다. 2016년 2분기만 해도 8,600만 명에 달했던 미국 유료 방송 가입자는 2021년 2분기 현재 7,500만 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른바 코드 커팅입니다.
한국도 곧 닥칠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