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이상한 할리우드 스튜디오' 아마존
아마존, TV역사 상 가장 많은 돈(6,400억 원) 투입한 프로젝트 '힘의 반지(The Lord of Rings: The Rings of Power)'를 공개한 이후 성과 지표 공개. 글로벌 2,500만 명이 시청했다고 밝혀. 그러나 정확한 산식이나 기준 알리지 않고, 천문학적인 돈 투자 이후 '쇼핑의 부가 상품'으로서의 콘텐츠 전략이 수정됐다는 분석도
“그들의 전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대략적으로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아마존(Amazon)의 스트리밍 및 엔터테인먼트 전략에 대해 이야기할때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아마존은 넷플릭스(Netflix) 만큼 오랜 기간 TV콘텐츠를 생산해왔습니다.
역사에 비해 아마존 프라임은 초라합니다. 자신들의 대표작은 아직 없습니다.
아마존은 매주 미국 인기 스트리밍 오리지널 시리즈 중 하나 또는 두 개를 가지고 있습니다.(넷플릭스의 경우 7, 8개). 역사에 비해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아마존 프라임의 인기 오리지널 영화는 대부분 다른 스튜디오로부터 판권을 구입한 작품들었습니다. 이들 콘텐츠는 각종 시상식에서 반짝 인기가 상승한 뒤 넷플릭스나 HBO는 말할 것 없고 훌루나 애플의 콘텐츠에도 (흥행에서) 뒤졌습니다.
글로벌 콘텐츠 수요를 측정하는 PA 애널리틱스는 리포트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향상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예산 문제로 이해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아마존에 비해 지난 10년 간 콘텐츠에 더 많이 투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스튜디오(Amazon Studio) CEO 젠 살케(Jen Salke)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매년 100억 달러(13조 원)를 투자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만약 스포츠 중계권을 포함할 경우 아마존의 콘텐츠 투자 비용(2022년)은 150억 달러까지 급상승합니다. 이는 넷플릭스의 투자 비용과 비슷합니다.
아마존의 스트리밍 비즈니스는 아직 실패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마존은 다른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 확실히 다른 엔터테인먼트 접근법을 펼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아마존은 스트리밍 서비스로부터 수익을 올리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마존 쇼핑 프라임 멤버십(연 139달러) 회원인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확대하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아마존 프라임 회원수나 아마존이 회원 유지를 유지를 위해 얼마를 투자하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존이 콘텐츠 비즈니스에 목을 맬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존은 2021년 매출 4,700억 달러, 순이익(Net income) 330억 달러를 올렸습니다. 아마존의 광고 비즈니스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아마존의 진정성]
만약 아마존이 콘텐츠 비즈니스에 진정성이 생겼다면 시장 변화 때문일 겁니다. 프라임 비디오 등 비디오 부문은 신규 멤버십(프라임 멤버십) 확대에 무료 쇼핑에 이어 2번째로 큰 메인 기여자로 부상했습니다.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어서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아마존의 최대 강점일뿐만 아니라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합니다. 아마존이 가진 무한한 자원은 콘텐츠 비즈니스에 절박하지 않게 만듭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새로운 구독자를 확보하거나 기존 구독자가 이탈하는 것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에게 이탈율(Churn)은 큰 이슈가 아닙니다. (워낙 돈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에 아마존이 흥미를 잃고 마이크로소프트나 야후처럼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를 그냥 폐쇄할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콘텐츠에 대한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들이 이 사업을 폐쇄할 의사가 있다면 84억 5,000만 달러를 들여 MGM을 인수하거나 목요일 저녁 풋볼 경기(NFL) 11년 중계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NFL 경기 중계권 가격은 총 12억 달러에 달합니다. (총 130억 달러)
[스포츠에 손댄 이상한 콘텐츠 사업자 아마존’]
아마존은 2022년 9월 15일 로스앤젤레스 차저스 VS 캔자스시티 칩스(Los Angeles Chargers and Kansas City Chiefs) 정규 시즌 경기를 시작으로 목요일 프로 미식축구(NFL. Thursday Night Football) 단독 중계를 시작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요 빅 이벤트 경기를 혼자 중계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NFL 중계로 아마존은 상당한 광고 매출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은 30초 광고료로 60만 달러(8억 3.400만 원)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21년 폭스(Fox) 중계시 받았던 50만 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입니다.
