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를 위한 변명/아이폰을 위한 끼워팔기 아니다.
애플 지난 9월 14일, 아이폰13 등 하드웨어 신제품 발표하면서 애플 스트리밍 서비스의 신작 콘텐츠와 전략 공개/’모닝쇼 시즌2’, ‘파운데이션’ 등 화제성 높은 드라마 주목도 높아/디 인포메이션은 애플이 내년 매주 한편의 신작 공개하는 등 기존 아이폰 판매를 위한 부가 서비스라는 오해 탈피 전망
(2021-09-20)
지난 9월 14일 애플은 아이폰13, 스마트와치 등 대규모 신제품 이벤트에 집중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 소개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9월과 10월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는 미국 방송 시장 특성을 감안해 ‘모닝쇼 시즌2’, ‘파운데이션(Foundation)’, ‘핀치(Finch)’ 등 기존 인기 작품들의 새로운 시즌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애플 TV+는 한국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월 4.99달러로. 드라마, 예능, 자연 다큐멘터리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애플 CEO 팀 쿡(Tim Cook)은 지난 2019년 11월 이후 지금까지의 애플 TV+ 성과를 각종 드라마, 영화제 수상 실적으로 대신했습니다. 쿡 애플 대표는 “런칭 후 지금까지 130개의 상을 받았고 후보작에 오른 건 500번이 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시즌2가 공개된 시트콤 ‘테드 라소(Ted Lasso)’는 에미상(미국 시간 9월 19일 밤 공개)에 2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고 강조했습니다.올해(2021년)에미(Emmy)상의 경우 애플 TV+는 총 35개 부문 수상 후보작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테드 라소’의 힘을 알 수 있습니다.
[애플의 대표작 ‘테드 라소’의 성과]
‘테드 라소’ 출시 2년 된 애플 스트리밍 서비스의 자존심과 같은 작품입니다. 미국인 풋볼 코치가 영국 축구팀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뤘는데 미국뿐만 아니라 애플TV+ 진출 글로벌 시장에서도 꽤 괜찮은 성적을 냈습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이 작품은 애플 오리지널 평균 작품보다 6배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패럿애너리틱스에 따르면 작품 수요도도 평균보다 44.5배가 높아 향후에도 시청률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테드 라소’ 성공에 고무된 애플은 14일 제품 발표회에도 스트리밍 투자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10월 미국 방송 시즌에 맞춰 신작을 소개했는데 새로 추가된 작품들을 이전 작품에 비해 규모가 더 커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애플은 이들 프로그램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최소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보도 했습니다.
신작 소개와 함께 애플은 공유 시청 기능(SharePlay)도 소개했습니다.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HBO MAX에 이어 애플도 여러 명에서 함께 실시간으로 온라인 상에서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늘어난 온라인 경험이 영화, 드라마 관람까지 이어지는 겁니다. 정식 출시는 향후 업데이트 시점이며 공유 시청을 위한 콘텐츠 파트너, 채널 등을 계속 모으고 있습니다.
[애플TV+ 매주 1편의 신작 공개]
행사에서의 언급에서도 볼 수 있듯, 애플의 스트리밍 시장 공략은 진행형입니다. 일부에 제기되는 애플 TV+포기설과는 다른 흐름이 셈입니다.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은 앞으로도 매주 한 편의 영화나 쇼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애플 TV+의 가입자 수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에 비해 상당히 뒤쳐졌다는 것은 정설입니다.
조사 업체 암페어의 예측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애플 TV+의 가입자는 6,000만 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중 절반 가량이 유료 고객이며 나머지는 애플 기기 구매에 따른 무료 기간 이용자입니다.
[하드웨어 기업이 아닌 콘텐츠 기업으로의 전환]
그렇지만, 애플 TV+의 미래는 밝은 편입니다. 애플이 과거 폐쇄적인 정책을 버리고 시장에 적응하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애플 아이폰을 중심으로 애플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해왔습니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1위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로쿠(Roku)의 셋톱 박스 리모컨에 애플 TV+ 버튼을 넣기 위해 마케팅비를 집행했습니다. 다른 회사의 하드웨어에 애플 로고를 부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대원칙을 깬 겁니다. 업계에서도 아주 큰 사건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로쿠’는 지난 8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가 5,500만 명에 달합니다.
