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스트리밍 시장을 위한 애플(Apple)의 스타워즈
최근 에미상에서 코미디 시리즈 '테드 라소(Ted Lasso)'로 최고 시리즈상 받은 애플. 이 여세를 이어 올 연말 공격적인 콘텐츠 편성.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만한 SF장르 잇달아 공개. 그동안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편견 벗어나 글로벌 스트리밍 사업자와 한판 준비 중. 국내 진출에도 영향 미칠 듯.
(2021-10-04)
애플은 지난 9월말 끝난 제 73회 에미상 시상식을 휩쓸었습니다. 수상 부문 4개로 양적 승부는 넷플릭스(Netflix)에 졌지(44개)만, 최고 코미디 상을 받은 ‘테드 라소(Ted Lasso)’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애플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충분했습니다.
사실 2019년 11월 스트리밍 시장에 들어온 애플은 그동안 정중동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닝쇼(Morning Show)’ 등 일부 화제작을 냈지만, 빈약한 콘텐츠 라인업으로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애플이 아이폰을 팔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TV+)를 이용한다는 부정적 의견도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후 애플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스트리밍 시장에서 공격 모드로 전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10월 이후 공개될 프로그램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파운데이션(Foundation)’도 그렇고 ‘FINCH’, ‘The Shrink Next Door’ 등 다양한 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신작들을 대거 선보입니다. 특히 애플 TV의 주된 무기는 ‘SF장르 오리지널 콘텐츠입니다.’
[애플 TV+의 스트리밍 스타워즈]
SF신작 ‘파운데이션’은 애플의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 신작으로 꼽기 충분합니다. 애플에 따르면 파운데이션 두 개 에피소드의 제작비는 왠만한 영화들을 뛰어넘습니다.
제작자인 데이비드 s 고이어(David S. Goyer)도 할리우드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수백년의 다른 제국들을 구현하는데 큰 비용이 들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애플은 10월 22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TV드라마 SF시리즈 ‘인베이즌(Invasion)’도 공개합니다.
이외 제작비가 2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 작품(Stowaway)도 공개하는 등 SF시리즈를 계속 선보입니다. 물론 엄청난 콘텐츠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들입니다.
애플이 SF에 집중하는 건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이전에도 보면 SF장르 작품들은 글로벌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효과적이었습니다. 일단 공통 코드로 이해가 쉽습니다.
또 고도화된 SF효과, 대형 예산 투입 등은 모든 나라 유니버설한 오디언스가 좋아하는 요소입니다. 한국판 좀비 드라마 ‘킹덤(Kingdom)’이 그랬고 AMC의 ‘워킹데드(The Walking Dead)’와 ABC의 ‘로스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들 작품 중 하나만 클릭해도 애플 TV+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애플 TV+의 경우 글로벌 시장 가입자 4,000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 7월 디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이 중 유료 구독자는 2,000만 명 수준입니다.
심지어 최근 국제 연기자 협회(International Alliance of Theatrical Stage Employees (IATSE))는 미국과 캐나다 가입자가 2,000만 명 이하(20 million subs)라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애플의 경우 글로벌 시장 생존 경쟁을 위해선 가입자 확대가 절실합니다.
이에 반해 같은 달 데뷔한 디즈니+는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출시 5개월도 안돼 5,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인도 등의 지역에서는 8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9월 현재 디즈니+는 가입자 1억 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애플 TV+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유고브(Yougov)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10%만이 애플 TV+를 사용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광고 탑재 버전은 훌루(Hulu)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SF장르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이런 현상은 애플이 일반인들의 콘텐츠 소비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이 큽니다. ‘모닝쇼’나 ‘테드 라소’가 명품 드라마지만,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로 구독자들을 대거 유입시키기에는 힘이 부족합니다.
이전에도 편당 1,500달러 이상을 투입한 제이슨 모모아(Jason Momoa) ‘SEE’가 있었지만 난해한 스토리로 인해 인기는 신통치 못했습니다. TVISION조사에 따르면 ‘시’는 애플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시청률이 현저히 떨어습니다.
이제 애플은새로운 SF장르에 TV+ 고객 유입 역할을 맡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은 5억 달러 이상의 마케팅 비용와 애플 TV+는 매주 한 편의 드라마나 TV 신작을 내놓습니다. SF작품들과 함께 애플은 우주로 갑니다.
애플은 ‘파운데이션’과 ‘인베이전’에 이어 애플 TV+는 SF영화도 준비 중입니다. 오는 11월에 공개되는 톰 행크스(Tom Hanks)의 영화 ‘핀치(Finch)’도 세계 종말 이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주인공을 그린 SF영화입니다.
SF대작들이 시장에서 실패할 수도 있지만, 애플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다 더 확산됐고 구독 경제가 일반화됐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애플은 지난 2분기 기준 340억 달러(40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현금 보유고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들 콘텐츠를 무기로 디즈니+와의 결전을 준비합니다. 조만간 한국에서도 이들의 결전을 볼 날이 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