아마존은 광고주들에게 자신들이 아마존 구독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타깃 광고’ 등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공개됐습니다. 아마존은 광고주들에게 게임당 1,200만 뷰(million viewers per game)를 보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21년 폭스가 TV중계할 당시 기록한 1,640만 뷰에 못미칩니다.
미국에서 풋볼 경기 중계는 무궁 무진한 상업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 슈퍼볼(Super Bowl) 시청자 수는 1억 1,200만 명으로 4년 전 축구 월드컵(World Cup) 시청자의 7배가 넘습니다. 또 2021년 케이블 TV시청자 수 상위 100위 프로그램에서 NFL 경기가 총 75개나 됐습니다.
아마존은 목요일 저녁 경기가 광고 매출도 높여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연간 300억 달러 수준입니다. 미국 TV광고 시장 규모는 660억 달러 정도로 아마존의 확장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이를 위한 중계 차별화도 한창입니다.
아마존은 X레이 기술( X-Ray technology)을 이용, 게임 업데이트와 분석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또 젊은 스포츠 팬들을 목요일 NFL 리그 중계에 끌어오기 위해서 유튜브 유명 셀럽인 두드 퍼펙트(Dude Perfect)를 진행자로 영입했습니다.
이 방송은 아마존이 소유한 비디오 게임 전문 소셜 미디어 트위치에도 송출됩니다.스포츠바 등 외부에서 목요일 스포츠 리그 볼 수있게 하가 위해 위성방송 디렉TV(DirecTV)와 협상을 추진 중입니다.
아마존은 600억 달러(83조 4,000억 원)가 넘는 현금과 유가 증권( marketable securities)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월트 디즈니, 파라마운트 글로벌, 컴캐스트, 폭스 등의 자산을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이 돈으로 아마존은 다른 스포츠 중계권도 사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아마존은 프로야구 ‘뉴욕양키스 게임’들과 ‘시애틀 선더스(Seattle Sounders)’ 축구 홈경기 중계도 맡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US오픈 테니스 중계권을 확보했고 영국에서 프리미어 축구 리그(Premier League), 영국과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챔피언스 리그 축구 토너먼트(Champions League soccer tournament)도 단독 중계합니다.
[아마존 시장의 신뢰 위한 ‘투명성 필요’]
그렇지만, 여전히 할리우드는 아마존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아마존이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투명성 확보’입니다.
아마존은 2022년 9월 스트리밍 프라임 비디오 콘텐츠 시청률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TV판 ‘반지의 제왕:힘의 반지(The Lord of the Rings: The Rings of Power)’는 공개 첫 하루만에 글로벌 시장(240개 지역)에서 2,500만 시청자가 봤다고 아마존은 밝혔습니다. 이는 ‘프라임 비디오’ 출시 이후 가장 좋은 첫 출발이라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언론들은 비슷한 시기 선보인 HBO ‘드래곤의 집(House of the Dragon)’과 ‘힘의 반지’의 성과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외부에서 성과를 검증할 방법은 공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게다가 아마존은 TV시리즈인 ‘힘의 반지’의 추가 시청 데이터도 오픈하지 않고 있습니다. 에피소드들이 공개되면서 변하는 콘텐츠 선호도를 알 수 없겁니다. 닐슨 등의 데이터가 공개되지만 여전히 외부 데이터일 뿐입니다.
언론들은 끊임 없이 비교하지만 HBO는 아마존과 다릅니다. HBO는 ‘드래곤의 집’의 성과를 계속 홍보하고 있습니다. 지연 오디언스(The delayed audience), 즉 릴리즈 이후 누적 시청자 수를 집계해 밝힌 겁니다. HBO는 ‘하우스 오브 드래곤’이 첫 공개 이후 일주일만에 2,00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했다고 오픈했습니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CFO 구나 위덴펠스(Gunnar Wiedenfels)는 2022년 9월 13일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9월 13일이 속한), 에피소드들이 3,000만 후반 대의 시청자수 기록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아마존(Amazon)은 프라임 비디오 가입자 규모도 공시하지 않고 있습닝다. 이에 얼마나 많은 오디언스들이 ‘힘의 반지(The Rings of Power)’를 봤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아마존이 마지막으로 프라임 비디오의 성과를 밝힌 것은 1년 반 전인 2021년 4월입니다. 당시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를 2021년에 한 번 이상 본 사람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2억 명을 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마존에 가장 중요한 것은 ‘프라임 멤버십(Prime Membership)’ 가입자 확대로 보입니다.
