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결국 구독을 하는 것도 사람이고 이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다. /구독 경제를 향한 미국 미디어들의 인재 영입 경쟁
할리우드리포터 그룹 대표였던 재니스 민. 할리우드 산업 전문 뉴스레터 앵클러 대표로 변신. 그녀가 월 10달러 서비스에 합류한 이유는 '뉴스레터 성장성'. 앵클러도 그녀의 노하우를 원해. 위성 라디오, 오디오 구독 플랫폼 시리우스XM은 라디오에서 엔터테인먼트 오디오 플랫폼 전환을 위해 디즈니+ 설계자 스카웃
구독 경제 완성을 위한 인재들의 움직임을 이야기해봅니다.
한국과는 실정이 다소 다르지만 미국과 유럽 미디어들은 각자 구독 모델을 완성하고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구독 모델(Subscription Model)은 차별화 단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뉴스레터, 스트리밍 서비스, 팟캐스트, 오디오 저널리즘, 푸드,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번들(Bundle 묶음)을 만드는 구독 모델 플랫폼(Subscription Model Platform) 구성을 위해서 나서고 있습니다.
이 단계에선 투자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구성할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미국 미디어들은 인재들을 스카우트하는데 진심을 다합니다. 유명인에 앞서 전문가에 투자하는 미디어 시장이 미국에는 형성돼 있습니다.
[뉴스레터를 만드는 미디어 콘텐츠 전문가]
할리우드 리포터 그룹(Hollywood Reporter-Billboard Entertainment Group) 공동 대표 재니스 민(Janice Min). 한국계여서 우리에게도 유명한 그녀가 뉴스레터 미디어 스타트업 앵클러 미디어(Ankler Media)에 합류했습니다. 앵클러는 리차드 러쉬필드(Richard Rushfield)가 창업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 유료 뉴스레터입니다. 재니스 민은 앵클러 공동 오너이자 CEO로 활동합니다.
재니스 민은 오랜 ‘더 할리우드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를 오래된 연예 잡지에서 롱 폼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환한 경험으로 유명합니다. 이 공로로 전 디즈니 스튜디오 대표 제프리 카젠버그가 만들었던 숏 폼 스트리밍 서비스 퀴비(Quibi)에서도 활동한 바 있습니다.
이제 그녀가 두 번째 스타트업에 도전합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경영 감각이 뛰어난 민의 합류로 앵클러의 창업주인 러쉬필드는 에디터이자 수석 칼럼리스트로 활동합니다. 앵클러는 업계 전문 뉴스레터에 가깝습니다. 이른바 업자가 구독하는 뉴스레터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할리우드를 둘러싼 보다 전문적이고 필요한(인사이동, 스트리밍 전략) 등을 주로 전송합니다. 러쉬필드는 앵클러(Ankler)를 ‘할리우드가 미워하기 위해 좋아하고 사랑하기 위해 싫어하는 뉴스레터(the newsletter Hollywood loves to hate and hates to love)’라고 부릅니다.
정곡을 찌르는 정보와 분석으로 할리우드 비즈니스에 없어서는 안될 필요한 매체가 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단일 뉴스레터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연간 149달러(20만 원 상당)의 구독료를 받고 있습니다.
제니스 민은 이 뉴스레터의 강점을 구축하고 대중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 역할을 맡았습니다. 민은 “러쉬필드와 일하겠다고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나에게 구독 모델 확장을 위한 비전과 구독자 리스트를 공개했기 때문”이라며 “구독자들은 엄청난 사람들이었고 나는 이로부터 많은 잠재력과 파급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쉬필드 역시 버즈피드(Buzzfeed), LA타임스(The Los Angeles Times), Gawker 등의 유명 매체에 기고를 하면서 엄청난 네트워크를 구축해왔습니다. 지난 2017년 이후부턴 단독으로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할리우드에서 누가 제일 힘이 쎈지 등에 대한 전문과 깊이가 있는 미디어 전문 콘텐츠들입니다.
앵크러의 첫 시작은 그의 친구들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입소문이 나고 요구들이 늘어나자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으로 자리를 옮겼고 월 10달러의 구독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서브스택에 따르면 앵클러는 유료 구독료 수입 기준 상위 3위 내에 위치합니다.
그러나 앵클러의 진화가 뉴스레터에서 멈춘다면 민은 합류하지 않았을 겁니다. 팟캐스트, 각종 이벤트, 오디오 콘텐츠로 확장하고 다큐멘터리를 통한 새로운 미디어 구독 모델을 만든다는 것이 민과 러쉬필드의 생각입니다.
[ 위성 라디오 플랫폼 시리우스XM으로 간 디즈니+ 설계자]
이제 글로벌 구독자 1억 8,000만 명으로 성장한 디즈니+(Disney+). 이 스트리밍 서비스 기술의 핵심 설계자인 조 인제릴로(joe Inzerillo)는 디즈니를 떠나 위성방송 라디오 및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회사 시리우스XM에 합류합니다.
시리우스XM(Sirius XM)은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2022년 1월 10일부터 조 인제일로가 최고 기술 책임자로 일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조는 시리우스에서 1,500명이 넘는 엔지니어와 제품 기획자, 기술 전문가들을 진두지휘하게 됩니다. 또한 시리우스XM은 그를 위해 8년 동안 이 회사 기술 인프라를 책임졌던 최고혁신책임자(chief innovation officer) 짐 케이디(Jim Cady)를 용퇴시켰습니다.
구독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새술은 새부대 전략’입니다. 시리우스XM은 한국에선 유명하지 않지만, 미국에선 위성 라디오 플랫폼 1위 사업자로 꽤 인지도가 있습니다. 자동차나 트럭을 타고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 미국에선 필수 오디오 플랫폼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월 정액의 구독료를 받고 있으며 오디오 드라마, 팟캐스트 등으로 영역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시리우스XM은 스트리밍 음악 애플리케이션 판도라(Pandora)도 운영 중입니다.
시리우스XM도 일찍부터 음악, 오디오 스트리밍 구독 플랫폼으로의 확대를 꿈꾸고 있습니다. 위성 라디오 청취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오디오 콘텐츠의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광고 모델과 함께 유료 구독 모델을 더욱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넘어 스포티파이가 장악하고 있는 음악 스트리밍, 팟캐스트에 본격적으로 도전한 셈입니다.
인제릴로는 이런 도전을 위한 기술적 완성도를 갖추는 역할을 총괄하게 됩니다. 인젤릴로의 합류로 시리우스XM은 위성 라디오 플랫폼에서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업그레이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디즈니+, ESPN+, 스타+, 훌루 등을 구축했던 기술적 노하우를 시리우스XM 구독 모델에 적용시켜주길 원하고 있습니다.
인제릴로는 지난 2017년 디즈니 인수한 밤테크 미디어(BAM TECH Media, 현재 디즈니 스트리밍 컴퍼니)에서 최고 기술 책임자와 부사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참고로 밤테크는 디즈니가 디즈니+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사들인 스트리밍 콘텐츠 기술 전문 회사입니다.
시리우스의 위성 라디오 방송(satellite radio business) 구독자는 지난 2020년 3분기 3,430만 명에서 3,410만 명으로 줄었습니다. 4분기에는 가입자 증가를 예상하고 있지만 스포티파이, 애플 등의 공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시리우스XM은 지난 5년 동안 회사 수익률이 3%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스포티파이는 120% 올랐습니다.
지난 2021년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9%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여 22억 달러에 도달했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착시 효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시리우스 입장에선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팟캐스트 구독 모델을 만들지 못하면 케이블TV와 같은 시대를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