라이트쉐드 파트너스(LightShed Partners)의 미디어 애널리스트 리치 그린필드(Rich Greenfield)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쿠에) 로고 버튼을 삽입한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그동안 사람들은 애플이 로쿠를 대체하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애플 TV+를 위해 다른 애플 TV셋톱 등은 정리했습니다. 제품 라인업을 단순화 한 겁니다.
[케이블TV 번들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애플]
애플 TV+성장은 최근 강화하고 있는 서비스 비즈니스(services business) 매출 확대에도 중요합니다. 서비스 매출에는 TV+와 애플 뮤직 앱스토어 등 다양한 디지털 구독 상품이 포함됩니다. 지난 2분기 애플 서비스 매출은 174억9,000만 달러였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21% 수준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TV+매출은 전체 서비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습니다.
애플은 애플 TV+, 애플 뮤직, 뉴스, 피트니스 등의 구독 서비스를 묶어 애플 원(Apple One)이라는 구독 번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포함 서비스에 따라 이용 가격은 15달러에서 30달러(월) 정도입니다.
이 번들 상품의 아이디어는 케이블TV회사 타임워너(Time Warner)의 전직 임원 피터스턴(Peter Stern)이 처음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턴은 지난 2016년 애플에 합류했습니다. ‘인터넷, 전화, TV상품’ 등 번들에 익숙한 케이블TV의 묶음 상품에 애플 원이 탄생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품 홍보를 위한 플랫폼으로의 의미]
애플의 과다한 제품 간접광고(PPL)도 관심 포인트입니다. 월스트리저널은 최근 동영상 기사를 통해 ‘테드 라소’에 노출된 애플 제품을 분석했는데 분당 1.24개가 노출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노출 빈도도 그렇지만, 애플 제품은 극의 내용에 깊숙이 개입합니다.
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오리지널 드라마 ‘미스 퀘스트(Mythic Quest)’ 제작진들에게 대중의 호감이 없는 캐릭터들이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장면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애플 이외 삼성 등 다른 회사 제품은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애플 TV+의 가입자 6,000만 명에게 여과 없이 상표가 노출되는 효과는 덤이지만, 적절한 수준에서의 컨트롤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확실한 의지 보여줘야]
이제 애플에게 남은 숙제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입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클라우드라는 충성스러운 유무형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투자만 진행된다면 애플 TV+는 의미 있는 구독자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프리 카젠버그 전 퀴비 창업주는 뉴욕타임스(NYT) 팟캐스트에서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HBO 등 지금 스트리밍 서비스는 5년 뒤에도 생존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애플 TV+는 아이폰과 결합돼 완전 다른 의미로 고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플 스트리밍 서비스 회의론이 계속 나오는 이유도 확하지 않은 투자 의지 때문입니다. 애플은 투자자들에게 ‘인류와 연결되는 콘텐츠(shows that connect with humanity)’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아직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인포메이션은 애플은 스트리밍 서비스(애플 TV+)를 하드웨어를 더 많이 팔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독립적인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마존이 MGM스튜디오(85억 달러)를 인수하고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IMDB TV를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움직임과 같은 흐름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투자에서 의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 말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라이선스 콘텐츠가 없고 오리지널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점은 가입자 확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콘텐츠 퀄러티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월 5달러 정도의 가격이 이런 콘텐츠 질이라면 가입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HBO MAX 월 이용 가격 3분의 1) 심지어 애플 제품을 구입하면 1년은 무료 이용입니다.
하지만, 이에 준하는 품질을 가진 무료 콘텐츠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애플이 그들의 의지를 보여줄 때입니다. 구독자들은 한번 더 믿어볼 필요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