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NBC유니버설을 넘어선 뉴욕타임스, '구독(Subscription)'보다 구독 번들(bundle) 전략
NYT, 2021년 4분기, 글로벌 뉴스 미디어로는 최초로 1,000만 명 구독자 확보. 당초 예상보다 3년 빠른 NBC유니버설의 유료 스트리밍 가입자보다 많은 수준. 디애슬레틱 인수 등 지속적인 투자의 결실. NYT, 오는 2027년 1,500만 명 구독자 확보 위해 다양한 상품 묶어 제공하는 '구독 번들' 전략 추진
글로벌 1위 뉴스 미디어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1,000만 구독자(Subscription) 고지에 올라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3년 앞선 속도입니다. 1,000만 가입자는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보다 100만 명이 많은 유료 가입자 규모입니다. 올림픽을 중계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가입자가 더 늘어난 겁니다.
이는 뉴욕타임스가 지난 1월 6일 스포츠 뉴스 구독 미디어 디애슬레틱(The Athletic)'을 인수해 120만 명의 구독자를 추가 확보한 힘이 컸습니다. 5억 5,000만 달러를 투입을 한 디애슬레틱 거래는 2월 2일 마무리됐습니다.
[NYT, 2021년 4분기 37만 5,000명 구독자 추가]
뉴욕타임스는 2월 2일 2021년 4분기 실적(9월 ~12월)을 발표했습니다. 디애슬레틱을 인수하기 전 뉴욕타임스는 37만 5,000명의 디지털 구독자를 이 기간 동안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직전 분기 45만 5,000명에 비해선 다소 줄어든 수치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핵심 서비스인 뉴스 구독자(News Product)는 17만 1,000명이 늘었습니다. 나머지 20만 4,000명은 다양한 구독 서비스에서 모였습니다. 게임, 쿠킹, 제품 비교 서비스 와이어커터(Wirecutter), 오디오 저널리즘 Audm 등입니다. 뉴스 구독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뉴욕타임스가 뉴스 구독 상품 할인 프로모션을 중단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4분기를 포함한 2021년 12월 말 기준, NYT의 전체 구독자는 880만 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디지털 뉴스 가입자는 다수인 590만 명입니다. 다른 디지털 상품은 200만 명, 지면 구독자는 80만 명 수준이었습니다.
2027년 1,500만 명 구독자 확보 목표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한 명의 구독자가 한 개의 서비스만 구독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스와 쿠킹, 뉴스와 게임, 뉴스와 스포츠, 스포츠+게임 등 뉴욕타임스의 2~3개 미디어 상품을 통합 구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구독 번들(Subscription Bundle)이 활성화 될 경우 가입자 증가보다 서비스 구독자가 더 크게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다음 분기 보고서부터 번들 전략을 담은 구독자 기준(The subscriber metric)을 새롭게 발표할 예정입니다. 뉴스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도 함께 구독할 수 있는 ‘원스톱 숍(a one-stop shop)’으로의 미디어 상품 전략이 본격 시작되는 셈입니다.
구독 번들 전략이 유효하게 되면 구독자 1인당 구독 매출 증대와 구독 상품들의 균형 성장, 오디언스와 뉴욕타임스 간 유대감 강화 등 뉴욕타임스의 구독 비즈니스는 다른 회사와는 다른 차원의 구도를 형성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신문을 기반으로 한 뉴스 미디어가 ‘구독 번들’ 전략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번들 전략을 도입하기 위해선 개별 상품(쿠킹, 오디오, 게임)들의 경쟁력이 뉴스 이상으로 높아져야 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뉴스 미디어들은 ‘뉴스’ 이외엔 상대적으로 부가 서비스입니다.
메리디스 코빗 레비엔(Meredith Kopit Levien) 뉴욕타임스 대표는 “미국과 전세계에 걸처 영어 기반 뉴스, 스포츠 정보, 퍼즐, 쿠킹, 혹은 전문가들의 쇼핑 정보 등을 필요로 하는 잠재 구독자가 1억 3,5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들은 하나 혹은 이 이상을 구독하거나 구독할 수 있는 성인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19년 430만 구독자, 3년 내 1,000만 까지 증가
이전 뉴욕타임스는 오는 2025년 1,000만 명 구독자를 확보하겠다고 2019년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구독자는 430만 명 수준이었습니다.
이 때부터 뉴욕타임스는 핵심 구독 서비스인 뉴스 가입자를 확대하고 게임, 쿠킹 서비스 등에도 주력하면서 전체 구독자를 늘렸습ㄴ다. 이 결과 2021년 말 게임과 쿠킹 분야에서도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1,000만 가입자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고 회사는 밝혔습니다.
[구독 상품 전략을 향한 뉴욕타임스의 투자]
구독을 넘어 구독 상품, 구독 번들 전략 완성을 위해 뉴욕타임스는 과감하게 자금을 집행했습니다.
