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비밀이 많아지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피콕의 신규 가입자 공개 누락 이유는?
(2021-10-29)
“피콕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앞서가고 있다.그러나 신규 가입자 숫자는 공개하지 않겠다.”
NBC유니버셜의 CEO 제프 쉘(Jeff Shell)이 10월 28일(목)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의 실적에 대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NBC유니버설은 스트리밍 서비스 신규 가입자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제프 쉘 CEO는 모회사 컴캐스트(Comcast)의 3분기 견조한 성적 발표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 현황을 언급했습니다. 컴캐스트의 2021년 3분기 순이익은 40억4,000만 달러(주당 86센트)로 전년 20억2,000달러에 비해 두 배가 올랐습니다. 팩트셋(FactSet) 등 시장 예상(30억3,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도쿄올림픽 개최(NBC)로 인한 광고 증가와 테마파크(유니버설 스튜디오) 관람객 증가에 힘입었습니다. 또 팬데믹이 계속되면서 인터넷 가입자도 계속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미디어 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피콕의 성장에 대해선 불투명한 기조를 보였습니다. 도쿄올림픽 당시 일부 경기를 독점 중계했던 스트리밍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지만, NBC는 신중했습니다.
45분간 이어진 제프 쉘 CEO의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자세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장 의구심이 집중됐습니다. 미디어 기업들은 넷플릭스, 디즈니+ HBO MAX 등 스트리밍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분기 가입자 숫자를 공개하며 자랑하는 것이 행사처럼 여겨졌었습니다.
하지만, NBC는 이번엔 조용했습니다. 지난 7월 NBC는 (6월 30일 기준) 5,400만 명의 활성 이용자(active accounts)를 기록했고 이들 중 2,000만 명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용하는 월간 활성 시청자(active monthly viewers)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NBC유니버설은 오는 2024년 월간 활성 이용자 숫자가 3,000~3,5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숫자는 경쟁사인 넷플릭스나 HBO MAX에 비해 턱없이 실망스런 수준입니다.
[숫자 공개 거부 전략적 모호성? 혹은 실적 부진?]
NBC유니버설의 피콕은 지난해인 2020년 4월과 7월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4월에는 케이블TV회사인 모회사 컴캐스트의 방송과 인터넷 가입자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7월은 일반 가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올해(2021년)가 서비스 시작 1년 정도 되는 셈입니다. 요금제는 다소 복잡합니다. ‘광고 기반 완전 무료(베이직)’, ‘광고 기반 저가 상품(5달러 피콕 프리미엄)’. ‘광고가 없는 프리미엄 상품’ 등입니다. 캠캐스트의 케이블과 인터넷 가입자들에게는 피콕 프리미엄이 무료료 제공됩니다.
당초 스트리밍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도 많았지만 1년 동안 NBC유니버설은 경쟁사와 유사하게 피콕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쉘은 실적 발표에서 “피콕에 대한 모든 것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모든 자료가 성장하고 몇 백 만 명의 가입자가 추가로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쉘은 규모를 유추할 수 있는 지표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했지만 훌루의 3분의 1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훌루가 이룬 성과를 1년만에 달성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디즈니에 따르면 7월 기준 훌루의 가입자는 4,280만 명 정도입니다. 훌루의 서비스 이용료는 월간 4.99달러. 광고를 포함하지만 전체 가입자가 유료입니다. 그러나 피콕은 유료와 무료 가입자가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피콕의 자리는 아직은 미미합니다. 수요도 잘 잡히지 않습니다. 대표작이 없기 때문입니다. 피콕의 경우 넷플릭스나 디즈니+(만달로리언), 애플 TV+(테드라소), HBO MAX(The Mare of Easttown) 대비 대표 오리지널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피콕은 프로레슬링(WWE)나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을 중계했지만 이렇다할 대형 콘텐츠가 없었습니다.
쉘은 스트리밍 강화를 위해 ‘극장 동시 개봉(Day and date)’도 언급했습니다. 제프 쉘은 10월 ‘할로윈 킬(Halloween Kills)’과 지난 여름 ‘보스 베이비(Boss Baby)’시즌2를 극장과 피콕에 동시 개봉해 큰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 정책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NBC방송과 스트리밍에 동시 공개된 재난 드라마 ‘라 브리아(La Brea)’는 피콕 런칭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콕의 광고 매출은 증가세]
피콕의 광고 매출은 증가세라고 답했습니다. 런칭 당시 광고를 확약한 사업자들에게 이제 일반 광고주까지 확대됐습니다. 3분기의 경우 광고 일반 청약이 본격화됐습니다. 광고의 경우 2022년 동계올림픽 경기와 2월 NFL 슈퍼볼로 미래가 더 기대된다고 쉘은 평가했습니다. 이 부분은 피콕의 강점입니다. 스포츠가 있고 넷플릭스는 광고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줄어들자, TV와 영화 제작이 본격화되면서 피콕에 공급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3분기와 4분기 피콕이 본격적으로 스트리밍 콘텐츠 경쟁이 뛰어들 것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이럴 경우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스트리밍 발 오리지널 경쟁의 바다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넷플릭스도 4분기 기대작을 쏟아붇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피콕 한국 진출은 언제]
피콕은 아직 한국 진출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컴캐스트는 자회사인 Sky를 통해 유럽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바이어컴CBS와 유럽을 위한 스트리밍 합작사도 운영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상대적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이 느립니다. 그러나 경쟁사인 디즈니+가 11월 12일 한국 시장에 들어오고 이에 앞서 애플의 TV+가 한국에서 서비스된다는 점에서 볼 때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편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NBC의 피콕은 다큐멘터리와 뉴스, 스포츠 콘텐츠에는 상대적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 진출에 필수적인 드라마 등은 타사에 비해 다양성이 약합니다. 이에 해외 진출에서는 현지 사업자와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애플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애플은 11월 4일 한국 진출에 앞서 오리지널 콘텐츠 ‘닥터 브레인(Dr. Brain)’ 런칭 계획을 밝혔습니다. 애플은 한국 등 17개 국에서 애플 피트니스+ 등을 묶은 구독 서비스 애플 원 프리미어(Apple One Premier subscription)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본격적인 구독 서비스 경쟁이 시작되는 겁니다.
글로벌 서비스들의 해외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제작 시설 확보 싸움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현재 미국 뉴저지주 포트몬머스 군기지(Fort Monmouth Military Base) 89에이커 크기 부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튜디오 증설을 위한 행보인데 가격은 5,400만 달러(632억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게임과 장난감 제조회사 하스브로(Hasbro)도 현재 TV와 영화 제작 시설을 30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제작과 유통 경쟁이 벌어집니다.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