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극장 지상주의자 J.J. 에이브람스가 공유 시청에 투자한 이유는? '팬데믹과 스트리밍을 관통하는 트렌드 소셜 뷰잉(Social Viewing)
한국에서 영화 트랜스포머와 아마게돈, 스타트렉 등으로 유명한 감독 J.J. 에이브람스 공유 시청 플랫폼 시너(Scener) 투자자로 합류. 평소 극장 관람의 소중함을 강조했던 그의 합류로 시너 재조명. 에이브람스는 "혼자 보는 것도 좋지만, 함께 보는 것보다 더 흥미로는 일은 없다" 고 언급.
(2021-12-10)
리얼네트웍스(RealNetworks)가 투자한 공유 시청 스트리밍 플랫폼 시너(Scener)가 새로운 CEO와 투자자들을 만났습니다. (리얼네트웍스는 과거 동영상 시청 플레이어로 유명했던 리얼비디오(Real Video)를 만들었던 그 회사가 맞습니다.)
여러 명이 모여 온라인 상에서 함께 스트리밍을 볼 수 있는 일종의 가상 시청, 가상 극장 시스템인 시너는 팬데믹과 스트리밍 시대를 정확히 관통하는 서비스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한 명이 시너 플랫폼을 통해 버추얼 상에서 친구를 초청해 함께 영화, 드라마를 보는 컨셉트입니다.
줌(Zoom) 등 온라인 회의 시스템의 화면 공유 기능과 유사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계약에 의해 콘텐츠 저작권 등이 해결된 서비스입니다. 디즈니, 넷플릭스, HBO MAX 등과의 법적 계약도 마쳤다. 공유 시청 기능은 ‘시너 파티(Scener Party)’로 부릅니다. 현재 아마존(Prime Watch Party),넷플릭스 등도 자체적으로 이런 파티(Party)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너는 오픈 공유 시청 플랫폼, 오픈 소셜 뷰잉 플랫폼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시너의 새로운 투자자에는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이자 감독인 J.J.에이브람스(J.J. Abrams)도 포함돼 있습니다.
또 시너는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에서 14년을 근무했던 베테랑 데이비드 베이런(David Baron)을 새로운 CEO로 영입했습니다. 베이런은 지난 2021년 5월까지 훌루에서 콘텐츠 비즈니스와 디지털 전략 부사장, 폭스 디지털 미디어, 파라마운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근무한 바 있습니다. 베이런의 합류로 시너의 창업주이자 CTO로 일하고 있는 다니엘 스트릭랜드(Daniel Strickland)는 CTO역할만을 수행합니다.
이와 함께 시너는 새로운 투자자도 공개했는데 할리우드 업계에서 상당히 유명한 이들이어서 화제가 됐습니다. J.J.에이브람스에 이어 신 사드(Sean Rad, 틴더 창업주 및 투자자) 마크 게이거(Marc Geiger, savelive 창업주, WME 음악 담당 대표 등도 투자자 겸 자문역으로 회사로 들어왔습니다.
할리우드 업계에서 에이브람스의 ‘공유 시청’ 투자자 합류는 다소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올해 초 미국 극장들이 팬데믹으로 폐쇄되고 영화 관람객들이 방문을 주저할 때 미국 영화 극장협회(M.P.A.A)를 대신해 ‘극장 관람의 소중함을 설파했던 그가 이런 버추얼 시청 플랫폼에 투자했다는 건 의아한 일입니다.