2022년 1월 초 뉴욕타임스는 400명의 스포츠 기자를 중심으로 미국, 영국, 유럽 지역에 걸쳐 200개가 넘는 스포츠 팀을 커버해온 스포츠 뉴스 구독 전문 미디어 ‘디애슬레틱’을 전격 인수했습니다. 120만 명 가입자 가진 스포츠 구독 전문 미디어이기 때문에 스포츠 베팅 회사와 악시오스 등 뉴미디어가 모두 원했지만 최근 승자는 뉴욕타임스였습니다.
NYT는 인수를 발표한 지 한 달만인 2일, 인수 대금을 차입 없이 모두 현금으로 지불해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또 뉴욕타임스는 2월 1일 출시 두 달 말에 이용자가 200만 명 이상으로 불어난 미스터리 단어 찾기 게임 ‘워들(Wordle)’을 전격적으로 사들였습니다. 지난해 10월 첫 출시된 이후 4개월 만입니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이 게임에 몰입하고 언론이 주목하자, 오디언스(Audience)가 원하는 상품 확대를 위해 과감한 결정을 한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인수 후에도 당분간 무료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향후에는 월 5달러 상품인 게임 패키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1년 4분기, 매출 5억9420만 달러]
뉴욕타임스는 2021년 4분기 전년 대비 16.7% 상승한 매출 5억9,420만 달러(7,183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구독 매출(Subscription)은 11.2% 상승한 3억5,120만 달러(4,246억 원)였습니다.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을 구독 부문이 차지한 겁니다. 구독 매출 중에서도 절대 다수는 1억1,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디지털 상품입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대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이뤄낸 겁니다. 동시에 영업 비용(Operating costs)도 상승해 5억1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에 비해 16% 상승한 수치입니다. 비용 증가는 인수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4분기 광고 매출(Advertising revenue)은 27% 상승한 1억7,680만 달러였습니다. 4분기 광고 매출 성장에는 디지털 부문이 큰 몫을 했습니다. 전통적인 온라인 광고뿐만 아니라 팟캐스트 광고, 명품 기업 광고 등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면 광고 매출도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 시점에서 상승했습니다.
특히, 기타 매출(Other revenue) 성장은 주목할 만 합니다. 2020년에 비해 2021년 4분기 22%가 늘어나 6,630만 달러(801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이 매출에는 라이브 이벤트와 TV시리즈 오리지널 콘텐츠 매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20억 달러 넘겨]
2021년 1년 기준으로 뉴욕타임스의 2021년 전체 매출은 전년에 비해 16.3%가 오른 20억7,000만 달러(2조 5,000억 원) 규모를 달성했습니다. 지난 2012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20억 매출 2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구독 부문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3.9% 늘어난 13억 6,000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디지털 광고가 호조를 보이면서 광고 부문 매출도 2020년에 비해 26.8% 급등한 4억9,750만 달러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전인 2019년에 비해선 여전히 6.2% 정도 낮은 수준입니다. 그 사이 구독 매출이 크게 오르면서 광고 매출의 더딘 회복을 보전한 형국입니다. 영업 비용(Operating costs)은 12.2% 상승해 18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021년 말 기준, 1년 동안 880만 명의 구독자를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중 760만 명이 디지털(680만 명)과 지면 뉴스 구독자입니다. 회사는 뉴스 외 다른 구독 상품 구독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전망]
뉴욕타임스는 2022년 1분기 전년 대비 11~15% 구독 매출(subscription revenue)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애슬레틱의 성적도 포함됩니다.
또 1분기 디지털 가입자 매출이 22~28%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광고 매출도 17~21% 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비용 역시 두 자리 수(18~22%) 증가가 예측된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습니다.
아울러 뉴욕타임스는 2027년 1,500만 명 구독자 확보를 위해선 매년 10% 가량의 상품 이용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예상했습니다. 이를 위해 신규 구독자 확보와 함께 한 명의 구독자가 여러 상품을 구독하게 하는 전략이 절실합니다. 때문에 뉴욕타임스는 올해도 팟캐스트 등에서 추가 구독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 관련 인수를 완료한 디애슬레틱과의 협업에서 글로벌 가입자 확대의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것도 보입니다.
디애슬레틱은 다양한 유럽 지역 축구를 커버하고 있어 뉴욕타임스가 스포츠를 좋아하는 구독자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로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파트너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컨퍼런스 콜에서 “스포츠 정보와 관련 미국 성인 중 2,500만 명 이상이 구독이나 구독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향후 새로운 구독 포토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미디어 기업을 사들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 이사회(board of directors)는 현재 배당금(dividend)을 주당 9센트로 2센트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한 주에 한 표 의결권이 있는 일반인 대상 클래스A(ClassA) 회사 주식(buyback) 매입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배당금은 현재 뉴욕타임스의 대주주 오츠 슐츠버거(the Ochs-Sulzberger family)가 주로 소유하고 있는 클래스B주식(주당 의결권 10표)에도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