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정상(Normal)이 아닌 정상을 거부할 힘을 가진 아이들로 키울 의무” 세서미 스트리트 ‘지영’의 캐릭터의 의미
PBS, 어린이 쇼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 한국계 캐릭터 7살 지영 등장. 아시아 혐오 범죄 등의 확산으로 아이들에게 다양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제작.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 콘텐츠에 등장하는 백인 비율은 실제 인구 비율보다 10% 포인트 가량 높다는 지적도. 백인에 집중된 콘텐츠 변화 위한 노력 필요.
그동안 미국에서 방송되는 어린이 영화와 TV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많았습니다. 최근 수년 간 아시아와 라틴계 미국인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백인 위주의 배우가 스크린을 채우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수년 간 미국 미디어들은 다양성을 최우선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지금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최근 커먼 센스 미디어(Common Sense Media)는 미국 드라마, 영화에 등장하는 배역과 각 인종별 인구 분포를 비교한 자료를 내놨습니다. 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현실(Normal)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 지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미국 뉴미디어 악시오스(AXIOS)도 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커먼 센스 미디어에 따르면 요즘 스크린에 등장하는 아역 캐릭터들은 압도적으로 백인이나 백인 얼굴을 한 인물이나 스토리가 많았습니다. 이에 반해 유색 인종들은 틀에 박힌 모습이거나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였습니다.
커먼 센스의 연구 결과는 특히, 아시아와 히스패닉 인종의 부재가 눈에 띄었다. 조사에 따르면
백인 외 인종은 어린이 시트콤 등 영화, 스트리밍 TV에서 완전히 저평가 되고 있습니다.
· 특히, 중동과 아랍, 무슬림은 문화나 인종에 대한 이해 없이 거의 드라마, 영화에서 거의 같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 원주민(인디언)은 미디어 전체 지형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리포트는 어린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유색 인종 캐릭터들은 상당수가 폭력적으로 묘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어린이 시트콤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키즈 콘텐츠입니다. 그래서 이 장르의 등장 인물들을 분석하는 것은 전체를 보는데 의미가 큽니다.
이런 상황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 ‘인구 비율 대비 등장 인물’의 부조화 때문입니다. 먼저 말해 어린이 콘텐츠에서 백인은 현실보다 많이 등장하고 한국인은 실제보다 더 보이지 않습니다.
커먼 센스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어린이 시트콤에서 백인 캐릭터의 비중은 전체의 71%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총 인구에서 백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였습니다.
흑인 캐릭터는 2번째로 많이 등장했는데 22%로 실제 인구 비율 12%보다 10%포인트가 높았습니다.어린이 시트콤에 등장하는 인물 중 10명 9명이 백인이나 흑인인 셈입니다.
이에 반해 아시아인은 전체 미국 인구의 6% 정도지만, 실제 어린이 시트콤에서 등장하는 비율은 1%였습니다.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라틴계 인종은 흑인보다 많은 비율(19%)이 미국에 살고 있지만, 어린이 작품에서 출연하는 비율은 3% 남짓이었습니다.
미국 원주민(Native Americans)은 현재 인구의 1%, 중동과 아랍, 무슬림은 인구의 1~2% 정도를 차지하지만, 시트콤에 출연하는 비중은 1% 이하였습니다.
[다양성 부족에 대한 미디어 기업들의 반성]
이에 미국 미디어 기업들은 인종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극에도 반영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TV의 무게 중심이 시청자가 아닌 구독자로 옮겨가면서부터 ‘시장의 목소리’를 듣는 경향은 더 강해졌습니다.
특히, 미국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하는 미국 서비스들은 현실적 문제로 다양성을 반영률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2월 바이어컴CBS의 니켈로디언(Nickelodeon)은 사상 처음으로 TV 애니메이션 쇼 ‘카사그란데스(The Casagrandes)’에 미국 원주민인 라코타(Lakota) 배역을 등장시켰습니다.
지난 2019년에 시작된 ‘카사 그란데’는 미국 중서부 지역 대도시에서 살고 있는 11살 소녀가 멕시칸 소녀가 주인공입니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는 한국과 더 가까워졌습니다. 1969년에 시작한 장수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에 한국 캐릭터 지영(Ji Young)을 등장시킨 것입니다.
7살 한국계 미국 여자 아이는 세서미 스트리트 등장하는 첫 아시아인이기도 하다. 지영이는 전자 기타를 좋아하고 스케이트보드를 잘 탑니다.
좋아하는 음식은 떡볶이(tteokbokki)와 떡인데 실제 에피소드로도 등장할 예정입니다. 공식 데뷔는 2021년 추수감사절 즈음입니다. 서세미 스트리트 제작진은 “그녀(지영)가 미국내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와 테러, 편견 등을 깨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앞서 세서미 스트리트는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사망 후 높아진 흑인 인권(the Black Lives Matter)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흑인 아버지와 아들 캐릭터를 극에 데뷔시키기도 했습니다.
디즈니는 지난 2001~2003년 ‘프라우드 패밀리(The Proud Family)’라는 이름의 모든 출연자가 흑인인 TV애니메이션을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도 14살 흑인 소녀가 주인공으로 그녀는 다양성을 이야기합니다. 이 시리즈는 2022년 2월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에서 리부트 된다(The Proud Family: Louder and Prouder)고 디즈니가 밝혔습니다.
시청각 교육은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PBS 어린이 미디어&교육(children's media and education) 담당 부대표 사라 드윗(Sara DeWitt)은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자신과 닮은 사람의 긍정적인 표현, 진실된 이미지를 볼 때, 그들의 자존감 향상과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습니다.
물론 이런 노력만으로는 사회 다양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드윗 부대표는 “그들의 그룹을 대표하는 한 두 캐릭터를 쇼에 등장시키는 노력은 한계가 있다”며 “실제 그들 그룹 사이에서도 다양성(diversity)이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칫하면 특정 인종을 인지하는 전형성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이런 다양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될 필요가 있습니다. 쇼 전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중요하지만, 쇼 뒤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력들의 다양성도 갖춰질 필요가 있습니다. 인력의 다양성은 유색 인종에 대한 오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제작 인력의 다양성이 중요한 사례가 있습니다. 캐나다 거주 한국계 미국인들을 그린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은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이 가득했다고 출연자들이 폭로한 바 있습니다. 이 작품은 주요 제작진이 모두 백인으로 구성됐었습니다.
이에 반해 가상의 도시 콰이(Qyah)에서 블로거로 활동하는 알래스카 원주민 소녀를 그린 PBS 애니메이션 ‘디나리의 몰리(Molly of Denali)’는 60여 명의 알래스카 원주민 프로듀서와 자문역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역할]
다양성(Diversity)를 채우는 역할을 그들(미국, 영국 미디어)에게만 맡길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어느 때보다 손쉽고 ‘오징어 게임(Squid Game)’ 등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적기입니다. 과거에 비해 자막으로 한국 드라마, 영화를 보는 고객도 크게 늘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세계와 공유하는 동시에 우리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고쳐줄 의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우리 콘텐츠 역시 다양성을 갖추고 있는 지를 봐야 합니다. ‘오징어 게임’의 알리(아누팜 트리파티 출연)에 담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오해도 분명히 바뀌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