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NBC유니버설의 강공, 케이블TV와 결별하고 스트리밍을 선택하다.
NBC유니버설, 자사 스트리밍 피콕 띄우기 위해 1차 유료 방송 채널 HBO 아닌 피콕으로 변경, 단기적 수익 감소 예상되지만, 방송의 미래는 피콕을 살리기 위한 전격적 결정, 점점 강해져가고 있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스트리밍 살리기 움직임, 바뀌는 극장 개봉 전략
(2021-07-08)
NBC유니버설의 모회사는 미국 1위 케이블TV사업자 컴캐스트(Comcast)입니다. 방송 서비스는 주도권을 많이 상실했지만 인터넷 비즈니스에선 최고 강자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비즈니스에선 냉정했습니다. NBC유니버설이 자사 영화를 첫 번째 공급하던 윈도우를 케이블TV채널 HBO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으로 변경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띄우기 위한 강공입니다.
[유니버설 영화, 극장 개봉 후 스트리밍 피콕 직행]
NBC유니버설의 컴캐스트(Comcast)는 7월 6일 피콕과의 ‘1차 유통 계약(Pay 1 window)’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포커스 피쳐스(Focus Features), 일루미네이션(Illumination) 등 유니버설 필름 엔터테인먼트 그룹(UFEG)이 만드는 콘텐츠들은 이제 유료 방송 시장에선 HBO가 아닌 피콕 스트리밍으로 상영관을 이동합니다. 물론 극장 개봉 뒤입니다.
이에 따라 내년에 개봉하는 ‘주라기 공원 신작(Jurassic World film)’도 극장을 제외하면 피콕에서 오디언스를 처음 만나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유니버설 영화는 극장 개봉 후 8~9개월 이후 유료 채널인 HBO에서 상영해왔습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피콕에서 영화 개봉 늦어도 4개월 이내 공개될 예정입니다. 대신 무료 상품이 아닌 피콕의 유료 상품 구독자(월 5달러나 10달러)에게만 서비스됩니다.
[3대 할리우드 스튜디오, 모두 스트리밍으로]
디즈니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와 함께 할리우드 3대 스튜디오로 불리는 유니버설의 이런 담대한 결정은 파장이 클 전망입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이제 쓸 수 있는 모든 힘을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투입하기로 한 모양새입니다. 워너미디어는 올해(2021년) 개봉하는 17편 영화 모두 HBO MAX에 투입하고 있고 디즈니(Disney)도 ‘블랙위도우(The BlackWidow)’를 극장과 디즈니+에 동시 공개합니다.
이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띄우겠다고 나선만큼 시장 흐름은 급격하게 바뀔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팬데믹 영향으로 TV콘텐츠들이 스트리밍으로 옮겨갔다면 이제 영화들이 극장을 떠나 새로운 둥지를 마련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여기에 더해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오리지널 경쟁과 콘텐츠 장벽치기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워너미디어와 디즈니 등은 넷플릭스에 신작 영화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HBO와 넷플릭스로부터 기존 영화들도 수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유니버설은 일부 극장 체인과 이미 기존 극장 독점 개봉 기간 90일 3주(17일로) 줄이는 데 합의하는 등 영화의 무게 중심을 스트리밍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피콕에 어떤 영향 미칠까]
피콕 가입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4,200만 명 정도 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고객 대부분이 모회사인 컴캐스트의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들이라는 점입니다. 컴캐스트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는 무료로 피콕을 볼 수 있습니다. 피콕 입장에선 실제 월 이용료를 내는 유료 가입자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유니버설은 영화 독점 공급으로 기세를 잡아보려 하고 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넷플릭스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전망입니다. 유니버설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중 일루미네이션( Illumination)은 넷플릭스를 ‘페이1 윈도우(Pay1 Window)’로 두고 있습니다. 이 제작사는 인기 애니메이션 ‘Despicable Me’ 등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넷플릭스와 계약을 끊고 피콕으로 옮겨 겁니다. 제일 아쉬운 진영은 넷플릭스인데 일루미네이센의 빈자리는 이제 소니픽처스가 채워야 합니다.(10억 달러 페이1 계약)
한편 유니버설 픽처스의 영화 ‘F9’ 시리즈가 흥행 대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자동차 경주(Fast and Furious) 영화는 총 9편. 컴스코어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지난 미국 독립 기념일 주말 사이 5억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1년의 침체기를 겪은 극장에 희망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의 얼굴이 바뀐다.]
