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2022년 글로벌 스트리밍 경쟁 치열...구독 중단 1억5,000만 명 예상/디즈니+를 위한 변명
딜로이트,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구독률과 이탈율 분석 자료 내놔. 내년 미국산 스트리밍 서비스의 잇단 글로벌 시장 진출로 해외 시장에서 보다 치열한 경쟁 예상. 이에 따라 미국과 해외에서 구독자 이탈율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 딜로이트는 광고 기반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
(2021-12-02)
지난 2019년 디즈니+(Disney+)의 시장 참전과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입자가 계속 늘어왔던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고객 이탈율(Churn rate) 증가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경쟁 가속화로 사업자 간 구독자 쟁탈전이 벌어졌고 가입 2년이 지난 지금,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 피로감도 가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경험하려고 가입했지만, 생각보다 원하는 콘텐츠가 없자 실망감에 절독하는 고객도 늘었습니다. 딜로이트 글로벌(Deloitte)은 “구독자 이탈율이 가장 큰 우려가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미국 서비스 이탈율 35%로 가장 높아]
딜로이트 전망에 따르면 내년 2022년에 글로벌 시장에서 최소 1억5,000만 명이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중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비율로 계산하면 이탈율(churn rate)은 30%에 달합니다.
딜로이트는 이탈율은 미국이 가장 높을 것으로 봤습니다. 아무래도 거의 모든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사업자 간 구독자 이동도 극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2021년 기준 미국 가구의 80%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이 중 이탈율은 35%정도라는 분석입니다.
이에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자국내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딜로이트는 리포트에서 “선두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해외 나섬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늘었지만 그 결과 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한국의 경우에도 기존 티빙, 웨이브, 왓챠 등의 구도에서 지난 11월 디즈니+(Disney+)와 애플 TV+(Apple TV+)가 가세했습니다. 이 결과 초반에 기세를 올리던 서비스들의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된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럽 상대적으로 낮은 이탈율의 비결은]
딜로이트는 이탈율에서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유럽의 변화를 주목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유럽은 미국과 유사한 미디어 소비 패턴을 보였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내년의 경우 25% 이하의 이탈율을 보일 것으로 연구소는 예측했습니다. 적게는 7%에서 많게는 23%사이입니다.
이는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미국 시장이 포화되자 유럽으로 옮겨가면서 이 시장의 로컬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 9월 독일 사무소를 확장하면서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 2021~2023년까지 독일 언어 콘텐츠에 5억9,000만 달러(약 7,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외 아마존도 유럽과 인도 시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바이어컴CBS의 파라마운트+는 지난 3월 유럽에 진출한 이후 내년 시장 공략을 위해 영국 미디어 그룹 Sky와 손을 잡았습니다. 총 20여 개 유럽 나라에서 ‘Skyshowtime’이라는 합작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진출합니다.
디즈니는 지난 11월 24일 연례 보고서를 통해 2022년에 80억 달러 이상을 더 투자해 총 330억 달러를 콘텐츠에 쏟아 붓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투자 금액 중에는 로컬 콘텐츠 개발도 포함되어 있으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한국에서 디즈니+가 고전하고 있는 것도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과 같은 똘똘한 로컬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한 것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이탈율 줄이기 위한 전략은 ‘다양성]
딜로이트는 보고서에서 이탈율을 줄이기 위해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무료 혹은 저렴한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FAST) 출시 등의 전략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광고 탑재 정도에 따라 다양한 가격으로 서비스하는 정책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조금 가볍게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기도 합니다.
특히, 라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 있는 저소득 국가의 경우 낮은 구독료를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도의 경우 이미 디즈니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은 선진국에 비해 싼 월간 가격에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도 무료나 광고 기반 서비스가 사실 지배하고 있습니다.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AVOD)는 중국과 인도에서 수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딜로이트는 구독형 스트리밍 시장의 포화도가 더 높아질 경우, 스트리밍 시장 성장률은 광고 기반 모델에 달려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광고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서비스를 통해 스트리밍 점유율을 확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하나 이상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는 미디어 기업은 이런 다층적인 스트리밍 상품 전략이 필요하다고 딜로이트는 조언했습니다.
물론 이에 앞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콘텐츠입니다. Z세대의 콘텐츠 소비 특성이 ‘절독과 구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콘텐츠가 서비스된다면 과거 가입자들은 다시 돌아옵니다. 설령 다시 떠나더라도 말입니다.
디즈니+가 한국에서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로컬도 그렇지만 더 다양한 콘텐츠가 공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버라이어티가 윕미디어(Whip Media)에 의뢰해 13세 이상 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696명)의 절반이 넘는 53%가 디즈니+의 TV나 영화 콘텐츠가 부족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콘텐츠가 매주 업데이트 되지는 않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다양성입니다. 60% 이상(38.1+25.1%)이 성인이나 청소년 콘텐츠가 더 많이 공급되면 디즈니+의 시청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5.2%에 불과했습니다.
현재까지 디즈니+에 대한 한국 지역 평가는 20~30대에게는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로컬 드라마나 영화도 볼만한 것이 없습니다. 디즈니+가 생각만큼 시장에 충격을 주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족형 서비스라는 특성상 디즈니에선 ‘오징어 게임’이 편성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 어린이들은 방과후 학원 스케줄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매일 보기엔 너무 바쁩니다. 결국 20대와 30대를 잡기 위한 싸움을 디즈니+는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