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미디어, 메타버스(Metaverse)에서 미아가 되지 않기
메타버스 급속 확산 속, 디인포메이션 향후 5년 내 메타버스 시장 규모 100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 게임과 소셜 미디어가 메타버스로 급속히 옮기고 할리우드 등 미디어 업계도 메타버스에 많은 기대 걸고 있음. 그러나 엔터 테크 시장에서 실패를 경험했던 미디어들이 여기서 살아남을까 의문도 나옴.
(2021-11-01)
최근 글로벌 1위 소셜 미디어 서비스 페이스북(Facebook)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했습니다.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자신이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던 디지털 가상 공간 메타(Metaverse)에 집중한다는 의지입니다.
메타는 이제 소셜 미디어와 AR/VR사업부가 주력입니다. 저커버그는 향후 10년 안에 10억 명의 사람들에게 메타버스로 다가간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한국에서도 모두 다 나온 뉴스를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메타버스와 할리우드의 미래’를 이야기하기 위함입니다. 그 전에 메타버스의 주변 상황을 인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100억 달러 투자]
사명 변경에 앞서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VR제품, 스마트 글래스, E커머스 등 메타버스 프로젝트에 올해에만 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저커버그는 투자 계획을 언급하면서 “메타버스가 어느 정도 규모에 오르기 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메터버스의 중심은 게임, 소셜 미디어, 기업, 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아니 메타가 메타버스 시장에 100억 달러를 시작으로 수년 간 매년 수입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이유는 ‘메타버스’의 성장성 때문입니다.
메타는 메타버스를 하나의 새로운 상품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세계’와 ‘질서’가 건설되는 과정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즐기고 교감하는 새로운 세계로 메타가 안내하고 처음부터 그 구축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고 있습니다. 메타도 수익화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디인포메이션은 최근 메타버스 시장 규모에 대한 분석 기사를 게재한 바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사람들은 함께 교감하고 일하고 놀이에 참여하고 디지털 제품을 사고 파는 가상 공간으로 정의했습니다.
이 관점에서 디인포메이션은 메타버스에서 게임,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광고 산업은 2025년까지 최소 820억 달러(9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페이스북(현재 메타)이 지난해 광고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그렇지만 메타는 에픽 게임스(Epic Games), 로블록스(Roblox) 등 메타버스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게임 회사들과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 관련 e커머스 회사들과 시장 파이를 나눌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할리우드 스튜디오, 방송사, 영화사들도 메타버스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미디어 기업, 콘텐츠 기업들의 메타버스 도전에는 우려가 있습니다.
지난 20년 간 기술과 싸운 콘텐츠 기업은 번번이 패배를 당해왔기 때문입니다. 2000년 대 초 인터넷 초기, 구글 등에 밀려 광고 주도권과 콘텐츠 유통의 무게 중심이 인터넷으로 넘어갔습니다. 또 2008년 애플의 아이폰이 나온 이후 4년을 허비하다 2013년 등장한 페이스북(현재 메타)에 여론 형성과 커뮤니티 구축 기능도 소셜 미디어 넘겨줬습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에서는 미디어 기업들(정확히 콘텐츠 기업들)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메타버스와 할리우드의 상관관계]
할리우드에도 메타버스는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터넷의 성장이 전통적인 영화나 TV산업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었는지를 보면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옵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소비자들의 습관 변화에 둔감할 수 없습니다. 또 체험형 엔터테인먼트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최고의 스토리텔링 회사들로 불리는 곳들도 로블록스와 같은 플랫폼이나 포트나이트와 같은 몰입형 커뮤니티를 만든 적이 없습니다.
상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요성(always-on entertainment system)
최고의 메타버스 전문가로 불리는 매튜 볼은 한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할리우드가 메타버스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상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always-on entertainment system)을 갖춰야 한다고 말입니다.
게임 업데이트처럼 플랫폼을 갖추고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주입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네트워크 게임이 X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하드웨어 게임을 이긴 전략과 같습니다. 하드웨어 게임이 일반적으로 2.5년마다 교체되는 반면 게임 엔진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새로운 콘텐츠 경험이 창출되고 있습니다. 늘 새로운 콘텐츠로 신선한 재미를 주는 네트워크 게임에 고객들은 열광했습니다.
