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넷플릭스가 '볼링 게임'에 집중하는 이유는?/하우스 오브 카드로 보는 그들의 게임 전략
지난 11월 2일 게임 시장에 공식 진출한 넷플릭스. 2달 성적은 좋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는 수준. 게임 분석 결과 기묘한 이야기 등 IP기반 게임 성적이 좋지만 넷플릭스는 볼링, 슈팅 등 단순 캐주얼 게임을 대거 내놨음. 넷플릭스가 볼링에 열중하는 이유는 과거 콘텐츠 구독 전략과 유사하다는 분석. 캐주얼로 시장 장악 후 오리지널 게임으로 지배.
(2021-12월 24일)
지난 11월 2일 넷플릭스는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처음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앱에 게임을 포함시켰습니다. 게임 시장에 진출한 겁니다.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도전에 말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새로운 앱을 내놓지 않고 자사 앱에 게임 기능을 포함한 것에 대해 이용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있었습니다. (게임 앱을 다운 받는 형태지만, 클릭하면 넷플릭스 아이디 등과 연동됩니다.) 게이머들과 스트리머들은 성향이 다소 다른 사람들이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아직 공식적인 게임 성적표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게임 시장 2달 성과]
이에 외부에서 간접 예측한 분석 자료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지난 11월 2일 이후 넷플릭스 게임은 전통적인 개념에서 ‘시장 성공’이라고 부를만한 작품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입소문이 아직 많이 나지 않았고 넷플릭스 아이디가 있어야하는 등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예측됩니다. 여전히 게이머 사이에선 게임을 위해선 게임 앱이나 콘솔을 이용해야 한다는 성향이 강합니다. 물론 반대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선 넷플릭스가 1순위입니다.
이제 서비스 시작 두 달이 갓 넘은 상황에서 실망하기는 이릅니다. 버라이어티도 “지금 상황이 넷플릭스 게임 시장 진출의 부정적 사인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렸습니다.
넷플릭스는 11월 초 2종의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게임과 야구 등 3종의 다른 캐주얼 모바일 게임(Shooting Hoops, Card Blast!) 을 내놓은 바 있습다. 정리하면 2종은 넷플릭스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IP게임이고 나머지는 일반 범용 캐주얼 게임입니다.
두 달이 지난 시점, 어떤 게임이 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까. 넷플릭스 게임을 하기 위해선 구글 플레이 등의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각 게임의 개별 성공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분석 결과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1984’ 게임이 현재까지는 시장 인기 수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다. 11월 1일부터 12월 12일까지 이 게임은 넷플릭스 사용자들이 사이에서 64만2,000번 다운로드됐습니다.
전체 게임 시장 기준으로 보면 그리 높은 수준의 성과는 아닙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모바일 게임이 단기간에 큰 인기를 끌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나쁜 성적이라고도 볼 수 없습니다. 게임 시장에서 초기 열풍을 여는 콘텐츠는 대부분 PC, 콘솔 등 대형 작품들입니다.
특히, 넷플릭스가 런칭한 10개 모바일 게임(Dominos Cafe 등) 중 콘텐츠와 관련된 게임 2개는 공개 첫 주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받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콘텐츠를 본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인 만큼 인지도가 높은 드라마 기반 게임이 더 많은 집중도가 생긴 겁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이용률은 알 수 없습니다.
[넷플릭스 게임 전략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과 유사]
넷플릭스 게임에 대해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 부분은 IP가 아닌 일반 캐주얼 게임입니다. 넷플릭스는 카드 게임이나 단순한 퍼즐 등 넷플릭스 IP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게임도 다수 내놓습니다. 다른 게임 회사들도 다 있는 게임을 넷플릭스가 한다는 것은 경쟁력이 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생각은 달라 보입니다.
넷플릭스가 캐주얼 모바일 게임을 추가하는 이유는 더 많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인도와 같이 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는 곳에선 ‘이런 게임들이 넷플릭스에 관심’을 가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게임은 무료인 만큼 성장하는 시장에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인도 밴처캐피털 세쿼이아 인디아(Sequoia India)는 지난 2021년 11월 인도의 모바일 게임 시장이 2020년 10억 달러에서 2025년 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시장 성장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인도 등 해외 가입자 증가는 넷플릭스에 매우 중요합니다. 북미지역 가입자 증가 점유율은 2021년 3개 분기 동안 전체 증가의 1%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캐주얼 게임 탑재 전략은 넷플릭스의 현 단계로선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넷플릭스는 자사 캐주얼 게임이 가족 게임으로 발전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이 (유해한 것 없는) 게임을 그냥 즐기게 놔두거나 함께 즐기는 겁니다. 드라마 캐릭터에 기반한 심각한 롤 플레잉 게임보다는 단순히 쏘거나(Shooting Hoops), 굴리거나(Bowling Ballers) 하는 게임이 인기를 끌기는 더 쉽습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보는 넷플릭스 게임 전략]
넷플릭스에는 콘텐츠에 기반한 작품인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나 보다 복잡한 그래픽이 적용된 알파벳 익스트림(Asphalt Xtreme)과 같은 게임도 물론 있습니다. 알파벳 익스트림은 게임로프트(Gameloft)가 개발한 게임입니다.
앞으로는 구독 모델 전략상 넷플릭스는 ‘고객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게임들을 더 많이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징어 게임’, ‘브리저튼’ 등 오리지널 콘텐츠와 연관된 작품들이 그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속도 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1997년 서비스 런칭 이후 2013년이 되어서야 오리지널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를 내놓은 콘텐츠 전략과 유사합니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는 게임 시장에 대해 신중한 접근(measured approach)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21년 2분기 실적 발표(Q2 earnings report)에서 넷플릭스는 게임 시장 진출을 밝히면서 “우리는 지금이 우리 가입자들이 게임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배울 시점(we think the time is right to learn more about how our members value games)이라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는 그들의 가입자들이 게임이 서서히 스며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에서에서와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전형적인 빅테크 등 플랫폼들의 경영 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게임도 나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