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or NFT]지역 신문이 만드는 웹3.0식 할리우드 엔딩(Hollywood Ending)
지난 2월 13일(미국) 슈퍼볼 LA램스의 우승으로 끝난 가운데, 지역 대표 신문인 LA타임스가 발빠르게 우승 장면과 램스 마스코트 등을 중심으로 대체불가능한토큰(NFT)를 발행하기로 해 화제. 지역 신문의 새로운 수익원 노력이자, 커뮤니티와의 웹3.0식 만남도 화제. 2022년 슈퍼볼 광고도 분석
2021-22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Super Bowl)이 LA램스(LA Rams)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언더독의 반란으로 불렸던 신시내티 벵골스의 꿈은 잉글우드에서 좌절됐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두 아는 소식이겠지만 저는 LA 대표 지역 신문 LA타임스(The Los Angeles Times)가 램스 대체불가능한토큰(NFT)를 내놨다는 뉴스로 시작합니다.
지역 신문이 연고 스포츠 구단을 대상으로 한 NFT를 판매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팬데믹 이후 구독자 감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미디어의 새로운 수익원 확대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사례입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 고유 번호가 부여되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때문에 개인 소유가 인정 받고 2차 거래도 가능한 콘텐츠입니다.
[팬데믹 시대, 지역 신문과 독자와의 만남]
LA타임스는 NFT기술회사 및 마켓플레이스 가디언링크(GuardianLink)와 LA지역 아티스트인 ‘미스터 샘슨(Mister Sampson)과 협업해 램스 NFT 콜렉션 3종을 2월 14일(미국 서부시간)을 내놨습니다.
LA타임스의 램스 우승 보도 1면과 램스의 마스코트 등을 디지털 자산으로 만든 것들입니다. 22년을 기다린 램스의 팬들은 관심을 가질만 합니다.
이들 디지털 수집품(The collectibles)는 2월 14일(미 서부 시간) 오전 9시 디스코드(Discord)와 LA타임스(nft.latimes.com)에서 공개됐습니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구독자를 위해 LA타임스 페이지에는 자세한 구매 방법도 안내됐습니다.
다만 이번 LA타임스 수집품은 개인과 비상업적 용도(for personal non-commercial use)로만 전시될 수 있으며 판매는 2월 16일까지입니다. 아울러 LA타임스는 자사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기념 상품, 램스 우승 때 발행된 지면 신문 등을 판매합니다.
LA타임스의 램스 NFT발행은 웹3.0과 스트리밍의 시대에 지역 미디어가 커뮤니티와 어떻게 교감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끝나지 않는 팬데믹 대유행은 우리 생활을 물리적이 아닌 화학적으로 바꿀 겁니다. 이에 온라인에서 시도되는 지역 커뮤니티와의 만남과 연대감은 NFT를 통해 보다 끈끈해 질 수 있다고 LA타임스는 판단한 듯 합니다. 향후 LA타임스가 만드는 커뮤니티가 메타버스로 확장된다면 이른 시도들은 충분한 자양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NFT 발행은 운도 따랐습니다. 이 모든 것이 LA램스가 NFL 역사상 자신의 홈 경기장에서 슈퍼볼을 가지고 간 두 번째 팀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을 겁니다. 만약 램스가 경기에 졌더라도 NFT를 발행됐겠지만 감동과 흥분은 덜할 수 있습니다.
너무 기분 좋은 슈퍼볼 챔피언 LA램스는 2월 16일(미국 서부 시간) LA지역에서 퍼레이드도 벌입니다.
한편, 슈퍼볼은 경기와 함께 휴식 시간에 방송되는 ‘광고’에도 많은 관심이 매번 집중됩니다. 미국 TV업계에서서는 가장 기다리는 광고 시간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전설이 된 영화와 시트콤들도 모두 이곳에서 슈퍼볼 광고를 통해 첫 데뷔했습니다.
그래서 슈퍼볼 광고는 20세기 미국 시장에서 진입하는 관문처럼 여겨졌습니다.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애플(Apple)도 지난 1984년 개인용 매킨토시 PC를 슈퍼볼에서 첫 소개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해 가장 유명했던 광고는 애플이 아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웬디스(Wendy’s)의 ‘패티가 어디 있어?(Where’s the beef?)’였습니다. 패티보다 빵이 월등이 컸던 경쟁사(맥도날드 등)를 조롱하며 자사 햄버거의 장점을 강조한 겁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나오기 전 태어난 세대들은 슈퍼볼 광고에 여전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이후 세대들도 늘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슈퍼볼 광고에 집중합니다.
광고비도 가장 비쌉니다. 올해(2022년) 슈퍼볼 경기를 방송한 NBC는 30초 광고를 700만 달러(83억 원)에 판매했는데 70개 이상 기업이 실제 청약을 완료했습니다.
[슈퍼볼 광고는 ‘미국의 현재’]
팀 콜킨스(Tim Calkins) 노스웨스턴 대학 경영대학원(Kellogg School) 부학장은 CNN 기고에서 슈퍼볼 광고에 대해 “지금 미국의 상황과 현실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사인(What the Super Bowl ads tell us about the current state of America)”이라고 말했습니다.
콜린스 교수는 “올해 광고에서는 팬데믹으로 단절된 가족이나 친구 모임 등이 자주 소재로 등장했다”며 “과자 프링글스(Pringles)는 파티와 웨딩, 레이(lay)도 결혼식이 주요 소재였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리운 과거가 광고에 반영된 셈입니다.
2022년 슈퍼볼 광고에는 클립토닷컴(Crypto.com), FTX 등 암호 화폐 블록체인 관련 회사도 등장했습니다. 코인베이스(Coinbase)는 게임 중간에 스크린에 QR코드를 등장시키는 흔치 않은 광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배적인 광고는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블록체인의 시장 위치와도 같아 보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FTX 광고는 ‘블록체인’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NFT마켓 플레이스 FTX의 슈퍼볼 광고는 어려운 개념이나 서비스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바퀴, 포크, 전구 등 역사를 바꾼 혁신적인 제품으로 불리지만 당시에는 많은 조롱을 받고 사회를 설득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은 장면들을 담았습니다.
암호 화폐도 그런 상황이라는 겁니다. 광고는 이런 회의론을 포용하는 전략을 담아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광고는 이렇게 끝납니다. ‘래리(래리 데이비드, 광고 출연 코미디언)가 되지 마세요. 큰 것을 놓치지 말라’는 경고로 말입니다. (Don’t be like Larry. Don’t miss out on the next big thing)
참고로 평소 의심(Skepticism)하는 시니컬한 이미지로 유명한 래리 데이비드는 현실에도 암호 화폐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알려졌습니다. 확장판 광고도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