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바이어컴CBS, '사우스파크' 9억 달러 베팅의 의미...유기적 성장이 절실한 시기
미국 중견 미디어 그룹 ViacomCBS, 2분기 실적 발표 스트리밍 서비스 650만 명 증가하고 견조한 성적 냈지만, 경쟁을 위한 적정 사이즈 논란 계속 나와. 바이어컴CBS는 유럽에선 컴캐스트와 손잡고 넷플릭스 등의 공세에 맞서겠다고 하지만 향후 전망 쉽지 않아.
(2021-08-10)
할리우드 중견 미디어 그룹 바이어컴CBS(ViacomCBS)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놀랄만한 계약을 공개했습니다. ‘사우스파크(South Park)’ 창작자들인 트레이 파커(Trey Parker)와 맷 스톤(맷 스톤)과 계약을 맺고 향후 6개의 사우스파크TV쇼 시리즈와 14편의 영화(파라마운트+를 위한) 영화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계약 규모만 9억 달러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키우기 위한 사상 최대의 콘텐츠 계약 중 하나입니다. 이와 함께 실적 발표에서 CEO인 바키쉬(Barkish)는 회사 인수 합병에 대해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지만 “회사와 주주들의 가치 보호를 위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렇듯 모든 할리우드 사업자들이 스트리밍을 향해 죽음의 경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총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4,200만 명]
바이어컴CBS는 2분기 주력 스트리밍 파라마운트+와 함께 쇼타임, BET, 어린이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 노긴(Noggin)까지 포함해 총 가입자가 4,200만 명으로 늘었다고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핵파라마운트+의 가입자 비중은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스트리밍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92%가 오른 9억8,300만 달러였습니다. 이 중 구독 매출은 절반 가량인 4억8,100만 달러, 광고 매출은 5억2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황금 비율 같지만 미래가 문제입니다.
현재 바이어컴CBS는 컴캐스트의 피콕과 디즈니+,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시장 참여가 늦었고(2021년 3월) 점유율도 더 높여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분기 65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긴 합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겨우 150만 명을 추가했고 그마저도 북미지역에선 40만 명의 가입자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가 이정도의 실적을 냈다는 것은 미국 스트리밍 시장이 포화 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소 서비스 바이어컴CBS의 다음 선택은?]
그래서 일부에선 덩치를 더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미디어 기업인 컴캐스트(Comcast)와의 합병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같습니다.
바이어컴CBS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식적으로 인수 합병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결정을 한다고 해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입니다. 그렇듯 지금 글로벌 스티리밍 시장에서 중소 사업자로 살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미래도 제한적입니다. 규모를 키우거나 혹은 다른 회사와 연대해 위기를 넘어야 합니다.
합병은 하지 않았지만 바이어컴CBS는 유럽 시장에서 컴캐스트와 손을 잡고 공동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컴캐스트가 보유하고 있는 영국 유료 방송 플랫폼 스카이TV(SKY TV)의 가입자들에게 파라마운트+도 무료고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이는 놀랍지 않은 결론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사이 경쟁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협력은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에 더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컨퍼런스 콜에서도 미국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습니다. 그러나 바이어컴CBS의 노련한 CEO 밥 바키쉬(Bob Bakish)는 이런 유도 심문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덩치 키우기가 아닌 유기적 성장이 필요한 시기]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이란 단어는 컴캐스트의 CEO 브라이언 로버츠(Brian Roberts)가 지난 7월 29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말입니다.
그는 NBC유니버설의 실적을 설명하면서 “컴캐스트는 이미 경쟁에 필요한 모든 것(콘텐츠, 플랫폼, 뉴스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M&A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할리우드 미디어 시장에선 규모를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이 한창이지만 바키쉬와 로버츠는 공식적으로 이를 위한 덩치 키우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이어컴CBS에게는 지금 유기적 성장이 필요합니다. 유기적 성장이란 자신들의 자산으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바키쉬(Bakish) CEO는 일단 파라마운트+의 자생 가능성과 전반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바키쉬는 “현재 회사의 스트리밍 전략은 잘 작동되고 있다”며 “승자 독식의 시장(winner-takes-all market)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쟁에 적합한 사이즈인지에 대한 논란
하지만, 파라마운트+에 대해선 넷플릭스나 디즈니+와 경쟁하기에는 적절한 크기가 아니라는 지적은 계속 나옵니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도 스트리밍 서비스 덩치 키우기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선 그들이 유기적 성장을 하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바이어컴CBS는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자원을 투입해야 합니다. 물론 스카이 TV 협력이 두 회사의 M&A를 대체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향후 점진적 합병으로 결론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회사의 합병은 FCC, FTC 등 규제 기관 심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NBC와 CBS의 만남, 규제 기관의 최대 허들]
두 회사 협력의 가장 큰 허들은 바이든 정부의 반독점에 대한 집중 견제입니다. 미국 바이든(Biden) 대통령이 임명한 공정거래위원회(FTC) 신임 의장 리나 칸(Lina Khan)과 미 법무부 반독점 부문(Department of Justice Antitrust Division) 최고 책임자인 조나단 칸터(Jonathan Kanter) 지명자는 둘 다 반독점 규제에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컴캐스트가 NBC를 가지고 있고 바이어컴CBS가 CBS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2개의 전국 네트워크 합병 결론은 쉽지 않을 겁니다.
이는 합병을 추진하고 있거나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 시장에는 좋은 사인이 아닙니다. 게다가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거래에 대한 규제 기관의 심사 결과가 어떻게 될 지도 바이어컴과 컴캐스트에게는 관심거리일 수도 있습니다.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바이어컴CBS 보유 현금은 54억 달러 정도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스트리밍 시장 투자도 점점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영진도 “스트리밍에 대한 투자가 현재로선 가장 좋은 자본 활용법”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미래 미디어 시장 생존을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소 사이즈 서비스의 생존법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좋은 예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