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HBO Max, 10월 유럽 시장 첫 진출…글로벌 스트리밍 전쟁의 2막
워너미디어 오는 10월 26일, 핀란드, 스페인 등 6개 국 HBO MAX 서비스 시작. 오리지널과 함께 로컬 콘텐츠도 대거 편성 예정. 가격은 아직 미정 유럽 지역 단독 서비스가 쉽지 않은 한국 영화 드라마 콘텐츠의 경우 HBO MAX를 통해 유럽 시장 진출 가능성 타진 필요성도
(2021-09-09)
디즈니(Disney)가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Disney+)의 한국 진출 날짜(11월 12일), 가격(9,900원)을 알린 날.
워너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가 유럽으로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디즈니는 우리에 오고 HBO는 유럽에 갑니다.
HBO MAX는 오는 10월 26일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페인 등 6개 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국가에 이어 HBO MAX는 내년 초에는 보스니아, 불가리아, 폴란드, 헝가리 등 14개 유럽 국가에서 구독자를 끌어 모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 내년 초 HBO MAX의 유럽 공략 원년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 이 지역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디즈니+, 넷플릭스와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스트리밍 전쟁의 2막이 올랐습니다.
유럽 지역에 선보이는 HBO MAX는 현재 미국 서비스와 유사합니다. 워너브러더스 영화와 HBO 드라마, DC, 카툰네트워크의 애니메이션, MAX오리지널 등이 제공됩니다.(CNN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한 포스터도 공개했는데 캐릭터의 풍부함이 화면을 꽉채웁니다.
HBO는 오는 10월 출시를 앞두고 런칭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보다 자세한 콘텐츠 라인업과 구독료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HBO MAX가 유럽 시장 진출을 결정했지만, 영국과 독일 시장 서비스 일정은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지역을 소외하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입니다. HBO MAX는 “우리는 프로그램의 상업적 영향력을 시장 별로 평가하고 있다”며 “개별 국가별로 제공되는 콘텐츠도 다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소 모호한 답변이지만, 작은 지역에 먼저 진출한 뒤 시장 상황을 보겠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Local for Local, Local for Global 넷플릭스 식 유럽 공략]
HBO MAX의 유럽 버전은 오리지널과 로컬 콘텐츠, 인터내셔널 콘텐츠 등을 모두 서비스하는 넷플릭스 스타일 스트리밍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글로벌 콘텐츠를 제공하고 동시에 유럽에서 만들어 유럽에 공급하는 오리지널, 유럽에서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하는 오리지널도 생산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슐레박 이사는 버라이어티오와의 인터뷰에서 “HBO MAX의 브랜드는 HBO의 전설을 뛰어넘는다”며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유럽에서 워너미디어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HBO MAX 유럽 진출에 앞서 프리미엄 케이블TV채널인 HBO는 수년 전부터 유럽 시장에서 오리지널 드라마, 다큐멘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들은 글로벌 시장에도 내놓습닙다. 이른바 ‘Local for Global’콘텐츠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묶일 대표 작품은 스페인 공포영화 ‘30 Coins’입니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도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HBO MAX 런칭과 함께 유럽 오리지널을 더 확대해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명성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유럽 지역에서 소화되는 ‘Local for Local’ 작품의 경우 지역 스트리밍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현지화 작업(정서 등)을 거칩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을 위한 로컬 작품들은 인터내셔널 정서를 담은 스토리를 작품에 투영할 계획입니다. 정확히 넷플릭스와 같은 전략입니다.
슐레박 이사는 “현지 가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각 지역 시장에 맞는 이야기가 중요하지만 이 작품들은 또한 전 세계를 여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여성과 청소년, 인종 등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작품을 대거 제작하고 드라마뿐만 아니라 가족과 어린이를 위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강조하는 이유는 성인과 함께 디즈니+의 고객 층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HBO MAX가 만드는 로컬 콘텐츠와 관련 슐레박은 덴마크 오리지널 ‘카미카제(Kamikaze)’를 예로 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18세 인플루언서가 모든 것을 잃은 뒤 자신의 삶은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인데 최근 권위있는 영화제 마니아 TV페스티벌(Mania TV festival)에서 최고 여우상을 받았습니다.
슐레박은 “이 덴마크 드라마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다. 런칭 시점에 46개 시장에서 서비스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작품들은 더 많은 지역에 공급되고 노출될 것이다. 우리는 모든 인터내셔널 쇼에 열려있다”고 설명했습니다.
[HBO MAX유럽 영화 보다는 TV가 우선]
HBO MAX는 유럽지역에서는 영화보다는 TV프로그램이 우선입니다. 미국처럼 극장과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 동시 개봉(하이브리드) 전략은 쓰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개봉한 작품들은 HBO MAX에 담깁니다. 기본적으로 워너브러더스의 영화들은 극장 개봉이 최우선입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영화 제작에 힘을 쓰고 있는 것과는 다른 흐름입니다. 워너브러더스라는 걸출한 스튜디오가 있지만 현지 극장 등과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슐레박은 “노르웨이는 HBO MAX가 1순위 상영 플랫폼(극장 개봉 후)이다. 워너미디어와 워너브러더스로부터 가장 최고의 영화 라인업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유료 경쟁 규모가 중요]
10월부터 유럽에서 서비스가 시작되면 HBO MAX의 서비스 국가는 2년 만에 60개 국으로 늘어납니다. HBO MAX는 지난 2020년 5월에 첫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 6월 남미 39개 국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 바 있습니다.
HBO MAX는 현재 미국에서 월 15달러(광고 없는), 월 10달러(광고 포함) 두 개 버전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유럽 지역의 경우 광고 없는 버전만 출시될 가능성이 큽니다. 아울러 모회사인 워너미디어가 내년 디스커버리(Discovery)그룹과 합병이 예정돼 있어 내년 이후에는 서비스 형태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유럽 지역 올림픽 중계권을 보유해 이 지역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트리밍 서비스 디스커버리+(Discovery+)와 묵음 상품(Bundle)을 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유럽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은 디즈니+, 넷플릭스, HBO MAX,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4파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HBO MAX의 가입자는 4,300만 명 정도(미국)입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의 1,500만 명과 합치면 6,000명 가까운 가입자를 가집니다. 유럽에서 가입자를 최대한 끌어 모으면 적정 규모로 유효 경쟁 대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적정 규모란 글로벌 1억 명입니다.
유효 경쟁 규모를 갖추기 위해 HBO MAX는 동종 결합을 벗어나야 할 겁니다. 다른 나라 콘텐츠에도 손을 벌려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한국)와 이해관계가 맞을 수도 있습니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한국 다큐멘터리도 HBO MAX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HBO MAX의 한국 진출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적정 규모를 갖출 수 있는 한국 사업자는 (슬프지만) 지금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손을 잡고 걸어 들어올지 손을 잡고 걸어나길지 결정할 필요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 손을 잡고 있다면 유효기간을 따져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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