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디즈니(Disney)가 투입할 39조 원..팬데믹 이후 '2차 세계 스트리밍 대전' 예고
지난 10월 2일 새로운 회계 년도를 시작한 디즈니. 미국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만 40조 원 가량을 콘텐츠에 투자. 스포츠 중계권과 영화 스트리밍에 쓰이는 비용을 합친 금액. 이외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2차 대전에 나설 준비 중. 팬데믹 이후 다시 치열하게 붙는 스트리밍
(2021-11-26)
미국 시간 2021년 11월 25일(목) 오전 9시 미국 뉴욕에선 2년 만에 큰 대형 행사가 열렸습니다. 메이시(Macy) 백화점이 주최하는 ‘메이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Macy's Thanksgiving Day Parade)’가 2년 만에 열렸습니다.
오랜 기다림 때문인지 현장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풍선 인형으로 만들어진 많은 캐릭터와 유명인, 그리고 각종 공연을 지켜봤습니다. 메이시 광장에 등장하는 대형 캐릭터 인형들은 매년 화제인데 올해(2021) 디즈니는 디즈니+의 ‘만달로리언(The Mandalorian)’에 나오는 베이비요다(Baby Yoda)를 내세웠습니다. 이와 함께 메타의 오큘러스(Oculus)를 쓴 사람들은 스타워즈 스톰트루퍼와 우주 비행선도 볼 수 있어 화제가 됐습니다.
디즈니가 디즈니+의 캐릭터를 들고 나온 건 이 서비스가 디즈니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디즈니(Disney)는 2021년 11월 미국 추수 감사절(Thaksgiving) 연휴를 앞두고 디즈니+ 콘텐츠를 다시 정비했습니다.
마블 ‘호크아이(Hawkeye), 비틀즈 다큐멘터리(Get BACK), 나홀로 집에 리부트(Home Sweet Home Alone)등의 신작 드라마, 영화를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에 집중 투하했습니다. 이 중 ‘호크아이’는 지금까지 디즈니+에 소개됐던 어떤 마블 시리즈보다 평가가 좋았습니다.
호크아이, 클린트 바튼(Clint Barton)은 다른 히어로와는 달리 수퍼 히어로 파워는 없지만, 활과 화살을 이용해 악과 대결합니다. 그의 곁에는 블랙위도우 대신 조수 케이트 비숍(헤일리 스타인펠드Hailee Steinfeld)이 등장해 이들만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를 만들어갑니다.
[디즈니, 2022년 콘텐츠 39조 원 투입]
이 흐름을 내년에도 이어갑니다. 디즈니는 지난 10월 1일 시작한 2022년 회계 년도에서 콘텐츠 투자 금액을 330억 달러(39조 2,000억 원)으로 늘립니다. 이 내용은 11월 24일(수) 디즈니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서 밝혀졌습니다. 올해(2021년)가 디즈니는 290억 달러 정도를 투자했는데 60억 달러 가량이 늘었습니다.
콘텐츠 금액이 급증한 것은 스포츠 판권과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훌루(Hulu), ESPN+ 등에 대한 집중 투자 때문입니다. 디즈니는 미래 미디어 사업 중심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잡고 사업 구조를 빠르게 개편하고 있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디즈니는 2022년에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에 60편의 영화와 TV드라마를 쏟아냅니다. 디즈니는 현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20세기 스튜디오, 마블, 루카스필름, 서치라이트 픽처스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 전용으로 제작되는 콘텐츠도 많습니다.
제작도 활발해 집니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부(General Entertainment Content unit)는 2022년 60여 편의 예능, 30여 편의 코미디, 25편의 드라마 시리즈, 15편의 다큐멘터리, 10편의 애니메이션 등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사업부에는 ABC, Disney TV studios, National Geographic, FX Productions 등이 속해 있습니다. 스튜디오(Studios)에는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s), 디즈니 픽처스(Walt Disney Pictures), 루카스 필름(LucasFilm), 픽사(Pixar), 21세기 스튜디오(Twentieth Century Studios)가 포함돼 있습니다.
[2022년 스트리밍 서비스 2차 대전]
디즈니의 공격적인 투자로 내년(2022년) 스트리밍 2차 대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워너미디어(WarnerMedia)와 디스커버리(Discovery)가 합병을 마무리합니다.
