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투자 대비 효율이 최고인 '오징어 게임(Squid Game)', 디즈니에서도 나올까.
한국산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 흥행 열풍 이어가는 가운데 넷플릭스, 이 작품 제작비 공식적으로 밝혔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제작비(8편)는 2140만 달러, 편당 240만 달러(28억 5,000만원 ) 규모. 이에 반해 '더 크라운'은 편당 94억 달러, 디즈니의 '완다비전'은 편당 296억 원의 큰 차이. 한국 드라마의 뛰어난 효율성
(2021-10-15)
오늘도 한국산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가 역대 작품 중 가장 많은 시청자 수 1억1,100만 명을 돌파했다(25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사업자들의 제작비 투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흥행할 만한 IP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맞붙습니다. 때로는 경쟁사에 비해 우세해 보이기 위해 주주들에게 투자 규모를 부풀리기도 합니다.
오징어 게임 편당 제작비 28억 5,000만 원
그러나 항상 대작이 큰 성과를 가져다 주지 않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기존 IP를 활용하지 않아 투자비가 적게 들었으며 제작비도 최소였습니다. 넷플릭스는 공식적으로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9편 에피소드)를 2,140만 달러, 한국돈으로는 253억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유사한 숫자는 한국에서도 공개된 바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미디어 전문 기자인 루카스 쇼(Lucas Shaw)도 최근에 이를 보도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는 확인을 거부했다고 인사이더(Insider)는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오징어 게임’의 투자 대비 효율은 어느 정도 일까요. 물론 문화 상품을 숫자로만 따질 수 없지만 비즈니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에 5억 달러(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가운데 9편 에피소드를 가진 ‘오징어 게임’의 편당 투자 비는 240만 달러입니다. 28억 5,000만원입니다. 한국에선 적은 돈은 아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왠만한 할리우드 드라마 기준으로는 저예산입니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가 1억1,100만 명을 확보했고 앞으로 더 늘어난다고 하니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효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드라마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와 ‘더 크라운(The Crown)’은 제작비가 오징어 게임의 3배에 가까운 편당 800만 달러(94억 원) 였습니다.
이에 비해 ‘기묘한 이야기’ 시즌3는 넷플릭스의 역대 6번 째 규모의 제작비를 제출했으며 ‘더 크라운’ 10위 안입니다. 다른 회사로 확장시켜보겠습니다.
디즈니+의 만달로리언 1억2,000만 달러 투입
지난 10월 14일 한국 진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 디즈니+(Disney+)의 마블(Marvel) 시리즈는 돈을 많이 쓰기로 유명합니다. 오리지널 드라마 ‘완다비전’와 ‘팔콘&윈터솔져’는 영화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됐습니다.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이들 작품의 편당 제작비는 2,500만 달러, 296억 원입니다. ‘오징어 게임’의 전체 제작비보다 비쌉니다. ‘만달로리언(The Mandalorian)’ 시즌 1도 편당 제작비가 1,500만 달러였습니다. 전체 시리즌 8편인데 1억2,000만 달러나 투입됐습니다.
애플과 아마존도 거대 제작비
테크 대기업 애플(Apple)과 아마존(Amazon)도 스트리밍 시장에 돈을 쏟아 붙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향후 개봉될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드라마 시리즈에 4억6,500만 달러(5,517억 원)를 섰다고 밝혔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20배가 넘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판권(Rights) 비용 2억5,000만 달러가 포함됐습니다. 애플의 ‘모닝쇼(The Morning Show)’는 2개 시즌 제작비가 3억 달러입니다. 지나치게 많이 투입됐지만 그렇습니다. 지난 2019년 애플이 공식 서비스하기 전 수석 제작자인 미니 레더(Mimi Leder)가 인터뷰한 숫자이니 맞을 겁니다.
이하는 인사이더가 보도한 제작비입니다.
"Lord of the Rings" (Amazon Prime Video) — $465 million for first season (including $250 million for the series rights)
"WandaVision" and "The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 (Disney+) — $25 million per episode
"The Mandalorian" (Disney+) — $15 million per episode
"The Morning Show" (Apple TV+) — $15 million per episode
"The Crown" (Netflix) — $10 million per episode
"Stranger Things" (Netflix) — $8 million per episode
"Squid Game" — $2.4 million per episode ($21.4 million for nine episodes)
‘오징어 게임’은 이 기준으로는 마지막이지만, 효과는 최대입니다. 한국 콘텐츠를 넷플릭스가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어제 디즈니(Disney)는 디즈니+ 한국 진출 11월 12일에 앞서 한국 콘텐츠 투자 등 밝혔습니다.
한국 콘텐츠도 편성한다고 했지만, 정확한 투자 규모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일부 제작 콘텐츠도 소개됐지만, 넷플릭스의 5억 달러처럼 숫자를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 콘텐츠의 경제성과 효율성이 확인된 이상 디즈니도 그냥 무시하긴 어려울 겁니다. 이럴 경우 우리는 넷플릭스 외 또 다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럴 경우 넷플릭스와의 협상에서도 더 많은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제작비는 좋지만, 노동력을 갉아먹는 효율성은 시대 정신에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의 흥행 성과도 우리는 누릴 자격이 충분합니다. 지금은 ‘오징어 게임’의 2차 성공은 모두 넷플릭스가 가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