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NYT “ 구독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은 “연결성”
지난해 1,000만 구독자 확보한 NYT. 2027년 1,500만 명 유료 구독자 확보 전략은 '구독 번들' '구독 플랫폼' 혹은 연결성이라고 투자의 날에 밝혀. 뉴스와 라이프 스타일 정보(게임, 쿠킹) 등을 제공하며 이들 간 연결성을 강조하는 전략. 구독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복수 가입하게 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 통해 수익성과 확장성 높여.
오는 2027년 말 구독자 1,5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뉴욕타임스(NYT)가 ‘구독’을 넘은 구독 플랫폼(Subscription Platform)이 더 많은 수익을 남겨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독 플랫폼이란 신문 구독과 함께 게임이나 퍼즐, 상품 비교 등 다른 구독 상품을 함께 구독하게 해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입니다.
일종의 구독 번들링(Bundling, 구독 묶음 상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NYT의 메르데스 코빗 레비엥(Meredith Kopit Levien) CEO는 6월 13일 열린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구독 플랫폼으로 향후 3~5년 사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NYT, 유료 영어 뉴스 시장의 10% 확보 전략]
뉴욕타임스는 잠재적 유료 영어 뉴스 구독자 수가 1억 3,500만 명 정도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입자 2억 명을 넘긴 넷플릭스(Netflix) 등 스트리밍 구독자에 비하면 작은 숫자지만 뉴스 미디어들의 관점에서는 아주 큰 시장입니다.
글로벌 구독 뉴스 미디어 1위인 뉴욕타임스도 전체 구독자가 겨우(?) 1,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NYT는 2022년 2월 스포츠 구독 미디어 애슬레틱(The Athletic) 인수를 발표하면서 지면과 디지털 상품(디지털 신문 구독 및 퀴즈, 낱말 맞추기, 상품 비교 등)의 개별 구독자 수가 878만 명을 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NYT는 디애슬레틱의 가입자(120만 명 2021년 말 현재)를 포함하면 전체 구독자(subscriptions)가 1,000만 명을 넘는다고 강조했었습니다.
레비앙 CEO는 설명회에서 뉴욕타임스의 구독 상품들이 향후 더 많은 수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타임스 구독 상품이 단순 구독 보다 매력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전략이라고 NYT는 보고 있습니다. 바로 크로스 구독 플랫폼 전략입니다.
현재 뉴욕타임스는 구독자들에게 뉴스, 쿠킹, 게임, 소비자 리뷰, 스포츠 등 개별 구독 상품(standalone subscription offerings)들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을 교차 홍보하면서 구독자들을 구독 번들 이용자로 전환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NYT 뉴스앱(News App)에 ‘게임 플레이 버튼’을 설치해 뉴스 서비스 이용자들이 향후 게임 구독자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게임과 뉴스를 함께 구독하는 ‘구독 번들 이용자’로 전환시키는 노력입니다.
일반적으로 멀티 프로덕트, 즉 구독 번들 상품 이용자들은 수익성도 크고 충성도도 높습니다. 뉴욕타임스 최고 제품 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 알렉스 하디만(Alex Hardiman)도 설명회에서 멀티프로덕트(Multiproduct) 가입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오래 동안 구독자로 남아있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파악한 번들 구독자들의 이탈율(Bundle subscribers churn)은 뉴스만 이용하는 구독자보다 40% 이상 낮습니다. 또 뉴스레터를 구독자들의 이탈율은 20%보다 낮습니다.
특히 NYT는 뉴욕타임스와 스포츠 구독 미디어 디애슬레틱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디 애슬레틱은 NYT가 지난 2022년 1월 5억 5,000만 달러(7,100억 원)에 인수했숩니다.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NYT유료 구독자들에게 디애슬레틱도 추가 비용 없이 함께 볼 수 있는 번들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 비구독자를 구독으로 유도하기 위해 (현재 구독하지 않아도) 일정량의 유료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NYT와 디 애슬레틱의 번들이 안착된다면 뉴욕타임스의 선택지는 넓어집니다. 향후 구독료 인상 및 광고 플랫폼으로의 영향력 확대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가능합니다.