굉음을 내는 자동차와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긴장감의 연속인 ‘F9’은 TV보다 극장이 더 어울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쩌면 팬데믹 이후 극장에 최적화된 영화일 수 있습니다.
극장 흥행 영화의 전형성이 바뀐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콘텐츠 공개 전략 변화 등은 향후 극장의 흥행 순위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 극장 시장 1위는 단연 디즈니였습니다. 하지만, 극장을 방문하는 목적과 오디언스가 바뀌고 있음에 따라 디즈니의 독주는 담보될 수 없습니다. 디즈니가 주로 만드는 가족 영화들은 이제 극장이 아닌 디즈니+에 최적화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7월 9일 미국에서 개봉하는 ‘블랙위도우’도 디즈니+에 동시 개봉합니다. 어쩌면 이 영화의 미래는 디즈니가 만드는 극장의 미래와도 같습니다.
참고로 올림픽이 열리는 7월은 방송가의 비수기지만, 피콕(Peacock)은 한껏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겐 올림픽 단독 중계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PS>글로벌 미디어 NOW 3권이 출간됐습니다. 이번 호에는 글로벌 미디어들의 인수 합병 현황과 미래 전망을 담았습니다.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각국 정부와 스트리밍사업자들의 싸움도 기술했습니다. 한번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목차
1. 스트리밍 서비스
AT&T 미디어 사업, 디스커버리와 합병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합종연횡
스트리밍 서비스, 주간 공개가 이탈률을 줄인다
리드 헤이스팅스, “스트리밍의 TV 추월, 오래 걸리지 않을 것”
팬데믹 이후 엔터테인먼트 소비 습관 완전히 바뀔 것
넷플릭스·아마존과 맞서기 위한 영국 정부의 안간힘
자신만의 스트리밍 번들 만드는 마이번들.TV 탄생
파라마운트+, 영화 1,000편 이상을 투입한다
넷플릭스 온라인 쇼핑몰 첫 런칭
스트리밍 서비스 이탈률이 중요해지고 있다
폭스의 뉴스 스트리밍 전략 변화
디즈니+, 태국에서 서비스 시작한다
로튼 토마토, 스트리밍 TV 채널 런칭
2. 플랫폼과 뉴스 미디어
유료 팟캐스트 시장 성공 방정식
CNN과 폭스, NFT 시장으로 들어가다
버즈피드, 전환사채 발행으로 2억 달러 자금 조달 추진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성한 할리우드 버추얼 프로덕션
USA투데이, 우리도 유료 구독으로 간다
스냅, 증강현실 기반 스마트글래스 스펙터클 출시
가상 유료방송 서비스에 물이 새기 시작했다
영화의 새로운 질서, 극장 독점 개봉 기간 단축
뉴욕타임스, 2019년 이후 최저 가입자 증가
3. 소셜미디어와 IT 기업
마크 주커버그, 크리에이터 수익 위한 인스타그램 기능 공개
페이스북 트럼프 계정, 오는 2023년까지 중단
미디어로부터 소외된 트럼프, 케이블TV 인수할까
팬데믹 상황에서도 굳건한 경제 크리에이터들
합법적인 파파라치 사진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서비스 ‘포파라치’
애플 CEO 팀 쿡, 숫자는 피하고 주장은 내세우다
틱톡, Z세대 소통 플랫폼을 넘어 대세 플랫폼으로
4. 드라마와 영화
비틀즈 다큐멘터리, 극장 대신 디즈니+로 직행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HBO맥스를 흔들다
HBO맥스 〈프렌즈 리유니언〉, 〈원더우먼 1984〉와 어깨 겨눠
KBS 원작 드라마 ABC 〈굿 닥터〉 시즌 5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