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디즈니+의 아버지 '케빈 마이어'는 3년 회사 코코멜론에 3조 5,500억 원을 투자했나/깐부의 위력
디즈니+를 런칭했던 최고의 미디어 전문가 케빈 마이어 유튜브 채널 '코코멜론'을 가진 문버그 스튜디오에 30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 캐릭터가 빈약하다는 지적에도 마이어가 베팅한 이유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대와 '미래 확장성'. 유튜브, 넷플릭스 등 어린이 콘텐츠 대거 공급 예정/디즈니+ 오는 12일 2주년 맞아 다양한 이벤트 진행
(2021-11-09)
어린이 유튜브 채널 코코멜론(Cocomelon)와 블립피(Blippi) 운영으로 유명한 문버그(Moonbug Entertainment) 스튜디오가 전직 디즈니 CEO 케빈 마이어(Kevin Mayer)가 세운 사모 펀드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얼마 전 들려왔습니다. 매각 가격은 무려 3조 5,500억 원인 30억 달러입니다.
이 사모펀드의 뒤에 있는 메인 투자자는 세계적 투자 회사인 블랙스톤(Blackstone)입니다. 블랙스톤이 만든 미디어 투자 회사(스트리밍)가 이 사모펀드인데 마이어와 함께 디즈니에 함께 근무했던 톰 스태그(Tom Stagg)도 이 회사에 주요 경영진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두 개의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케빈 마이어의 재등장과 3조 5,000억 원이라는 인수 금액입니다. 케빈 마이어는 디즈니+를 런칭하는 등 최고의 미디어 전문가로 불립니다.
이내 미국 미디어 시장에선 2018년 설립된 이 회사를 30억 달러를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에 앞서 케빈 마이어는 지난 8월 영화 배우 리즈 위더스푼(Reeds Witherspoon)이 설립한 스튜디오 회사 헬로우 선샤인(Hello Sunshine)도 9억 달러에 사들인 바 있습니다.
애플 TV+의 히트작인 ‘모닝쇼’를 만든 위더스푼 회사의 3배가 넘는 돈을 주고 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인수한 겁니다.
가끔 사모펀드의 막대한 자금은 콘텐츠 기업의 가치 산정 질서를 역행하기도 합니다. 전략적인 투자를 한다면 헬로우선샤인 최소 5억~7억 달러 정도로 보이며 넷플릭스나 애플이라면 코코멜론에 30억 달러를 쓰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한 때 디즈니를 이끌기로 되어 있었던(밥 체이펙에 밀려난) 케빈 마이어는 다 생각이 있었습니다.
<마이어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샀습니다. >
헬로우선샤인 가격이 기업의 현재 가치를 반영한다면 문버그의 30억 달러(3조5,500억 원)에는 적립금(Earn Out)이 포함돼 있습니다.
유튜브 애니메이션 채널 및 캐릭터 ‘코코멜론’은 올해 1억 달러(1,200억 원)의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두 배가 될 수도 있다. 어린이들 사이 인기가 여전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고객 확보를 위해 가족 콘텐츠를 갈망하기 때문입니다.
올 초 문버그는 넷플릭스를 위한 스페셜 콘텐츠 제작에 합의했고 이후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와도 ‘블리피’ 제작 계약을 맺었습니다. 마이어는 “어린이를 위한 최고의 IP는 디지털 (유튜브)에서 나온다”며 “우리는 디지털 시대 미디어 컴퍼니”를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두 번째는 스트리밍에 적합한 회사라는 이유입니다. >
역사적으로 미디어는 히트 주도의 사업(hit-driven business)였습니다. 특정 분기나 년도의 기업 수익은 대형 영화나 음반의 성과에 달려 있었습니다. 적게 투자해서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습니다. 한 편이 대히트를 치면 그해에 모든 성과를 하나의 기업의 가지고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이런 질서는 바뀌고 있습니다. 홈런타자보다는 안정적인 타율을 올려주는 호타준족의 성실한 타자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서비스 전 모든 투자가 완료되고 모든 권리가 이전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선 수익의 안정성이 보다 중요합니다. 주식보다는 채권입니다.