극장 보다 더 중요한 건 ‘함께 본다는 사실
이에 대해 에이브람스는 ‘극장’을 뛰어 넘는 ‘함께 보는(Social Viewing)’의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에이브람스는 “영화와 드라마를 혼자 보는 것도 좋다. 그러나 지인과 함께 보는 경험보다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없다.”며 “시너는 시청자들이 서로 보고 있는 이야기를 함께 논의하게 해주고 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 제작자 및 크리에이터들과 더 깊게 연결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이브람스는 조만간 그도 시너를 통해 함께 영화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셜 뷰잉이 극장에서 영화를 함께 보고 난 뒤 경험하는 공동 콘텐츠 커뮤니티를 온라인 상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에이브람스의 분석 대로 공유 시청을 즐기는 이들은 늘고 있습니다. 시너에 따르면, 팬데믹 영향이 계속된 올해(2021), 소셜 시청(공유 시청)을 통해 함께 콘텐츠를 함께 본 시간 10억 분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공유 시청 개인 이벤트들도 700만 번 이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유 시청,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도 각광
시너는 개인이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가상 공간에서 보기 위해 쓰기도 하지만, 기업들이 제품 설명, 간담회, 팬 이벤트 등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이 팬들과의 만남을 갖는 장소로도 활용됩니다.
시너 시스템은 구글 크롬(Chrome)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Netflix, Hulu, Disney Plus, Prime Video, HBO Max, YouTube 등 10개 이상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너를 통해 공유 시청이 가능합니다. 친구 중 한 명만 이들 서비스의 구독권한을 가지고 있으면 호스트가 되어서 친구를 초청할 수 있습니다.
올 초 워너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는 시너와 파트너십을 맺고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의 팬 시사회(fan-screening event for “Zach Snyder’s Justice League)를 시너 플랫폼에서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 행사에는 3만 명 이상의 팬들이 모여 온라인 상에서 실시간으로 함께 이 영화를 봤습니다.
베이런은 합류 성명에서 “시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소셜 시청 경험 시대를 열었고 더 큰 성장을 위한 독보적 위치에 있다”며 “소비자들은 이제 시청 경험에서 교감과 사회적 연결(social connection)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이런 언급처럼 시너는 팬과 크리에이터가 만나는 ‘크리에이터 경제’에서 시너가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시너는 사람들과 함께 콘텐츠를 보고 이벤트를 진행하고 싶어하는 호스트(Host)들이 모인 ‘공유 시청 호스트 플랫폼(Watch Party)를 런칭했다.
2018년 창업된 시너의 초기 투자자들은 주로 미국 시애틀에 있는 기술 기업과 펀드입니다. 이 회사가 이 곳에 위치했던 리얼네트웍스의 사내 벤처로 첫 시작을 했기 때문입니다. 시체인지 펀드(SeaChange Fund), 리얼 네트워크 CEO 롭 글레이저의 ‘글레이저 인베스트먼트(Glaser Investments) ‘등입니다. 설립 이후 지난해 10월 이 회사는 2,100만 달러(248억 원)를 추가 투자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 회사는 하루 이용자가 5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소셜 뷰잉의 시장성
현재 공유 시청 기능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호스트가 초청할 경우 별도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 기업의 가세로 시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너 입장에서는 수익화가 중요한데 B2C보다는 B2B(스튜디오들의 팬 이벤트, 시사회, 기업 제품 설명회 등)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고 광고 플랫폼으로도 운영이 가능합니다.
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경우 공유 시청 플랫폼이 활성화된다면 이 곳에서 개인 이벤트를 여는 호스트들에게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다만 메타 등이 소셜 시청 플랫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빅테크 기업들의 합류가 생태계 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줄 지 모릅니다.
같은 공간의 매력, 그것이 극장
한편, 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이 많지만, 성장성은 팬데믹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이제 벗어나나 했던 코로나바이러스는 오미크론이라는 강력한 적을 또 만났습니다. 그러던 사이 영화 관람객들의 불안감은 커져 갑니다. 이번 미국에선 추수감사절 극장은 재미를 못봤습니다. 추가 인원 제한이 생긴 한국도 우려는 마찬가집니다.
극장은 소멸되지 않겠지만, 그 역할이나 규모는 달라질 겁니다. 콘텐츠를 보는 공간으로의 가치보다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함께 경험하는 공간으로 진화할 겁니다. 이러기 위해선 안정성이 우선입니다. 극장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더 높아져야 극장 경기가 살아날 겁니다. 미국 조사지만 지금은 극장 관람이 편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2명 중 한 명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