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픽처스(Sony Pictures), 스트리밍 시대, 넷플릭스에 의지하다.
소니픽처스, 내년부터 넷플릭스와 영화 단독 유통 계약 맺어, 향후 5년 간 소니 모든 영화 넷플릭스를 통해서 첫 공급.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이 콘텐트 장벽 구축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에겐 상당히 중요한 계약...향후 소니 인수에 대한 이야기도.
(2021-04-09)
“스파이더맨을 넷플릭스에서 보다.”
넷플릭스(Netflix)가 소니픽쳐스(Sony Pictures)의 극장 개봉 영화 모두의 스트리밍 판권을 확보했습니다. 극장 공개 후 2년 간 독점적으로 넷플릭스에 먼저 공급하는 계약입니다. 계약의 유효 기간은 2022년부터입니다. 그동안 소니픽처스는 스타즈(Starz)를 통해 영화를 스트리밍 서비스해왔지만 이번에 넷플릭스로 갈아탔습니다.
양 사 간 계약에는 소니가 넷플릭스에 공급해야 할 편수가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에 몇 편 이상을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겁니다. 대신, 소니는 넷플릭스에 먼저 영화를 공개한 뒤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재판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작 영화뿐만 아니라 소니의 영화 라이브러리 중 일부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됩니다. 넷플릭스 입장에선 상당히 유리한 계약입니다. 넷플릭스는 2021년 4월 현재 미국 시장에서 7,400만 명, 글로벌 시장 가입자 2억300만 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니픽처스, 스트리밍 대세에 올라타다]
소니픽처스가 스트리밍 파트너로 넷플릭스를 택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동안 유료 스트리밍 플랫폼 유통 창구로 라이언게이트(Liongate)의 스트리밍 서비스 스타즈(Staz)를 이용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사실, 스타즈를 인수할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지속했던 결정이었지만, 이제 소니는 스트리밍 플랫폼 육성에 손을 땠습니다.
얼마 전 HBO MAX의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Crunchroll)을 인수하는 등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인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일반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보다 강한 상대가 필요했습니다. 그 결과는 당연히 넷플릭스입니다. 다만 유통 계약은 미국 내에만 유효하고 5년간 이어집니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억 달러 정도로 추정됩니다. 소니는 미국 외 유통과 관련해선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와 협의 중입니다.
[넷플릭스, 콘텐트 장벽에서 새로운 무기를 얻다]
넷플릭스도 소니와 같은 파트너가 필요했습니다. 최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각자 자신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지면서, 넷플릭스 고립 작전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HBO MAX(워너미디어)도 그렇고 피콕(NBC유니버설)도 내년 이후에는 넷플릭스와 영화 공급 계약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 입장에선 스스로 만들거나 다른 중소 스튜디오를 통해 영화를 공급받을 수 있지만, 라이브러리 영화나 대작 영화와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아직 따라올 곳은 없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넷플릭스가 소니 픽처스를 인수할 수도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미 내년부터 소니픽처스의 애니메이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컴럼비아 픽처스, 소니픽처스, 스크린 젬스, 트라이스타 픽처스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모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극장 개봉 후 단독 공개입니다.
[스파이더맨, 넷플릭스에서 날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소니의 수퍼 히어로 작품 유통도 포함돼 있어 넷플릭스는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디즈니(Disney)의 마블(Marvel)이 떠나면서 히어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소니가 제작 유통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스파이더맨>, <베놈>, <주만지 시리즈> 등도 조만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 보통 이들 영화들은 극장에 개봉된 지 9개월 정도면 스트리밍 서비스에 첫 번째 공개됩니다. 그러나 양사 간 협약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기가 조정됐을 수도 있습니다. 향후 개봉되는 스파이더맨 신작도 넷플릭스가 처음 소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향후 전망]
이번 계약은 현재 글로벌 스트리밍 전쟁 구도에선 둘 다 어느 정도 +가 됩니다. 소니는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우산 안에 들어왔고 넷플릭스는 안정적인 무기(소니의 영화)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 계약이 끝나는 5년 뒤 소니의 미래는 밝은 상황 만은 아닐 겁니다.
