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아버지의 뉴스가 저물다"/MSNBC 유명 앵커 은퇴와 트위터 뉴스의 시작
MSNBC의 상징이었던 브라이언 윌리엄스, 오는 12월 은퇴. 오후 11시 마감 뉴스를 진행했던 그는 ‘오늘의 정리, 내일의 준비’라는 컨셉트로 케이블TV뉴스 시장을 풍미. 그의 퇴장은 트위터가 구독 서비스(블루)를 시작하고 뉴스 유통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소식과 함께 ‘아버지의 뉴스’ 시장이 끝나고 있다는 의미 '저물고 있는 아버지의 뉴스 시대'
(2021-11-11)
미국 케이블TV뉴스의 전성기를 상징하던 MSNBC의 브라이언 윌리엄스(Brian Williams)가 퇴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름을 모르지만, 브레이킹 뉴스를 전달하던 그의 얼굴은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버지의 뉴스 시대가 저물다]
지난 2015년 이후 NBC 저녁 뉴스(Nightly News)에서 내려온 뒤 MSNBC의 상징이 된 이 베테랑 앵커는 이제 저녁 11시 프로그램(The 11th Hour)에서도 은퇴합니다.
그의 다음 스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윌리엄스(62세)는 직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한 챕터의 끝이고 다른 챕터의 시작(This is the end of a chapter and the beginning of another)”이라며 “많은 것을 배풀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이제는 천천히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경쟁사 등에서 데일리 앵커 자리를 찾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윌리엄스는 NBC유니버설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언론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윌리엄스는 지난 2016년부터 대통령 선거 전부터 MSNBC의 마감 뉴스인 이 프로그램을 맡아왔습니다. 또 주요 속보 등이 있을 때마다 화면에 등장했습니다.
28년을 NBC에서만 뉴스 방송을 한 그는 8번의 올림픽을 경험했고 7번의 대통령 당선을 봤으며 38개 국을 돌아다녔습니다. 미디어 믹스 시대 이런 기록은 세워지기 쉽지 않습니다.
그의 은퇴에 라시다 존스(Rashida Jones) MSNBC 대표는 “윌리엄스는 ‘The 11th Hour’ 진행에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고 우리와 시청자들은 그의 직격 스타일 질문과 깊은 해설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은퇴하는 앵커에 예우 갖췄습니다.
[한 챕터의 끝, 케이블TV 뉴스]
브라이언의 은퇴로 MSNBC는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밤 9~11시 사이 케이블TV뉴스의 황금 시간대에 어떤 앵커와 콘텐츠로 채울 것인지 말입니다. 현재로선 대안이 만만치 않습니다.
MSNBC 오후 뉴스의 유명 진행자 니콜 월래스(Nicolle Wallace)는 일과 보육의 균형을 선택했습니다.이에 앞서 오후 9시 뉴스 ‘레이챌 매도우쇼(The Rachel Maddow Show)의 레이첼 매도우도 정규 데일리 뉴스 앵커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둘 다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겁니다.
사실 한국의 앵커도 아닌 그가 물러나는 것은 우리에게 의미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봐야 하는 점은 브라이언의 퇴장이 ‘케이블TV뉴스의 전성기가 끝나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일어났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케이블TV채널은 미국 대선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 10월 25~54세 타깃 MSNBC의 평균 프라임 타임 시청률 전년 동기 대비 71%가 하락했습니다 CNN은 81%, 폭스 뉴스 채널은 55% 떨어졌습니다.
이 시청자 층이 광고주들이 주목하는 계층이어서 충격은 더 크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스트리밍 시대 젊은 세대들은 소셜 미디어, 스마트폰, 혹은 스마트TV에서 방송되는 무료 스트리밍 채널(FAST)에서 뉴스를 시청합니다. 뉴스 시간을 기다리지도 않습니다.