고객들을 쉼없이 몰아치라는 이야기인데 마블(Marvel)을 좋은 예로 들었습니다.
매튜볼은 “지난 12년 전 마블(Marvel)은 매년 1.2편의 영화를 내놨다. 2019년 3편의 MCU영화가 개봉했다. 이제 우리는 매년 5편의 마블 영화와 6편의 TV시리즈를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계속해서 MCU의 메타버스에 머무르게 하는 ‘상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always-on entertainment system)입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문화’가 만들어집니다. 최근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현상에서 볼 수 있듯 스트리밍 서비스와 콘텐츠가 만나면 확산속도는 매우 빠를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게임 시장에서 번번히 실패해왔습니다. 몰입형 게임과 같은 메타버스에서도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콘텐츠 기업들이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했다고 다시 매각하거나 사업을 접은 뼈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디즈니(Disney)가 디즈니+를 시작하기 전 스트리밍 전문 기술 기업 밤테크(BAMTech)를 인수해 성공했듯,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할리우드와 콘텐츠 업계가 메타버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써야하는 것은 제대로된 아웃소싱 전략입니다. 크리에이터 경제를 만들고 라이브 운영 등도 외부와 손을 잡아야 합니다.
본인들이 가장 잘하는 것은 ‘창의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넷플릭스도 게임에 진출하고 스튜디오(나이트 스튜디오)를 인수했지만, 추가 수익이 아닌 구독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글로벌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비중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메타버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엔터테인먼트나 미디어는 메타버스를 위한 기술 및 콘텐츠 제공 기능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술 제공의 대표적 사례가 디즈니+의 ‘만달로리언(The Mandalorian)’입니다. 만달로리언의 가상 공간은 에픽 게임즈의 게임 엔진 ‘언리얼(Unreal)’로 구축됐습니다. 제작진은 이를 발전시켜 자신들의 영화에 맞는 엔진을 만들어 낸 겁니다. 이 엔진은 다른 영화나 또 다른 가상 공간을 만드는 데 디지털 인프라스럭처로 쓰일 수 있습니다.
배우들은 자신의 유사권(likeness rights)을 자신 초상권이나 인격권(personal rights)과 분리해 판매할 수 있습니다. 배우나 유명인들의 사진이나 이미지인 초상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를 담은 캐릭터를 판매하는 겁니다. 배우가 없지만, 배우 느낌이 나는 메타버스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이언맨’에 출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는 자신의 유사권을 마블에 넘길 수 있습니다. 마블은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메타버스 캐릭터도 만들고 공연이나 영화도 찍을 수 있지만 이 곳에서는 더 이상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게임 업체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가 제작한 ‘Marvel’s The Avengers’는 어벤저스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실제 캐릭터들은 이를 연기한 배우들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에 반발도 많았는데 이를 극복하려면 유사권에 대한 적당한 수준에서의 거래가 꼭 필요합니다.
디즈니+ 메타버스에서 살아남기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에서 또 흥미롭게 봐야 하는 건 ‘디즈니+’의 성공 여부입니다. 현재 디즈니+는 오디오, 비디오 콘텐츠와 함께 제품 시장, 테마파크까지 캐릭터를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으로 옮긴다면 메타버스에서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과 디즈니+를 접목시킨다면 구독자들에게 또 다른 경험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지난 수십년 간 기술은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강화해줬습니다. 메타버스는 디즈니의 가장 강력한 경험 중 하나지만 아날로그 가장 가까운 디즈니랜드, 테마파크에 디지털 능력을 부여해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디즈니)은 이미 2번의 디지털 혁명에서 기회를 놓쳤습니다. 한번은 인터넷의 확산이고 두 번째는 모바일 전환입니다. 그러나 아직 도전할 시간이 있습니다. 로블록스도 아직 일일 활성 사용자가 4,000만 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