통합 회사의 CEO가 되는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디스커버리 CEO는 첫 해(2022년) 200억 달러를 콘텐츠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23조 8,000억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올해 140억 달러를 쓴 넷플릭스 역시 내년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스포츠 중계에 투자를 하지 않는 넷플릭스의 경우 순수 스트리밍 콘텐츠 제작 규모는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웰스파고는 지난 6월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전망을 내면서 이 합병 회사(Warner Bros. Discovery)가 디즈니에 이어 2위의 콘텐츠 투자 회사가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물론 다른 회사들도 합병에 나선다면 시장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디즈니의 2024년 콘텐츠 투자 금액은 3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들의 경쟁 상대는 비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만은 아닙니다. 케이블 실시간 채널을 탑재해 현재 유료 방송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장점을 모은 가상 유료 방송 사업자(Vmvpd)도 내년에는 공격적인 시장 확장이 예상됩니다.
현재 3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TV(Youtube TV)는 유튜브에서 인기가 높은 브랫TV(Brat tv), 포켓 와치(Pocket.Watch), 복스 뉴스(Vox NEWS) 등의 채널을 추가로 편성할 계획이다. 젊은 층에서부터 어린이, 가족까지 모두 잡겠다는 전략입니다.
아울러 디즈니의 또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Hulu는 실시간 채널이 송출되는 서비스인 Hulu Live+를 디즈니+ ESPN+와 번들(Bundle 묶음)로 서비스합니다 고객 포위 전략입니다.
결국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은 피와 살이 튀는 전장이 될 겁니다.
[디즈니+의 차별화의 완성은 마블]
경쟁에선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존재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도 내년 웃는 곳과 우는 사업자가 생길 겁니다. 각자의 전략을 소개하긴 뉴스레터 지면이 좁아 ‘디즈니’의 무기 하나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디즈니 오리지널 ‘호크아이’ 클린트는 세상을 구했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잊혀진 슈퍼 히어로입니다. 클린트는 그냥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클린트는 그의 와이프(린다 카델리니 Linda Cardellini)와 아이들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지 못합니다. ‘호크아이’는 ‘어벤저스(엔드게임(Avengers: Endgame)’ 이후에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공개 직후 ‘호크아이’에 대한 비판도 일부 있지만, 순항 중입니다. 지난 2012년 코믹북에 등장하는 비숍과 호크아이의 호흡이 TV시리즈에 살아났다는 것만해도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 히어로는 디즈니+를 세계 2차 스트리밍 서비스 대전에서 구할 필살기 입니다. 이들 히어로는 지난 2019년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부터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애플과 넷플릭스는 히어로가 없고 HBO MAX가 보유한 영웅들은 다소 어둡습니다. (배트맨 등)
디즈니+는 ‘호크아이’의 출시로 9개의 슈퍼 히어로 콘텐츠를 가지게 됐습니다. 최근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디즈니의 무기는 다시 한번 확인됩니다.
버라이어티가 윕 미디어(Whip Media)에 의뢰해 미국 13세 이상 성인 6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6% 이상의 응답자가 디즈니+를 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윕 미디어는 이 응답자(survey respondent)를 대상으로 호크아이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이 결과 응답자 중 66%는 반드시 ‘호크아이’를 볼 생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보지 않겠다는 응답은 10%뿐이었습니다.
이 응답을 참고하면 ‘호크아이(Hawkeye)’는 상당한 히트작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전 작품인 ‘The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도 디즈니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상당 수준의 성공을 거둔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히어로 시리즈 완다비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설문 결과 10명 중 7명이 완다비전을 시청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응답자 절반 ‘마블 히어로 때문에 디즈니+를 본다’]
이들 마블 히어로 작품은 구독자 확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55%) 디즈니+를 구독하는 주요 요인을 마블로 꼽았습니다. 유일한 이유로 답변한 이들도 10% 가까이 됩니다. 그만큼 마블의 충성도가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마블(Marvel) 팬들은 여기서 더 나아갑니다. 마블 콘텐츠를 보려 왔다 다른 드라마 영화도 보게 되는 겁니다. 월 1만 원이 넘는 서비스를 가입한 뒤 마블 것만 보는 구독자 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이 더 많습니다. 이른바 낙수 효과입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마블팬의 63%가 마블 이외외 다른 것들도 디즈니+에서 찾아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을 시청한 한국 콘텐츠 팬들이 ‘지옥’이나 ‘갯마을 차차차’를 보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