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NYT의 국장 교체, 넷플릭스의 가입자 이탈 '변화가 필요한 1위 구독 미디어들'
NYT 8년 만에 신임 편집국장 조셉 칸 등장.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24시간 뉴스 체제의 완성. 넷플릭스는 서비스 11년 만에 가입자 20만 명 감소. 넷플릭스가 해야 할 일은 스트리밍 경쟁 시대 새로운 충성 고객 확보
오늘은 구독 1위 매체들의 현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합니다. 뉴욕타임스(NYT)와 넷플릭스(NETFLIX)이야기입니다.
두 미디어는 최근 편집국장이 바뀌고 구독자 20만 명 이탈하는 큰 일을 겪었습니다.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점을 공유합니다.
구독자 1,000만 명으로 1위 구독 뉴스 미디어라는 지위를 확보한 뉴욕타임스는 이를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과 24시간 뉴스체제 완성이라는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4월 19일 충격적 가입자 감소를 보고한 넷플릭스 역시 ‘이탈하는 고객’을 잡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NYT 뉴스룸 스트리밍 구독 미디어를 이끌 리더 조셉 칸 등장>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뉴미디어 시대 새로운 편집국장을 맞이했습니다. 조셉 칸(Joseph Kahn)은 현 국장인 딘 바케(Dean Baquet)에 이어 다음 뉴욕타임스 편집국장(executive editor of the New York Times)으로 내정됐습니다. 악시오스(AXIOS)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칸은 과거보다 전통적인 리더십 스타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그는 최근 기자들의 소셜 미디어 활동을 부정적으로 보며 뉴욕타임스가 도입한 ‘새로운 소셜 미디어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4시간 뉴스룸 전략을 완성한 국장]
칸의 리더십은 이전 바케와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의 기사 편집 방향도 이전과는 달리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바큇이 개인 카리스마를 가지고 뉴스룸을 장악하는 스타일이라면 칸은 부드러운 리더십이 장점이라고 악시오스는 보도했습니다.
칸은 지난 뉴욕타임스 뉴스룸 2인자인 부국장(managing editor)으로 2016년부터 일해왔습니다. 이전 국제 담당 부에디터(assistant editor)를 맡았고 베이징 총국에서 국제 에디터로도 근무했습니다.
칸이 새로운 시대 국장이 된 이유 중 하는 글로벌과 뉴미디어 뉴스에 대한 강점 때문입니다. 칸은 뉴욕타임스의 중국어 뉴스 사이트를 런칭해 신문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 서울과 영국 런던에 지국을 만들어 24시간 뉴스 체제 완성함으로 써 ‘완전한 디지털 퍼스트 뉴스 운영 시스템(fully digital-first news operation)’을 신문 최초로 구현했습니다. 그의 24시간 디지털 뉴스 시스템은 NYT의 글로벌 디지털 구독자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칸의 와이프도 중국 베이징 근무 당시 세계은행(World Bank)에 서 근무했던 직원(Shannon Wu)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 뉴스룸의 디지털 전략은 구독과 자체 플랫폼 강화입니다. 회사는 칸이 이를 완성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비한 소셜 미디어 정책도 이의 일환입니다. 소셜 미디어 서비스 등을 통해 기자들이 개별 목소리를 내게 되면 해당 피드(Feed)로 인해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고 뉴스 사이트를 방문하는 독자들도 줄게 되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는 기자들의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 운영 허용 여부가 포함된 ‘소셜 미디어 정책’을 대폭 개정했습니다.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한 작업과 그에 대한 반응에 대한 소셜 미디어 가이드라인(social media guidelines)이며 행동 강령(behavioral norm)입니다.
특히, 이 기준에 따라 동료들의 기사나 작업에 대한 공격, 비평, 평가 절하 등은 금지됩니다. 바케 국장은 기자들이 소셜 미디어 서비스 운영에 손을 때는 것을 지원하며 트위터에서 보내는 시간을 의미 있게 줄이도록 촉구했습니다.
한편, 물러나는 딘 바케는 지난 2014년부터 8년 동안 뉴욕타임스를 이끌었습니다. 바케는 국장 근무 당시 여러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중 하나가 디지털 전환, 최초의 구독 미디어의 완성입니다.
국장으로 근무한 때는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전환을 막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2014년 첫 해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뉴스 구독자는 80만 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연말 기준 NYT는 680만 명의 디지털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무려 600만 명이 늘어난 겁니다.
