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폴란드 정부의 위험한 언론 통제/TVN이 위험하다.
폴란드, 정부 비판적인 방송사 겨냥한 방송법 개정, 본사를 EU이외 지역에 두고 있는 기업들 폴란드 방송사 소유 못해. 이 법안 개정은 폴란드 정부에 부정적인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TVN(미국 디스커버리 소유)에 큰 타격을 줄듯, 폴란드 정부는 TVN의 방송 승인 여부 18개월 간 결정하지 않아.
(2021-08-13)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미국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유럽 침공이 거세지는 가운데 폴란드 정부가 강한 규제 정책을 내놨습니다. 유럽에 본사를 두지 않는 미디어 기업들이 폴란드 내 방송 허가 사업자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당장 현재 최대 방송사 TVN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미디어 그룹 디스커버리(Discovery)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폴란드 하원, 디스커버리 겨냥 방송법 개정안 통과]
폴란드 하원(Sejm)은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이 현지 사업을 철수해야 할 수도 있는 내용이 담긴 방송법 개정안(Broadcast Law)을 통과시켰습니다. 디스커버리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유럽 올림픽 중계권과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지상파 방송도 소유하고 있습니다. 또 폴란드에 지상파 방송 TVN과 24시간 뉴스 채널 TVN24를 포함한 몇 개 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디스커버리는 네덜란드 자회사를 통해 TVN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하원은 이른바 ‘‘Lex TVN’이라고 불리는 방송법 개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228, 반대 216표로 통과시켰습니다. 이 개정안은 현재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만약 상원에서 부결된다면 법안은 다시 하원으로 돌아와 2차 투표에 돌입합니다. 통과 이후에는 대통령은 찬성이냐 거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폴란드 상원은 야당이 우세를 점하고 있습니다.
‘Lex TVN’은 우파 집권 여당인 ‘법과 정의당(Law and Justice party)’이 밀어붙였습니다. Lex TVN에 따르면 폴란드에서 영업하는 모든 승인 방송 플랫폼(TV, 라디오 등)의 회사 위치를 유럽 경제 지역(the European Economic Area (EEA)) 내 둬야 합니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디스커버리는 소유하고 있는 폴란드 방송사를 매각하거나 회사 지분을 다른 회사에게 넘겨야 합니다. TVN의 디스커버리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 정도입니다.
네덜란드 회사가 TVN을 보유하고 있지만 결국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개정안에 위배됩니다. 이 법은 정부에 유독 비판적이었던 TVN을 겨냥한 만큼 논란이 많았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도 폴란드와의 외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폴란드 정부는 이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폴란드 하원 투표 이후 TVN 운영 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방송법 개정을 위한 하원의 결정은 TVN을 겨냥한 것”이라며 “또한 언론의 자유와 독립에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TVN은 상원에 청원을 내고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라고 반대 성명을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스커버리는 18개월 전 TVN의 방송 면허 재허가(승인 기간 10년)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폴란드 방송 규제 기관인 국가 방송위원회(National Broadcasting Council (KRRiT))은 아직 승인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TVN의 방송 면허는 오는 9월 26일 만료됩니다.
[이번 결정 디스커버리의 유럽 시장 진출에도 악영향]
폴란드 정부의 강공은 디스커버리의 유럽 시장 공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디스커버리는 유로스포츠(Eurosports)를 통해 EU지역 40여 개 국에 올림픽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는 등 유럽 지역 방송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 런칭한 스트리밍 서비스 디스커버리(Discovery+)도 유럽 국가에서의 서비스 확대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CNN도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AT&T의 워너미디어(Warner Media)와 합병에 합의한 디스커버리스는 워너의 글로벌 보도채널 CNN과 유럽지역 보도 및 지상파 채널 TVN24, GB뉴스 등을 묶어 새로운 ‘글로벌 뉴스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만약 디스커버리가 TVN에서 손을 떼야 한다면 이 전략은 모두 용도 폐기됩니다.
사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지금, 공영방송이 아닌 민영 방송 인허가가 필요한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방송 인허가가 방송의 공적 책임 높여주기는 커녕, 방송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