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폭스뉴스, 기후 변화에 집중하는 스트리밍 날씨 서비스 '폭스 웨더' 런칭
미국 시간 10월 25일, 폭스 스트리밍 웨더 뉴스 '폭스 웨더' 공식 런칭. 광고를 보는 대신 동네 예보부터 3D기상 맵, 14일 예보, 산업 특화 예보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 기존 뉴스 고객에서 날씨를 중심으로 다른 20~30대 오디언스로 확대한다는 폭스의 전략. 아울러 일보 기상 정보 유료로 제공 예정
(2021-10-25)
폭스 그룹이 보수주의 언론사 폭스 뉴스를 런칭한 지 25년. 드디어 폭스뉴스의 새로운 스트리밍 채널 ‘폭스 웨더(Fox Weather)’가 시장에 선보입니다. 미국 시간, 10월 25일(월) 서비스가 시작되는 폭스웨더는 24시간 서비스되는 기후 및 기상, 환경 변화 뉴스를 집중 제공하는 채널입니다.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인 이 웨더 채널은 케이블이 아닌 스트리밍을 우선으로 한다는 점에서 첫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 폭스뉴스가 케이블TV 시장이 주 타깃이었다면, 폭스 웨더는 ‘S’가 주요 공략처입니다. 스마트폰, 스트리밍, 스마트TV 등이 그것입니다.
미국 기상 정보 뉴스 시장은 이미 포화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쟁쟁한 플레이어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웨더 채널(the Weather Channel), 웨더네이션(WeatherNation), 아큐웨더(AccuWeather Network)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케이블TV와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에 날씨와 기후 변화 뉴스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폭스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시작 전부터 집중되고 있습니다.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폭스웨더는 첫 번 째 차별화 포인트를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로 잡았습니다. 케이블TV가 아닌 스트리밍에 먼저 집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전국, 광역, 지역별 날씨 뉴스와 정기 예보를 전합니다. 이 부분은 미 전역에 퍼져있는 폭스 뉴스 채널과 지상파 폭스 채널의 기상 전문기자들이 담당합니다.
물론 폭스 웨더는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폭스 나우(FOX NOW), 폭스 뉴스 애플리케이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투비(Tubi), 그리고 전용 폭스 웨더 애플리케이션도 서비스될 예정입니다. 사용자들이 이들 앱을 통해 중장기 일기 예보를 볼 수도 있고 3D날씨 지도에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웨더 뉴스 시장은 시청자들의 습관을 바꿀만한 전문성과 매력이 필요한 사업이어서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습니다. NBC도 디지털 웨더 서비스 ‘NBC웨더 플러스(NBC Weather Plus)’를 지난 2008년 내놨었지만 4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당시 NBC뉴스의 대표였던 스티브 카퍼스(Steve Capus)는 텔레비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날씨 비즈니스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며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비즈니스”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이미 타사들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지난 9월 말 아큐웨더는 스마트폰과 TV에서 볼 수 있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 아큐웨더 나우(AccuWeather NOW)를 런칭했습니다. 케이블TV 날씨 뉴스 1위 사업자인 웨더 채널(Weather Channel)도 내년 구독형 스마트TV앱을 1분기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그래서 성공을 위해선 폭스는 더 많은 차별화를 해야 합니다.
웨더 채널이 어려운 이유는 전문적인 많은 인프라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기상 정보와 수치 예보 모델, 자료들을 판단하기 위해 기상 전문 기자, 데이터 분석팀 등은 필수입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들어왔다가 실패했습니다. 존 포터 아큐웨더 선임 기상 전문 기자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날씨는 날씨 데이터, 예보 모델, 기상학자 팀 등 전문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많은 미디어 기업이 기상 예보 방송 시장에 성공하지 못했거나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뉴스, 스포츠 및 금융 정보 보도에 필요한 인프라는 기상 방송의 인프라와 매우 다르다”라고 덧붙여습니다.
여기서 폭스의 카드는 투자입니다 어쩌면 정답입니다.
전문 날씨 방송을 위한 폭스 집중 투자
LA타임스에 따르면 폭스뉴스는 웨더 뉴스를 위해 1,000만 달러(117억 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폭스(Fox)는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1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했습니다. 기상전문기자 40여 명을 포함해서 100명 이상을 신규로 뽑았습니다. 또 폭스의 전국 TV 방송국에서 120명의 기상 전문 기자가 제작에 참여합니다.
또 뉴욕 폭스 본사에 만들어지는 ‘웨더 커맨드 센터(Weather Command Center)에는 32대의 웨더 그래픽 시스템, 레이더 맵,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라이브 카메라가 등이 설치습니다.
이런 투자로 광고 전문가들은 폭스 웨더 뉴스의 전문성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새로운 광고주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폭스 웨더’가 그동안의 폭스 뉴스의 정치적인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폭스 웨더는 기상 예보와 분석 보도에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중 ‘스카이 돔(The Sky Dome)’이라고 불리는 LED등으로 구성된 스튜디오 천장은 그날의 시간과 분위기에 따라 스튜디오 컬러를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날씨가 매우 좋지 않을 때는 스튜디오 전체가 붉게 변하는 식입니다.
기후 변화(Climate Change)에 대한 인간의 역할 보도 주목
그러나 문제는 폭스 뉴스의 견해입니다. 특히,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인간의 활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폭스의 보수적 견해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선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폭스는 인간이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을 경시해왔습니다. 지난 2021년 9월에도 폭스의 기상 전문기자 조 바스타디(Joe Bastardi)는 “최근 극한 날씨에 인간 활동이 영향일 미쳤냐는 질문에 “적어도 이산화탄소(CO2)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유엔보고서 등을 통해 인간이 생성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이라는 점은 명확히 밝혀졌습니다.
결국 철저한 상업 채널인 폭스 웨더가 이런 정치적인 지형을 어떻게 극복하는 지가 이 채널 성공의 관건입니다. 폭스는 ‘과학=팩트’라는 입장이지만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스트리밍 서비스는 앵커와 그를 따르는 팬들과의 교감이 우선적인 크리에이터 경제 플랫폼입니다.
향후 전망
일부 전문가들은 폭스 웨더의 미래를 회의적으로 보기도 합니다. 폭스웨더가 결국 폭스의 정치적인 지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후 변화를 정치적인 논쟁’으로 이끌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비즈니스 관점에서 폭스웨더는 보다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상 전문 채널 런칭 시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수년 전부터 미국에선 서부 지역 이상 고온,대형 산불, 동부 지역의 홍수 등으로 기상 이변과 변화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ABC와 NBC 등 지상파 방송사도 기후 변화를 주요 테마로 매일 특징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Ida)는 웨더 채널을 케이블TV 시청률 1위로 만들었습니다.(낮시간 25~54세 기준)
날씨, 기후 변화, 지속 가능한 경영(ESG)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도 기상 채널의 성공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상황이 다른 점 중 하나는 투자입니다. 케이블TV나 IPTV에 채널로 진입했을 경우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체 기상 위성 하나 없고 분석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성공은 가능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봐야 하는 것은 폭스 뉴스의 전략입니다. 폭스 뉴스를 보지 않는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법에 대한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상’ 정보를 어떻게 유료화하는 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우군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매일 아침 모두가 확인하는 기상 정보는 이런 점에서 매우 소중한 콘텐츠다. 그리고 CNN에는 이것이 없습니다. 저도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