방송사 즉, 스테이션(Station)의 경우 아침 시간은 쉬어갈 수 있지만, 스트리밍은 다양한 국가와 시간에 접속하는 구독자들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또 몰아보기(Binge Watching)을 하는 시청 패턴은 대작보다는 다양한 수작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어린이들의 충성도가 높은 코코멜론은 자격이 충분합니다.
<세번째는 깐부(오랜 친구)입니다. >
마이어와 스태그는 오랫동안 디즈니에서 근무했습니다. 이들은 현재 이사회의 의장으로 있는 밥 아이거(Bob Iger) 당시 디즈니 CEO와 함께 마블(Marvel), 루카스필름(Lucas flim), 그리고 유튜브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메이커(Maker)를 인수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지금의 IP회사인 디즈니를 만든 겁니다. 알다시피 마블과 루카스 필름 인수는 디즈니를 지구상 최고의 콘텐츠 기업으로 만들어줬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유튜브에 콘텐츠를 공급하던 메이커 스튜디오는 아니었다. 지금과 같은 숏 폼 트렌드가 일반화되기 전부터 숏 폼 콘텐츠를 생산해왔던 이 회사는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의외의 인연을 만납니다. 바로 문버그의 공동 창업주이자 CEO인 르네 레쳇만(Rene Rechtman)입니다. 레쳇만은 유튜브 실시간 채널을 운영하던 메이커 스튜디오에서 크리에이터 플랫폼에서 성공하는 노하우와 캐릭터의 소중함을 경험했습니다.
이어 2018년 회사 설립 후 문버그는 전래 동요 테마 영국 애니메이션 시리즈 ‘리틀 베이비 범(Little Baby Bum)’을 인수했습니다. 드디어 2020년에는 ‘코코멜론과 블리피’를 인수하기 위해 일부 주식을 라이네 그룹(Raine Group)에 매각했습니다.
그의 이런 도박은 통했습니다. 레체만은 마이어를 만기기 전에 기업 공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이어는 이 회사에게 독립 스튜디오로 남을 수 있는 최상의 제안을 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디즈니가 아닌 밖에서 손을 잡았습니다.
문버그는 주된 수익원은 유튜브입니다.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리고 이를 통해 광고 매출과 협찬, 저작권 사업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수익 구조를 우려하지만, IP가 있는 한 회사의 미래는 밝습니다. 확장성이 큽니다.
문버그의 유튜브 구독자는 현재 1억2,000만 명이 넘습니다. 또 매달 3억 뷰가 넘는 시청자를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코코멜론은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유튜브 채널 입니다.
걱정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문버그가 마블처럼 다양한 캐릭터들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나 블랙스톤이 돈을 투자하면 새로운 히트작 탄생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어의 표현으로는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모펀드(블랙스톤)에 접근”이 가능합니다.
미디어 사모펀드는 스트리밍 서비스 이후 미디어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케빈 마이어와 스태그가 만드는 사모펀드 회사도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 TV프로그램과 영화를 공급하는 독립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independent entertainment studio)가 목표입니다.
애플 TV+ 등에 많은 드라마를 공급하는 헬로우 션샤인은 어린이들을 위한 드라마, 영화를 만들고 문버그는 어린이를 위한 캐릭터 애니메션을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케빈 마이어와 톰 스태그의 다음 인수 타깃은 게임이나 E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판이 커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은 어떻게 생존할지는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합니다.
한편, 디즈니(Disney)의 디즈니+가 오는 11월 12일 런칭 2주년을 맞습니다. 디즈니는 12일을 디즈니+의 날이라고 지칭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벌입니다. 한 달 간 2달러(2,400원) 구독료 행사도 합니다.
2019년 11월 12일 런칭한 디즈니+는 디즈니+는 2021년 8월 말 현재 1억1,6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입자 규모로는 넷플릭스(Netflix),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등에 이어 3위입니다.
디즈니+는 서비스 2년 만에 빅3 지위를 공고히 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수도 그렇고 가입자 규모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즈니+는 11월 12일 한국 시장에도 진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