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빅테크가 만들어놓은 진보와 보수의 방송 공동 전선
미국 FCC 신임 위원장과 위원 후보자, 미국 상원 청문회에 나서 망중립성 등의 부활 조짐. 특히 일부 보수 진영 임명 반대하는 가운데, 보수주의 방송들이 그녀들의 임명을 지지하고 나선 이유는?
지난 2021년 12월의 첫 날 빅테크 기업들의 운명을 좌우할 주요 정치 행보로 미국 의회가 바쁘게 돌아갔습니다.
특히, 미국 상원에서는 방송 통신 정책을 책임지는 FCC의 위원 중 두 명의 인준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제시카 로센워셀 신임 FCC 위원장 후보자와 지지 손 FCC위원 후보자입니다. 이 둘이 정상적으로 최종 선임될 경우 미국 방송통신정책은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FCC 위원장 로젠워셀, 지지손 임명으로 망중립성 탄력]
미국 상원 상업위원회(The U.S. Senate Commerce Committee)는 방송통신정책을 담당하는 FCC 위원장에 제시카 로젠워셀(Jessica Rosenworcel)에 대한 구두 투표(voice vote)를 벌여 최종 승인했습니다. 현재 위원장 대행 역할을 하고 있는 그녀는 미 상원 전체 투표에서 최종 통과될 경우 위원장 임기가 공식으로 시작됩니다.
로젠워셀은
과거 오바마 정부 당시 도입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폐기한 망 중립성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등 과도한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는 사업자들에게도 망 이용 대가를 받으면 안된다는 주장입니다. 한국에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소송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미지수입니다.
이날 청문회에선 또 다른 FCC위원 지명자인 지지 손(Gigi Sohn)의 추천 논의도 있었습니다. 총 5명이 정원은 FCC는 현재 여야 추천 위원이 2대 2로 바이든 정부로서는 정책 집행을 위해 지지 손의 임명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지지 손은 상임위원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지지 손은 이전 FCC위원장인 톰 휠러(Tom Wheeler)의 선임 보좌관 출신으로 공익단체인 '공공지식(Public Knowledge)'을 공동 설립했습니다.
망중립성 새로운 챕터(The next chapter of net neutrality)
로젠워셀과 지지 손의 FCC위원 임명은 바이든 행정부의 ‘망중립성’ 정책 부활에 가속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두명 다 상임위원 전체 투표를 통과한다면 FCC에서 다수를 확보한(3대 2) 민주당은 망중립성 정책을 부활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로젠워셀은 임명 청문회에서도 망중립성 부활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도 행정 명령을 통해 ‘FCC가 오바마 시대 망중립성 규칙을 부활시키고 인터넷 시장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망중립성 규칙(Net neutrality rules) 규칙과 커뮤니케이션법(Communications Act)에서 망 사업자를 필수 시설로 재분류(Title II classification)하는 정책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광화당 집권 이후 사업자들의 집중 로비로 폐지됐습니다. 공화당과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은 전화와 같은 필수망으로 분류될 경우 인터넷 망에 대한 지나친 행정력을 FCC가 가지게 된다고 우려혔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인터넷이 교육과 재난, 업무 등을 위한 필수 사회 안전망으로 분류되고 있어 바이든 정부의 규제 도입 의지가 매우 강합니다.
망중립성과 인터네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는 민주당의 1번 핵심 아젠다입니다. 그러나 최종 도입 단계에선 난항이 예상됩니다. 여전히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부가 인터넷을 필수재로 분류해 인터넷 가격 정책에 가입하는 데 대해 우려가 많습니다. 이에 2015년 망중립성 초안을 그렸던 지지 손의 지명을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상원 상업 상임위 소속 공화당 상원의원인 로저 위커(Roger Wicker)는 정부가 최소 규제를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손 위원 지명자도 “최소 규제(light touch)는 좋다.”며 “그러나 망중립성 폐지 이후 FCC가 인터넷 사업자들을 규제할 아무 권한이 없어진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빅테크가 만들어놓은 진보와 보수 방송의 공동 전선]
재미있는 사실은 방송 정책과 관련해 정작 로젠워셀과 손의 임명을 많은 보수주의 지역 네트워크들이 동조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보 인사의 FCC입성을 보수주의 언론들이 옹호하는 겁니다.
폭스 뉴스보다 더 우파적인 목소리로 유명한 보수 주의 지역 방송그룹 뉴스맥스(Newsmax)의 CEO 크리스 루디(Chris Ruddy)는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FCC에 지명한 두 명의 위원들에 지지한다”며 “두 명의 정책에 항상 동조하지는 않지만 뉴스 맥스는 FCC가 방송의 다양성, 지역주의 시장 경쟁 등을 촉진하는 위원회의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극우 방송사인 OAN의 찰리 헤링 회장도 지지를 표했습니다. 이에 앞서 웨더채널(Weather Channel) 등을 운영하고 있는 미디어그룹 알렌(Allen Media Group)의 창업주 베이런 알렌(Byron Allen)은 미 상원의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지지 손의 임명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알렌은 서신에서 “지지 손은 다양성과 지역 방송의 강력한 지지자”라며 “그녀는 수년 간 지역과 메이저 방송사의 균형을 주장해 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 지지 손은 방송통신 시장 건정한 생태계를 위해 FCC가 로컬리즘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수주의 방송들이 이 둘을 반긴 건 진보보다 더 무서운 ‘빅테크’ 때문입니다. 스트리밍 시장이 본격화된 뒤 미국 방송 시장은 초토화됐습니다. 지역은 더 심각합니다.
이에 지지 손과 가장 강하게 부딪혔던 싱클레어(미국 2위 지역 방송 사업자) 마저, 그녀를 반기고 있습니다. 지지 손은 지난 2018년 트리분(Tribune) 그룹과 싱클레어의 합병을 독과점 강화와 공정성 훼손이라고 격렬히 반대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구글과 넷플릭스, 애플 등과의 전쟁을 위해 그녀의 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blockquote class="twitter-tweet"><p lang="en" dir="ltr">This, and its lack of candor during the failed merger with Tribune, calls into question Sinclair’s fitness to be a broadcast licensee. Will <a href="
21, 2018</a></blockquote> <script async src="https://platform.twitter.com/widgets.js" charset="utf-8"></script>
싱클레어(Sinclair)는 악시오스에 밝힌 대변인 공식 성명에서 “우리는 FCC위원이 편견 없이 미디어 환경을 바꾸고 모든 기업들에게 불편부당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만약 그녀가 임명된다면 FCC가 방송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빅테크로부터의 위기와 경쟁에서 지역 방송사들을 보호하기위해 함께 일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거악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방송들은 불편한 진영과 손을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