그가 국장 자리에 올랐던 2014년은 신문의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리기 시작했던 때였습니다. 구글, 메타(당시 페이스북) 등의 디지털 플랫폼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스트리밍 서비스도 엄청난 기세로 구독자를 모았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바케는 뉴스룸을 꾸준히 강화했습니다. 디지털 뉴스 구독 모델을 강화하고 오디오(Audio) 뉴스, 팟캐스트 등을 멀티 포맷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그야 말로 구독할 가치가 있는 고품격 저널리즘을 완성한 겁니다. 팟캐스트 스튜디오 시리얼, 120만 명의 가입자를 가진 스포츠 구독 미디어 애슬레틱(The Athletic) 등 구독 미디어를 인수하는데도 앞장섰습니다.
새로운 포맷의 저널리즘이라는 기차 아래 탐사 보도도 강화했습니다. 구독의 가치가 그런 뉴스에서 나온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그의 지도 아래 뉴욕타임스는 18개의 플리처 상을 받았습니다. 이 중에는 18개 월 동안의 탐사로 밝혀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탈루’ 문제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뉴욕타임스는 칸과 함께 새로운 24시간 뉴스 구독체제를 완성합니다.
<충격적 가입자 감소, 새로운 콘텐츠 전략이 필요한 넷플릭스>
넷플릭스(Netflix)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자가 20만 명 줄었습니다. 이 영향으로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가입자 감소에는 구독료 인상 이후 북미 시장의 구독자 이탈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안테나(Antenna)는 넷플릭스의 북미 지역 가입자 증감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습니다. 분기별 신규 가입자와 이탈 가입자를 분석한 자료입니다.
안테나에 따르면 지난 6분기 동안 넷플릭스의 순 가입자 증가는 거의 고정적이었습니다. 220만~290만 명입니다. 그러나 지난 1월 22일 가격 인상 이후 이탈하는 구독자가 늘었습니다.(link) 2022년 1분기 넷플릭스 절독자는 360만 명으로 6분기 내 최고였습니다. 2021년 1분기와 비교하면 100만 명 이상이 넷플릭스를 떠난 겁니다.
구독료 인상이 이탈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넷플릭스는 2~3달러 정도의 구독료를 올렸으며 최고 프리미엄 상품의 경우 월 이용료가 18달러를 넘어섰다. 우리 돈으로는 2만 6,000원 정도의 금액입니다.
더 나아가 안테나는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탈율(Active Monthly Churn Rate)도 분석했습니다. 평균적으로 전체 대비 얼마 정도의 비율로 이탈자가 발생하는 지를 분석한 자료입니다.
평균 1.8~2.5%를 넘나들던 월간 활성 이탈율은 1월 22일 가격 인상 이후 3.5%를 넘어 4%가까이로 급증했습니다. 지난 3월 22일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탈율은 3.3%였습니다. 2021년 9월 20일 영화 ‘큐티스(Cuties)’가 성 착취물이라는 논란에 휩싸일 때 이탈율(3.6%)을 넘어선 겁니다.
넷플릭스가 광고 모델 저가 구독 상품을 고민한 지점은 바로 여기입니다. 고객들의 가격 저항성이 1월 22일 인상으로 확인된 겁니다.
넷플릭스는 광고를 통해 추가 수익도 얻고 구독자 증가세를 다시 유지하길 원합니다. 안테나에 따르면 미국에서 광고 기반 VS 유료 스트리밍 비율은 35%와 65%입니다. 아직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더 많은 시장을 점유하지만, 광고 기반 스트리밍의 점유율은 2020년 19%에서 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 고객들의 가격 민감도는 과거에 비해 높아졌습니다. 넷플릭스 콘텐츠에 싫증을 느끼는 고객들이 많아졌고 디즈니+, HBO MAX, 피콕(PeaCock) 등 대체 경쟁 서비스도 급속히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넷플릭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해 버라이어티가 미국 성인 1,100여 명을 대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절독 이유’를 물은 결과 74% 가격 인상에 대한 불만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넷플릭스는 2022년 2분기 구독자도 200만 명 정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넷플릭스는 올해 더 많은 투자를 20억 달러를 하고 한국 등 글로벌 콘텐츠를 적극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 시장의 경우 모든 대륙 중 유일하게 구독자가 증가(110만 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테드 사란도스는 글로벌을 공략할 콘텐츠 생산국 중 하나로 한국을 지목했습니다. (한국 콘텐츠의 해외 평가가 좋다는 것을 언급)
한국은 콘텐츠 구독 가격 민감성이 훨씬 더 다이내믹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료 구독 모델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고 구독을 할 만한 가치의 유료 콘텐츠가 부족해서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와 넷플릭스의 변화를 통해 우리의 미래 방향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