디애슬레틱의 발행인인 데이비드 퍼피치(David Perpich)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스포츠 저널리즘에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미국에만 대략 240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코핏 레비앙도 디애슬레틱이 제공할 외연 확장은 뉴욕타임스의 구독 증가 목표 달성을 위해선 디애슬레틱의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익성’과 ‘연결성’ 뉴욕타임스의 구독 전략]
뉴욕타임스의 구독 번들 전략은 ‘투자자’에게도 긍정적입니다. 뉴욕타임스도 최근 펜데믹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주식 장세에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올 들어 뉴욕타임스의 주가는 40% 이상 하락해 1월 초 47달러에 정도였던 뉴욕타임스의 주가는 6월 15일 현재 주당 30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뉴욕타임스 투자자들 역시 넷플릭스에서 시작된 ‘스트리밍 서비스 포화’에 우려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NYT에는 구독 기반 미디어의 미래의 불안감도 반영됩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여전히 구독 모델이 매우 매력적인 단위 경제성(very attractive unit economics)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구독 모델에 투자를 집중하면서도 ‘구독’을 통한 수익성 확대에도 신경쓰고 있습니다.
특히, 구독 번들은 구독 모델의 수익성 증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한번 구독 번들 모델을 구축할 경우 구독자들이 늘어도 추가되는 비용은 매우 낮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낮은 구독료를 내더라도 이익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종의 박리다매 전략입니다. 게다가 뉴욕타임스는 각종 구독 번들 상품을 통해 NYT사이트를 방문하는 월 간 이용자가 1억 명에 달하기 때문에 ‘구독자’들을 새롭게 찾기 위한 막대한 돈을 들어 마케팅 프로모션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구독 번들 전략을 통해 뉴욕타임스는 향후 3년에서 5년 내 영업이익이 9~12%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가입자 1인 당 매출 등 보다 구체적인 경영 지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구독의 가치와 연결성을 높이는 NYT]
하지만, 과제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추구하는 ‘구독 번들’ 혹은 ‘구독 플랫폼’ 전략을 위해선 제공 상품의 완결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트나 백화점처럼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들을 최대한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상품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방문객(구독자)들이 원하는 혹은 원할만한 상품을 우선 구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6월 현재 NYT의 멀티번들 상품(2개 이상의 구독상품) 구매자는 260만 명 정도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스포츠 구독 서비스는 뉴욕타임스에게 ‘잃어버린 퍼즐 조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 구독 미디어를 통해 기존 뉴욕타임스 구독은 외연이 넓어지고 연결성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구독료가 월 7.99달러(1만 원)인 디애슬레틱은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지만, 구독자가 120만 명을 넘습니다. 모두 충성도 높은 스포츠 팬들 때문입니다.
레비엥 CEO는 “지금은 우리 미디어 번들 상품에 빈틈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제공 제품의 연결성(The connectivity of the products)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연결성했습니다. 연결성과 관련해 레비엥은 3가지를 강조했습니다. 뉴스와 라이프 스타일 정보(쿠킹 등), 그리고 이들 간의 연결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스포츠와 함께 어린이 대상 구독 상품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 NYT는 어린이 버전 뉴스 구독 상품을 테스트 중입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뉴욕타임스와 함께 어린이 뉴스를 함께 구독 결제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레비엥이 말한 연결성입니다.
이에 디애슬레틱에 이어 이 분야에서 추가 인수가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코빗 레비엥 CEO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러나 지금으로선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 측면에서 우리의 플레이트는 꽉 차있다(Our plate is pretty full right now)”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WSJ도 구독 번들 전략을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구독 유료 제품 비교 사이트(월 4.99달러) 와이어커터(Wirecutter)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13일 ‘바이 사이드(Buy Side)’를 런칭했습니다. 제품 비교 및 리뷰 서비스입니다.
WSJ 발행인 알마르 라투어(Almar Latour)는 이 사이트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WSJ에는 자연스러운 확장”이라며 “ 제품 정보 및 추천 사이트 바이 사이드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우리의 임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WSJ는 월요일 저녁 뉴욕의 호화로운 맨하타 레스토랑(Manhatta restaurant)에서 창간식을 가졌습니다.
결국 구독 시대와 스트리밍 시대에는 저널리즘도 미디어 산업의 경쟁 방식이 강력하게 작동됩니다. 오디언스와의 연결성 강화야말로 지금 뉴스 미디어들에게 닥친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 이런 연결성에서 정보도 발생하고 구독도 일어납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건 기존 개별 콘텐츠 개발에만 집중했던 한국의 보도(편집국)국은 연결성에 대한 고민을 할 인재가 매우 얇아 보입니다. 이 점은 100% 실패로 돌아가진 않지만 디지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매우 낮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