극장이 무너지고 모든 영화 유통 판도가 스트리밍에 집중되면 넷플릭스와의 단독 계약은 제대로 된 콘텐트 가치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소니 입장에선 방법이 없기도 합니다. 스스로의 플랫폼을 갖추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힘이 없습니다. 우리도 소니의 선택과 미래를 철저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PS> 주말 잘 보내십시오. 그리고 아직은 진행형이지만, 그동안 생각했던 월간 모델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부족하지만 보도자료를 첨부합니다.
“ 글로벌 미디어 트렌드, 기자보다 깊고 학자보다 빠르게 전한다”
[다이렉트 미디어 리포트 시리즈]
전 세계 미디어 관련 뉴스 및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하여빠르게 변하는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책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미디어 시장의 단기 및 중기 트렌드를 정리한 시리즈 북. 1년여 준비 기간을 거쳐 탄생한 이 책은 스트리밍 서비스, 소셜 미디어 서비스, 미디어 플랫폼, 뉴미디어 저널리즘, 주요 IT 대기업의 비즈니스 관련 팩트와 전망을 ‘노블 리포트’ 형식으로 흥미롭게 전한다. ‘기자보다는 깊게, 학자보다는 빠르게’라는 원칙 아래 ‘미디어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아냈으며, 지금 우리에게 중요하고 앞으로도 생각해야 할 이슈들을 소개한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미디어 시장은 그야말로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해왔다. 지상파, 케이블 위주의 텔레비전 시장이 축소되는 한편, 디바이스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시청 가능한 스트리밍 시장은 글로벌 가입자 10억 명을 돌파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시작된 스트리밍 시장 경쟁은 디즈니, HBO, CBS 등 미디어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동영상 소셜 미디어 경쟁도 치열하다. 유튜브가 바람을 일으키자 틱톡이 숏폼 동영상으로 Z세대를 사로잡았고, 스냅챗·인스타그램도 발 빠르게 시장에 대응했다.
이 책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 세계 미디어 시장의 움직임을 발 빠르고 깊이 있게 전한다. 전달 대상 및 내용은 크게 ‘스트리밍 서비스’ ‘뉴스 미디어와 플랫폼’ ‘소셜 미디어와 IT 기업’ ‘드라마와 영화’로 나누었으며, 약 한 달을 주기로 해당 영역의 시장 상황과 소식을 전하고 시계열 분석도 함께 담는다.
이번에 발간한 첫 번째 시리즈의 주제는 ‘코로나 팬데믹 1년, 대세가 된 스트리밍 서비스’다.
먼저, 1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글로벌 가입자 2억 명을 돌파한 넷플릭스와 사업 시작 1년여 만에 넷플릭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한 디즈니+의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와 영화 시장 전통의 강호 HBO의 움직임, 다큐멘터리 장르의 가능성을 보여준 디스커버리+의 도전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더불어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콘텐츠의 힘과 가능성도 살펴본다.
2부 ‘뉴스 미디어와 플랫폼’에서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FCC 위원장 대행으로 임명된 제시카 로젠워셀의 미디어 정책 방향을 전망하고, 온라인 구독 시장으로 새 미래를 만들어가는 뉴욕타임스와 틈새 구독 시장을 공략하는 블룸버그 미디어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상파 및 케이블 유료시장이 축소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뉴스 미디어들의 생존을 위한 움직임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3부 ‘소셜 미디어와 IT 기업’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사용자 및 매출 쏠림 현상이 커진 여러 소셜 미디어들의 분위기를 전한다. 틱톡이 만든 숏폼 동영상 시장에 대항마로 등장한 스냅챗의 움직임과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클럽하우스’의 성장, 기업들이 클럽하우스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도 짚어본다.
4부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극장에 가지 못하는 동안, 할리우드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 및 드라마 시장을 장악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약진을 살펴본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사실상 그들만의 잔치로 만든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기업들의 수상 현황을 정리하였고, 자존심 높은 미국 드라마 및 영화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는 한국 영화와 글로벌 드라마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