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미국의 문이 열리자 넷플릭스의 미래도 열리다./3000억 달러 클럽 가입한 넷플릭스
미국 팬데믹 제한 풀려 영국인 입국 허용, 영국에서 상당수 물량 제작하는 스트리밍 스튜디오 관계자들도 잇달아 방미해 제작 협상, 영국과 미국의 밀월이 다시 강해지는 분위기. 이에 따라 넷플릭스가 가장 큰 탄력 받을 것으로 예상. 한국 등 경쟁 서비스는 긴장해야 하는 분위기
(2021-11-16)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막혀 있던 영국 민간인들의 미국 방문길이 다시 열리자 영국 TV스튜디오 임원들과 제작진들이 잇달아 미국으로 입국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단됐던 제작 논의 및 프로그램 공급 협상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데드라인(Deadline)은 BBC스튜디오 등의 거물급 인사가 미국으로 들어왔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지난 2년 간 미국과 영국 미디어 기업들은 여행 제한 규정 때문에 줌(Zoom)과 같은 영상 화의를 통해 프로그램 판매 협의 등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11월 8일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한 이들과 72시간 내 음성 판정을 받은 증명서를 가진 영국인의 미국 입국을 허용한 이후 막혀 있던 대면 회의가 급속도로 잡히고 있습니다.
줌이 지난 2년 간 양국 간의 콘텐츠 협력을 중단 없이 가능케 했습니다. 현재 많은 미국 편성 작품이 영국에서 제작 중입니다. 애플 TV+의 ‘슬로우 호스(Slow Horses)와 HBO의 ‘왕좌의 게임’ 프리퀄 ‘House of Dragons’도 영국 로케가 한창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은밀한 내부 협상이나 아이디어 교환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대면 협상 이후 더 많은 작품과 촬영이 미국과 영국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할리우드 업계 관계자도 데드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도 촬영이 재개 되면 영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 교류와 제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미국과 영국에서 프로덕션 매니저 등 각종 현장 인력의 구인난도 생기고 있습니다.
[미국-영국의 밀월, 한국에 미칠 영향]
영국과의 직접 소통을 가장 반기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단연 넷플릭스(Netflix)입니다. ‘더 크라운’. ‘브리저튼’, ‘섹스 에듀케이션(Sex Education)’ 등 영국에서 제작된 작품을 가장 많이 상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12월 편성 예정인 ‘위처(The Witcher)’도 지금 영국에서 촬영이 막바지입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영국에 대규모 제작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이외에 지역 중 영국은 넷플릭스 제작 시설 규모가 가장 큽니다. 런던 외곽 파인우드(Pinewood)의 쉐퍼톤 스튜디오(Shepperton Studios)에 이어 지난 9월에는 롱크로스 스튜디오(longcross Studio)도 계약했습니다.
참고로 24만 평(80만9,000제곱 미터) 규모 롱크로스 스튜디오는 마블 영화와, 영화 ‘스타워즈’를 찍었던 곳입니다. 넷플릭스는 올해(2021년)에만 60여 편 10억 달러 이상을 제작비로 영국에 투입합니다.
영국을 중심으로 한국 등에서 글로벌 콘텐츠를 대거 아웃소싱(Outsourcing)하게 되면 넷플릭스의 힘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디즈니+와 애플 TV+에 공습에 이어 넷플릭스의 바람이 더 강해질 경우 중소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의 독자 생존에는 위협입니다.
[3000억 달러(353조 원) 클럽 가입한 넷플릭스]
글로벌 생산 체계를 갖춘 넷플릭스의 힘은 지난 3분기 실적에서 드러났습니다. ‘오징어 게임(The Squid Game)’에 힘입은 넷플릭스가 44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한 반면, 디즈니+(Disney+)는 210만 명이 추가에 그쳤습니다.
넷플릭스의 부상은 기업 시가 총액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 11월 12일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2번 째 생일에 디즈니를 시가 총액에서 앞섰습니다. 미국 증시가 마감된 후 넷플릭스의 시가 총액이 3000억 달러를 돌파한 겁니다.
당시 디즈니는 지난 10일 발표된 7~9월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210만 명 가입자 증가)로 인해 주가가 떨어져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위치가 바뀌는 골든 크로스(Golden Cross)가 일어났습니다. 11월 12일의 경우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이 3,020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디즈니는 2,900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물론 ‘오징어 게임’의 화제성 때문입니다.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시가 총액 역전은 2021년 10월 29일 처음으로 일어났는데 이제는 추세적인 분위기로 굳어지는 모양새입닙다.
반면, 지난해 12월 11일 투자자의 날 디즈니+ 큰 성과를 공개하며 처음으로 시가총액 3,000억 달러 클럽(3,180억 달러)에 가입한 디즈니는 그 지위를 두 달도 안돼 내줬습니다. 디즈니의 시가 총액은 지난 1월 27일 3,0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진 바 있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11월 15일 현재에도 3,020억 달러로 디즈니에 앞서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3분기 실적에서 ‘오징어 게임’ 등이 선전했기 때문입니다. 3분기 넷플릭스는 440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