프라임 구독자는 무료 배송 등 다양한 아마존 쇼핑에서 이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는 비구독자에 비해 아마존에서 두 배 이상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프라임 비디오도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에게 주는 혜택 하나입니다.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가 프라임 멤버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메인 페이지(Amazon.com)에 ‘프라임 비디오’ 탭을 포함시켜왔습니다.
이 관점에서 아마존이 콘텐츠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면 ‘프라임 비디오가 멤버십을 확대시켜주는 힘이 강해졌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프라임 비디오’가 프라임 멤버십’을 확대하고 늘어난 가입자들은 더 많은 아마존 쇼핑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마존이 바라는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콘텐츠 비즈니스는 상당한 돈이 투입되는 만큼 효과적인 운영이 매우 중요합니다. ‘멤버십 구독자’를 확대하기 위한 효율적인 투자는 필수입니다.
아마존은 ‘콘텐츠’와 ‘쇼핑’, ‘멤버십’을 이어주는 ‘내부 공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적이 있습니다. 2018년 로이터는 아마존 내부 보고서(오리지널 시리즈가 얼마나 많은 구독자를 끌어오는 지를 분석한)를 인용, ‘아마존의 왜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는지에 대해’ 집중 보도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이 구독자 확보 관점에서 보는 콘텐츠 투자 핵심 공식(key metric)은 첫 번째 스트리밍 당 비용(cost per first stream)입니다.
‘첫번째 스트리밍 당 비용’은 특정 콘텐츠의 제작비를 프라임 멤버십 가입 후 이 콘텐츠를 첫 번째 본 구독자로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구독 후 가장 먼저 특정 콘텐츠를 시청했다면 ‘이 콘텐츠를 보기 위해 멤버십에 가입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식을 통해 첫 번째 시청으로 인한 콘텐츠 비용(제작비)가 산출할 수 있고 이 수치는 낮으면 낮을 수록 아마존 입장에선 좋습니다.
하나의 콘텐츠로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했다는 이야기이며 다른 말로 하면 ‘구독자를 끌어오는데 더 적은 비용이 들었다’는 분석입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17년 문서에서 아마존은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오리지널 콘텐츠 중 하나인 ‘The Man in the High Castle’의 가치를 분석했습니다. 이 드라마 시즌1은 2017년 초 800만 명의 시청자가 봤는데 제작비와 마케팅비는 7,200만 달러였습니다.
이 드라마는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를 115만 명 끌고온(가입 후 이 콘텐츠를 처음 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구독 후 이를 첫 번째로 본 회원이 이 정도 규모라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신규 스트리밍 당 비용(Cost per First Streaming)은 63달러(7,200/115)로 산출됐습니다. 당시 아마존 회원들의 프라임 멤버십 비용이 99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훨씬 적은 비용입니다. 다시 말해 66달러의 비용으로 99달러의 고객을 확보했으니 ‘아마존’으로서는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5년 사이 아마존의 전략이 바뀌지 않았다면 ‘힘의 반지’ 역시 이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하고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힘의 반지(The Lord of the Rings: The Rings of Power)’는 어마어마한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총 제작비만 4억 6,500만 달러로 역대 1위입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이 더 있습니다. 정말 아마존은 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인가.
거액의 투자 배경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스트리밍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아마존이 ‘구독자 확보’총력전을 사활을 걸었다고 보거나 혹은 아마존이 콘텐츠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힘의 반지’가 얼마나 많은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를 발생시켰는지 외부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현 시점에서 아마존이 자신들의 성과 지표를 담는 매트릭스를 공개하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알기 힘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아마존의 할리우드 내 신뢰를 회복하고 의심을 걷어내기 위해선 그들의 의지와 전략을 정확히 확인할만 객관적인 자료가 더 필요합니다.
아마존은 넷플릭스와 다릅니다. 콘텐츠 사업자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다른 곳에서 돈을 많이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모두 ‘이상한 사업자’ 아마존을 경계하고 당분한 의심할 겁니다.
아마존이 스포츠 중계에 투자하는 건 앤디 재시 현 CEO가 스포츠광이기 때문이고, 반지의 제왕에 투자하는 건 제프 베조스가 JRR 톨킨의 팬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어요. 앤디 재시는 실제로 시애틀 사운더스 구단주(소액주주)이기도 해요. 제프 베조스는 "나만의 왕좌의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하기도 했고요. 재미있는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