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HBO MAX 글로벌 진출 시도, 유럽 메이저 방송의 생존 노력, 그리고 우리의 미래
워너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가 라틴 지역 39개 국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진출 시도, 현지에서 100개 의 로컬 콘텐츠도 제작, 이와 함께 유럽에서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규제 및 방송사들의 대응도 본격화. 스페인은 1.5% 과세,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선 덩치키우기도
(2021-07-02)
미국 워너미디어(Warner)의 HBO MAX가 글로벌 진출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와 캐러비안 지역 39개 시장을 첫 타깃으로 잡았습니다. 미국과 미국령 이외 해외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서비스와 다른 점은 이 곳에선 광고 기반 HBO MAX는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라틴 아메리가 구독자들은 모바일 온리(mobile-only plan) 상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SD급 스트리밍을 제공하고 5편의 영화를 다운 받는 저렴한 상품입니다. 표준 상품은 동시 사용자 최대 3명(계정 5개) 최대 30개의 타이틀 다운로드, HD 및 4K의 HD 스트리밍을 지원합니다.
[평생 50% 할인 파격적인 프로모션]
HBO MAX는 서비스 런칭과 동시에 이 지역에서 파격적인 프로모션도 내놨습니다. 2021년 7월 말 전 가입을 하게 되면 평생 구독료를 50% 할인해 주는 내용입니다.
서비스 런칭과 함께 HBO MAX는 100여 편의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도 2년 내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는 다르게 스포츠도 중계된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UEFA 챔패언스 리그(UEFA Champions Leagu)가 올해 말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방송됩니다. HBO MAX 대변인은 버지(Verge)와의 인터뷰에서 “라틴 지역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오직 이 지역에서만 생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아직 이 프로그램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HBO MAX 공개에 따라 현지 극장 개봉 일정도 조정된다. 극장과 스트리밍 서비스에 신작 영화를 동시에 공개하는 데이&데이트(the day-and-date release) 전략을 이 지역에서도 수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단 하반기 최대 SF영화 ‘듄(Dune)’의 개봉 일정이 10월 22일로 미뤄졌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전체 미디어 전략을 새로 짜는 미국 스튜디오들의 전략이 엿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출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틴 아메리카에서 내놓은 상품이나 마케팅을 통해 한국 서비스 형태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페인도 글로벌 스트리밍 매출 1.5% 세금]
세계 전역에서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화제였다. 스페인도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규제에 돌입했습니다. 인터내셔널 글로벌 서비스의 매출 중 1.5%를 세금으로 징수해 공영 방송 RTVE를 도울 펀드를 조정할 계획입니다.
각국 정부의 움직임과 함께 방송사들의 스트리밍 시장 대응도 한창입니다. 프랑스 메이저 방송 TF1(1987년 민영화)은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AVOD) ‘My TF1’을 런칭했습니다. 기존 TV방송 모델을 확장한 것인데, 스트리밍 서비스 틈바구니에서 오디언스로의 도달율을 높이려고 프랑스 방송은 안간힘입니다.
구조 조정도 진행됩니다. 북유럽 메이저 미디어 그룹 RTL그룹은 RTL벨기에(RTL Belgium)를 벨기에 미디어그룹(DPG Media, Groupe Rossel)에 매각합니다. 매각 가격은 2억5,000만 파운드입니다. 거래는 규제 기관의 승인이 끝나는 올해 말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네덜란드RTL은 벨기에 방송을 지난 33년 간 운영해왔습니다. 특히, RTL그룹은 불과 6개월 전인 2020년 12월 소유권을 완전 인수했지만,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장에는 견디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월 말 RTL그룹은 넷플렉스, 디즈니 등의 유럽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네덜란드 지역 소속 방송사인 RTL네델란드와 탈파 네트워크(Talpa Network)의 합병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RTL은 소속 지상파 방송 M6를 TF1과 합병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에 맞서고 시청 트렌드에 맞춰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이 둘이 합칠 경우 지상파 방송 채널만 9개, 유료 방송 채널은 13개의 대형 미디어가 탄생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도 6개도 늘어납니다. 규모의 경제가 완성되는 겁니다. TF1과 RTL이 프랑스 공영 방송과 함께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자존심인 스트리밍 서비스 살토(Salto)의 운영에서도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 시장의 다양성을 시키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통합도 중요하지만, 넷플릭스의 17조 원 투자를 견딜 수 있을지가 더 핵심입니다.
한국도 KBS가 수신료 인상안을 의결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합니다. 월 수신료를 3,800원으로 올리는 것인데 가시화될 경우 많은 지각 변동이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민영 영역 방송의 구조 개편 및 정부의 지원입니다. 지금 구도로는 한국에선 미디어 그룹은 적어도 방송에선 나오기 어렵습니다. 디즈니+의 공세는 ‘민영 상업 방송의 활력’이 아니면 공영만으로는 막긴 힘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