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지역 TV 그룹 테그나, 사모펀드에 매각...지역 방송 시장 변화는 이제 시작
미국 1위 NBC협력 지역 방송사 테그나 2개의 사모펀드에 매각, 이 사모펀드 또 다른 지역 미디어 콕스(COX)보유하고 있어 두 그룹 연합해 운영. 스트리밍과 스마트TV의 공략, 광고 매출 하락에 힘들어하고 있는 지역 미디어 합종 연횡 가속화 예상. 아울러 테그나이사회 의장에 한국계 수 킴이 올라 화제.
팬데믹 이후 미국 지역 방송이 광고 시장 축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NBC의 가장 큰지역 협력 지상파 방송 그룹인 테그나(Tegna)가 사모펀드(The private equity)에 매각됐습니다.
계약이 완료되면 두 개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한국계 대표가 이끄는 첫 미국 주요 지역 방송 그룹인 동시에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또 다른 방송사가 됩니다. 미국 지역 방송의 어려움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지역 방송 그룹, 10조 원에 펀드 매각]
사모 펀드인 스탠다드 제네럴(Standard General)과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는 연합해 테크나(Tegna)를 인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닙다. 테크나에 따르면 인수 가격은 주당 24달러입니다.
이 두 사모펀드는 테그나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디어 그룹 베이런 알렌의 알렌 미디어(Allen Media Group)와의 경쟁에서 더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략적인 인수 가격은 54억 달러 정도로 추정되며 부채를 포함하면 86억 달러, 우리 돈으로 10조 2,500억 원 가량 됩니다.
테그나는 현재 미국 54개 방송 권역에 64개 방송사와 2개 라디오를 가지고 있으며 디지털 MMS채널 트루 크라임 네트워크(True Crime Network) TV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원래 미국 1위 지역 신문 그룹인 가넷(Ganett)에 속해 있었으나 2015년에 분사됐습니다. 이 회사는 NBC 1위 지역 협력(NBC-affiliated stations)사인 동시에 4위 ABC협력사(ABC affiliates)이기도 합니다.
[한국계 인사가 첫 미국 지역 미디어 그룹]
이번 매각에 테그나 이사회는 찬성했으며 FCC 등 규제 기관의 승인이 끝나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테그나는 2022년 하반기에는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탠다드 제널럴은 만약 최종 계약이 늦어질 경우 테그나의 이전 주주에게 추가 보상금(주당 12.5센트 최대)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매각 가격도 지난해 9월 14일 언론에 테크나 매각에 대한 뉴스가 나온 이후 39% 정도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입니다.
계약 이후 테그나는 현재 스탠다드 미디어 CEO인 데브 맥더못(Deb McDermott)이 이끌고 스탠다드제너럴의 창립 파트너인 수 킴(Soo Kim)이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됩니다. 맷더못은 지역 방송 분야에 20여 년의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이며 수 킴은 한국계 CEO입니다.
특히, 인수에 참여한 아폴로 글로벌이 또 다른 지역 방송사인 콕스 미디어 그룹(the Cox Media Group, 33개 방송사 보유)을 보유하고 있어 넷플릭스 시대, 지역사들의 생존을 위한 몸집불리기가 본격화됐다는 의미도 됩니다. 스탠다드 제너럴도 지난 2018년 넥스타에 매각하기 전까지 지역 방송사인 미디어 제네럴(Media General)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테그나와 콕스는 지역 방송에서 협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텍사스 오스틴(KVUE), 달라스(WFAA, KMPX), 휴스턴(KHOU, KTBU)에 있는 테그나 지역사들을 콕스가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방송계에서는 두 회사가 FCC의 소유 지분 제한 규정을 잘 알고 있고 메이저 지역사가 아니기 때문에 승인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 킴은 “방송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로 우리는 테그나 방송사들을 진정성있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지난 달 아폴로가 할리우드 영화와 TV스튜디오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Legendary Entertainment)도 7억6,00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어 ‘로컬 스테이션’과 ‘할리우드’의 협업도 예상됩니다. 레전더리는 영화 ‘듄(Dune)’의 프로듀서가 이끌고 있습니다.
테그나와 콕스가 함께 운영될 경우 미국 북서지역(Northwest)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테그나는 또 스마트TV와 디지털 미디어 등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21년 1월에는 팟캐스트 스튜디오 ‘Locked On Podcast Network’을 인수했습니다. 미국 4대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NBA NFL MLB NHL)와 30개 이상의 지역 대학 스포츠 팀을 다루는 160여 개 데일리 오디오 콘텐츠 쇼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지역 방송 M&A 한국 시장의 영향은]
테그나가 사모펀드에 인수됐지만, 미국 지역 방송 시장의 M&A는 이제 시작으로 보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FAST) 등의 확산으로 스마트기기를 통해 지역 콘텐츠나 뉴스를 보는 경향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인들은 지역 콘텐츠를 여전히 보지만, TV가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 시청하고 있습니다.
버라이어티 조사에 따르면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소셜 미디어 등에서 지역 뉴스를 보는 습성이 강했습니다. 지난해 7월 조사에서 60세 이상 72%가 TV를 통해 로컬 뉴스를 봤지만, 15세~29세에서 이 비율은 30%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 채널이 아닌 지역 콘텐츠를 운영하는 방향으로 조직들이 합쳐지고 권역은 광역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미국의 경우지만 우리도 이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 뉴스가 아닌 지역뉴스 방송사는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직 뉴스 자체의 매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사에서 15~29세대 절반가까이(45%)가 지역과 전국 뉴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예 관심이 없다는 비율은 24%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60세 이상은 76%가 뉴스를 주목했습니다.
미국 방송 시장의 변화가 보통 3년~5년 정도의 주기로 동기화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도 곧 닥칠 문제입니다.
물론 한국은 미국보다 더 강한 방송 겸영 규제로 인해 변화가 느릴 수 있지만, 지역 방송 혁신 몇 변화 시기를 놓칠 경우 아예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