미국 케이블TV시청자들은 여전히 영화와 TV드라마, 예능 등을 많이 보지만, 뉴스는 세대별로 급격한 이용량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자료를 보면 60대 이상 세대는 여전히 뉴스를 보기 위해 케이블TV를 보지만 15~29세대는 이의 3분의 1인 6%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케이블 뉴스의 지위’ 하락은 젊은이들이 이끌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한국도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때문에 뉴스 미디어들은 이제 다양한 시청자들을 만나기 위한 다양한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소셜 미디어’를 모두 대응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유료 방송 뉴스룸에서 일하는 저 역시도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새로운 챕터의 시작, 트위터, 뉴스 구독 서비스]
이 지점에서 트위터(Twitter)가 최근 공개한 유료 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Twitter Blue)’를 떠올립니다. 트위터 블루는 광고가 없는 등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가장 큰 특징은 ‘언 두 트윗(Undo Tweet)’ 버튼입니다. 트위터를 자주 사용했던 사람들이 가장 궁금했던 기능인데 쉽게 말해 트윗을 보내기 전에 다시 검토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그러나 뉴스 시장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광고 없는 뉴스 구독 서비스입니다. 트위터가 뉴스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습니다.
<blockquote class="twitter-tweet"><p lang="en" dir="ltr">Turns out you CAN scroll forever. Support journalism while getting an ad-free reading experience on some US-based publishers’ websites. Look for the “Ad-free with Twitter Blue” label in your timeline. Paywall access not included <a href="
9, 2021</a></blockquote> <script async src="https://platform.twitter.com/widgets.js" charset="utf-8"></script>
트위터 블루를 통해 트위터는. 제작보다는 소셜미디어 등 소비자들이 모이는 길(Way)에 뉴스를 공급해 구독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뉴스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앞서 보셨던 케이블TV뉴스를 보지 않는 젊은이들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트위터 블루는 광고 없이 뉴스를 볼 수 있는 뉴스 집합(News aggregation)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트위터는 구독자들에게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아틀랜틱(The Atlantic), 버즈피드(Buzzfeed), LA타임스, 데일리 비스트(The Daily Beast) 로이터(Reuter), 인사이더(Insider), USA Today,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 등 300개 뉴스 언론사와 계약을 맺고 광고 없는 최신 기사를 제공합니다.
참여 언론사들은 트위터 구독료 일부를 배분 받게 됩니다. 물론 해당 언론사의 모든 뉴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구독 모델에는 피해가 적습니다.
이에 앞서 트위터는 뉴스 유통과 관련한 기업을 잇따라 인수했습니다. 2021년 5월 ‘스크롤(Scroll)’을 사들였는데 스크롤을 사이트를 방문할 때 광고 노출을 막아주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입니다. 트위터 블루에도 이 회사의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트위터 블루와는 다른 서비스지만 또 1월에는 뉴스레터 플랫폼 리뷰(Revue)의 경영권을 확보했습니다. 리뷰를 통해 작가나 뉴스레터 크리에이터는 구독 매출을 올릴 수 있고 트위터는 플랫폼 수수료(a percentage of subscription fees)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트위터는 현재 광고 매출에 집중돼 있는 매출 구조를 변화시켜 오는 2023년까지 4분기 매출 75억 달러(8조 8,000억 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제 뉴스룸은 경쟁 채널에 아니라 플랫폼, 그리고 서비스와 싸워야 합니다.
한국에선 유료 방송의 영향력이 아직 강하고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와 소셜 미디어는 크지 못했(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미래 세대에게 ‘어떤 직업을 추천해 줄 지를 상상해 보라’고 하면 전통이 없는 레거시(Legacy)를 선택하지 않을 겁니다.
참고로 트위터 블루에는 아래와 같은 기능이 있습니다. 구독료는 월 3달러인데 한국은 아직 서비스 지역이 아닙니다.
톱 기사(Top Articles)-트위터 이용자들이 지난 24시간 가장 많이 공유한 기사를 보여준다.
언 두 트윗 버튼(An undo tweet button)-사용자들이 트윗을 보내기 전에 먼저 검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맞춤형 서비스(Customization)-구독자들은 사용자들이 긴 트위터 연관 답글(tweet threads)을 보다 쉽게 볼 수 있게 한 ‘리더(Reader)’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개인 프로필을 보다 화려하게 바꿀 수 있다. 전용 앱 아이콘이나 다채로운 컬러 테마 북마크 등이다.
보다 긴 롱 폼 비디오(Longer videos)-일반 사용자들이 2분 길의 비디오만 올리 수 있는 반면, 구독자들(Sucribers)은 10분 길이의 비디오를 게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