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시청률의 경제학/넷플릭스 1위 위해선 평균 10개 에피소드, 편당 50분의 러닝타임
팬데믹 이후, 콘텐츠 시청 패턴 TV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급격히 옮겨가면서 기존 닐슨 중심의 콘텐츠 평가 체계도 흔들리고 있음. 최근 스마트TV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콘텐츠 가치 평가를 하는 스타트업 가치가 급상승. 아울러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청률 기준을 찾는 노력도 한창. 한국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은?
(2021-10-26)
미디어 콘텐츠 가치 측정 기업 비디오Amp(VideoAmp)가 지난 10월 21일 시리즈F 투자 시리즈에서 2억7,500만 달러를 모았습니다.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닐슨(Nielsen)에 미디어 기업이 불신이 쌓여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됩니다.
참고로 NBC유니버설, 바이어컴CBS 등 미국 일부 미디어 기업들은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닐슨이 TV시청률 측정 패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옥외 시청을 잘 반영하지 못해 시청률에 손해를 봤다며 닐슨을 대체할 ‘미디어 가치 산정’회사를 찾고 있습니다.
스푸러스 하우스 파트너십(Spruce House Partnership)이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비디오Amp는 14억 달러(1조 6,4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WSJ은 이는 지난 2019년 5,000만 달러 투자 유치 이후 2억 달러 정도로 추산됐던 기업 가치와 비교하면 급격한 상승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디어 광고 테크 기업, 닐슨을 넘보다]
비디오 Amp(VideoAmp)은 미국 LA지역에 위치한 이른바 광고 테크 스타트업입니다. 광고주들이 타깃 층을 설정하고 TV와 모바일 기기 등의 플랫폼에 나간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최근 스마트TV 이용자 증가에 따라 측정 패널과 효과도 높아지고 있는데 최근 투자 라운드의 호황은 기업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합니다.
회사 공동창업주이자 CEO인 로스 맥크래이(Ross McCray)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비디오Amp는 기업들에게 미국 시청자인증위원회(MRC)의 인증 실패 등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닐슨의 측정 도구를 대체할 명분과 가능성을 준다.”며 “닐슨을 대체할 향후 3년의 계획을 1년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RC는 미국에서 1960년대 시청률 검증을 위해 조직된 기구입니다. 지난해 기준 155개사가 회원으로 가입되어있습니다.
비디오Amp는 광고 구매자(기업)들에게 미디어 플래닝(미디어 포토폴리오), 측정 소프트웨어와 툴 등을 제공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TV가 늘어남에 따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고 있습니다. 미디어 서비스 제공 사업(데이터 등)을 강화하기 위해 175명이던 인력을 300명으로 늘렸습니다.
닐슨은 100여 년 동안 미디어 가치 측정(media measurement)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군림해왔습니다. 미디어들과 TV광고 구매자(기업들)은 닐슨이 제공한 상업 시청률에 의존해왔습니다. 회사 광고 등급에 따라 18-49세 남성에게 도달하는 수를 늘리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거래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TV시청 트렌트가 실시간에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닐슨의 전통적인 TV패널의 정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급기야 최근 미국 업계 시청률 인증 기구(suspended by the Media Rating Council)가 지난 9월 닐슨의 시청률 인증을 보류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닐슨도 실시간과 스트리밍 TV시청자수를 합친 통합 시청률(Nielsen One)’을 런칭했지만 실제 적용은 2022년 말이나 되어야 가능할 정도로 느립니다. 광고주들도 이제 실시간 TV보다는 디지털 콘텐츠에 광고를 보다 많이 집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완벽한 대안을 가지지 못한 미디어 기업들과 광고주들은 닐슨과 계속 협력하고 있지만, 스트링 서비스로의 전환은 새로운 측정 방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NBC유니버설의 지난 9월 닐슨이 아닌 다른 시청률 조사 회사와의 계약을 위해 입찰에 나섰고 바이어컴CBS(ViacomCBS)도 10월 초 비디오Amp(VideoAmp)와 새로운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NBC유니버설은 유통 업체 타깃(Target), 포드 자동다(Ford Motor) 등 8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가치 측정 혁신 포럼(Measurement Innovation Forum)’을 발족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미디어 효과 측정 기술과 데이터도 공개할 계획입니다. 이 단체는 오디언스들의 시청 습관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지난 9월 인증이 보류된 닐슨의 대안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시청률 기준 변경, 한국드라마에 불리할 듯]
스트리밍 서비스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정확한 시청률을 측정해 보도합니다.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 1위 시청률 기록해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는 2분 이상 시청한 가입자를 오디언스(도달율)로 파악하고 이들의 28일 동안 시청률을 추적해 보고합니다.
그러나 최근 이 기준을 시청 시간(28일)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넷플릭스는 밝혔습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정확한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기준을 바꿨다고 했지만, 이럴 경우 콘텐츠 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매주 한 두 편씩 공개되는 한국 드라마는 시청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넷플릭스의 새로운 기준으로 시청률을 산정하면 TV시리즈의 경우 러닝 타임이 길수록 당연히 유리합니다.
현재 넷플릭스가 공개한 시청 시간 기준 시청률 상위(28일) 10위 콘텐츠를 봐도 이를 알 수 있습니다.
버라이어티 분석 결과, 평균 시청 시간을 기준 상위 10편 드라마의 평균 러닝 타임은 515분으로 이전 기준(2분 도달율)에 콘텐츠 381분에 비해 평균 35% 더 길었습니다. 에피소드가 많거나 혹은 편당 러닝타임이 더 길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편수(에피소드)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도달율과 시청 시간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아 두 리스트 다 들어간 드라마의 평균 편수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시청 시간 기준 상위 10위의 평균 에피소드는 9.5편, 2분 도달율 기준 상위 10위 평균 에피소드수는 7.8편이었습니다.
제2의 ‘오징어 게임’ 나올 가능성 낮아
결론적으로 말해 러닝시간이 길수록 에피소드가 많을수록 ‘평균 시청 시간’이 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순위 산정에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10편의 에피소드가 있는 드라마는 5편의 에피소드가 있는 드라마보다 더 시청 시간이 길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재 넷플릭스 구독자 분포를 보면 전체 2억 1,300여 만 중, 1억 5,000만 명 가량이 미국 캐나다, 유럽 아프리카에 포진해 있어 한국 콘텐츠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합니다.
아무래도 비영어권 콘텐츠를 처음부터 오랫동안 볼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 드라마가 매주 1~2편 공개된다는 점도 불리한 요소입니다. 넷플릭스가 시청률 순위를 집계하는 28일 동안 우리 드라마는 완결되지 않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만 넷플릭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평균 에피소드 수 10편. 편당 길이는 50분 정도를 유지하면 기본 성공 요건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