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한국 콘텐츠 벨트를 위한 선결 조건 ‘세계 여행’을 위한 '지옥'의 중요성
넷플릭스, 최근 주간 시청률 상위 10위 공개한 가운데 지옥이 비영어권 드라마 1위 차지. 이외 ‘갯마을 차차차 등 4편이 10위 안에 드는 진풍경. 더 고무적인 것은 한국 영화들이 서로서로를 도와주며 흥행을 쌍끌이하고 있다는 것.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한국 드라마, 한국 사업자들의 전략은
“한국 드라마 올해를 장악했다.(South Korean dramas are killing it this year).”
한국 드라마 ‘지옥(Hellbound)’이 넷플릭스 주간 시청률 1위(비영어 TV콘텐츠)(11월 15일~21일)를 달성했다는 내용을 담은 CNN기사 첫 머리입니다. 또 하나의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흔들었습니다.
[‘오징어게임’이 이끌고 ‘지옥’이 완성하다.]
지난 11월 23일(미국 시간) 공개된 넷플릭스 시청률 리스트는 ‘한국 콘텐츠의 최근 기세’를 보여주는 대표적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The Squid Game)’에 이어 한국산 스릴러 드라마‘지옥(Hellbound)’이 이 리스트의 처음을 다시 한번 장식했습니다.
지난 11월 19일 공개된 이 드라마는 ‘오징어 게임’보다 빠르게 전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옥’은 11월 15일~21일 사이 총 시청량이 4,350만 시간에 달해 1위였습니다. 사실상 3일 만에 달성한 기록인데 넷플릭스가 새로운 기준을 본격적으로 적용한 이후 발표된 리스트에서 첫 1위를 한 것이어서 의미가 큽니다.
넷플릭스는 지난 11월 16일부터 시청 시간을 집계한 리스트를 시청률 기준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영화의 인기를 더 잘 반영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구독자들이 많이 본 작품을 순서대로 나열한 겁니다. 이 데이터는 현재 EY가 검증하고 있고 2022년에 공식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톱 10’은 현재 영어 기반 작품 리스트, 비영어 기반 작품 리스트 등으로 나눠서 발표됩니다.
‘지옥’은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지옥’은 11월 24일(한국 시간)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자메이카 등 글로벌 71개국에서 시청 시간 톱10안에 드는 저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여러 분들이 다른 곳에서도 봤던 내용들일 겁니다.
[10편 중 4편 한국 드라마]
‘지옥’에 이어 비 영어 TV 카테고리 시청 시간 3위는 ‘오징어 게임(Squid Game)’, 4위 ‘연모(The King’s Affection)’ 6위 ‘갯마을 차차차(Hometown cha-cha-cha)’였습니다.
시청 시간 상위 10편 중 4편이 한국드라마인 겁니다.
숫자도 그렇지만 질적으로도 우수합니다. ;오징어 게임’과 ‘갯마을 차차차’는 10주 이상 10위 안에 꾸준히 포함되는 인기를 유지했습니다. ‘오징어게임’이 만든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다른 K드라마에도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갯마을 차차차(Hometown ChaChacha)’의 12주 연속 10위 내 존재는 주목할 만 합니다. 오징어 게임만큼의 폭발적인 인기는 없어도 꾸준한 시청자들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글로벌 드라마 애호가들의 한국 콘텐츠 여행은 “오징어 게임으로 시작해 갯마을 차차차’로 끝난다”. 한국 콘텐츠 생태계가 생기고 있는 겁니다.
한국 TV드라마, 영화는 이제 한 장르를 이루며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다른 수치를 이야기 하려 합니다.
드라마, 영화의 글로벌 오디언스 수요도를 측정하는 PA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의 미국으로의 여행 이동성(travel ability)는 92%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오징어 게임’의 한국 내 수요를 100으로 봤을 때 미국에서도 92% 정도의 경쟁력을 가진다는 겁니다. ‘
‘오징어 게임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이 우리만큼 뜨겁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영어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이 정도라는 건 엄청난 사실입니다.
92%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 위해선 비교군이 필요하실 겁니다.
영국 BBC가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The Crown)’은 아시다시피, 넷플릭스에게 에미상의 영광을 가져다 준 작품으로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던 수작입니다. 시즌4에 걸쳐 수상 부문만 21개입니다. 게다가 영어로 만들어진 만큼 미국인들에게도 가장 익숙한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의 이동성은 93%로 오징어 게임과 사실상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어가 아니고 시즌1뿐인 오징어 게임이 앞서는 분위기입니다. 한국 드라마의 글로벌 인기는 이미 완성됐습니다.
[한국 콘텐츠의 기세]
오징어의 힘을 받은 다른 한국 콘텐츠들의 기세도 엄청납니다. 특히, ‘지옥’은 공개되자 마자 글로벌 드라마가 됐습니다. 지옥의 글로벌 이동성은 81%나 됩니다. 공개된 지 한달도 안된 드라마가 이런 매력도를 가진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지옥’ 등장하는 배우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무명에 가깝습니다.
‘갯마을 차차차’도 빼먹을 수 없습니다. 영어로는 ‘홈타운 차차차’로 불리는 이 드라마의 미국 이동성은 63%입니다. 잔잔한 러브 스토리가 이 정도 힘을 가진다는 건 한국 드라마의 내공이 그만큼 깊다는 의미입니다.
이 드라마는 아마 한국산 블록버스터 넷플릭스 작품이 계속 등장하면 할수록 더 많은 추진제를 얻을 가능성이 큽니다. ‘알고리즘’의 힘은 무섭지만 재미 없다면 보지 않을 겁니다.
[한국 콘텐츠 벨트를 위한 제언]
이제 한국 드라마, 영화는 변방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직은 세상의 중심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함께 모여 ‘세력을 형성할 힘’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 첫 공격에 나서고 갯마을 차차차가 확인 사살을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동심원은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콘텐츠 사업자들은 이제 플랫폼 전략을 고민할 때가 왔습니다. 플랫폼과 함께 가지 않은 콘텐츠가 생명력을 이어간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 웹툰 등이 끊임 없이 상상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 한국 드라마는 일본 애니메이션 이상의 충성도를 기록할 수 있을 겁니다.
때문에 별도의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가 미국 시장에서도 번들(묶음 상품)로 생존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물론 아직은 생존율이 높아졌다는 의미지, 치사율이 안심할 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무기로 한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Crunchroll), 푸니메이션(Funimation) 등은 한 때 기세를 올리다가 넷플릭스의 공세에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매각을 기다립니다.
그래서 어떤 방식이 좋을지는 사업자들이 선택해야 합니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서는 드웨인 존슨(Dwayne Johnson), 갈 가돗(Gal Gadot),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 등의 출연하는 ‘레드 노티스(Red Notice)’가 주간 1위 영화에 올랐습니다. 이 속도면 ‘레드 노티스’는 역대 1위 시청량 영화(첫 28일)에 등극할 가능성이 100%입니다.
현재 1위는 산드라 블록(Sandra Bullock)’의 ‘버드 박스(Sandra Bullock)’인데 첫 개봉 후 28일 만에 2억8,200만 시간의 시청량을 올린 바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의 성공 비결에 대한 보너스를 말씀 드리자면 아래 10위 권 영화 중 4위에 올라있는 ‘센트럴 인텔리전스’는 개봉한지 5년(2016년) 된 작품입니다. 급상승 비결은 ‘드웨인 존슨’ 출연이라는 겁니다. 오징어 게임에 한국 드라마에 미친 영향과 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