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케이블TV의 힘겨운 선두 "이미 그들은 우리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미국 케이블 TV 1, 2위 사업자, 떠나가는 케이블 TV가입자를 차기 위한 여정 나서. 컴캐스트와 차터가 50대 50 스마트TV 등에 공급되는 스트리밍 플랫폼 공동 런칭. 이 플랫폼에는 무료 콘텐츠와 일부 케이블 TV콘텐츠도 시청 가능
스트리밍 시대, 케이블 TV 사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한국은 느리지만 미국은 매우 빠릅니다. 가입자 이탈이 말입니다. 케이블 TV 1위 사업자 컴캐스트(Comcast)는 최근 2년 사이(2020~2021) 350만 가구의 방송 가입자를 잃었습니다. 때문에 컴캐스트는 자사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에게 방송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을 끼워 판매하는 전략을 펼칩니다. 피콕은 컴캐스트의 자회사 NBC유니버설의 자회사가 서비스하는 스트리밍 플랫폼입니다.
그러나 마케팅은 임시 방편일 뿐입니다. 수동적인 태도로는 고객을 잡을 수 없자 이제 케이블 TV사업자들도 공격에 나섰습니다. 미국 케이블TV 1위와 2위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갑니다. (고전적인 멘트지만)
컴캐스트와 차터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함께 만듭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이들은 스마트TV, 커넥티드TV, 커넥티드 플랫폼(Connected Platform)에 탑재되는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함께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컴캐스트+차터=스트리밍]
컴캐스트(Comcast)와 차터 커뮤니케이션(Charter Communications), 미국에서 가장 큰 2개의 케이블TV사업자가 스트리밍 서비스에 함께 뛰어들었습니다.
두 회사는 4월 27일(수 미국 시간) 50대 50의 지분으로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 전역에 있는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4K 스트리밍 기기와 스마트TV에 제공되는 차세대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개발이 이들의 목표입니다. 소비자들은 TV를 켜면 바로 이들 플랫폼을 통해 스트리밍을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협업은 현재 스마트TV 및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컴캐스트가 서비스와 하드웨어 제공을 맡고 차터는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와 관련 컴캐스트(Comcast)는 자사의 통합 스트리밍 플랫폼 및 하드웨어인 플렉스(Flex)를 조인트벤처에 제공합니다. 또 소매 시장에 자사 OS탑재 스마트TV인 ‘XClass TV’를 유통합니다. 이 TV에는 컴캐스트가 지난 2020년 인수한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FAST) ‘수모(Xumo)’도 탑재됩니다. 차터는 초기 투자금 9억 달러(1조 1,300억 원)를 수년 간에 걸쳐 펀딩(Funding)할 계획입니다.
[스트리밍+케이블=생존]
이 조인트 벤처는 아직 공식적인 명칭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캠캐스트는 새로운 서비스가 로쿠(Roku)나 아마존 파이어TV(Fire TV), 구글 크롬캐스트(Chromcast), 애플 TV 4K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과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이란 일종의 TV스트리밍 포털로 시청자들은 이 게이트웨이(관문)을 통해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시청할 수 있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사이트를 상상하시면 됩니다.
케이블TV사업자들이 힘을 합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이들이 함께 한 이유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케이블TV는 급속한 하락 중입니다. 케이블TV의 경우 미국에서는 최근 5년 사이 1,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이탈할 정도로 빠르게 구독자가 빠지고 있습니다. 2021년에도 280만 명의 케이블TV 구독자가 서비스를 끊고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이동했습니다. 2021년 말 현재 미국의 케이블TV 가입자는 7,580만 명 가구 가량입니다.
가입자 이탈에 따른 고통은 메이저 사업자가 더 큽니다. 이제 미국에서는 2,000만 가구 이상의 가입자를 가진 케이블TV는 없습니다. 케이블TV 사업자 대부분은 TV가 아닌 인터넷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케이블TV가입자 감소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케이블TV 1위, 2위는 스트리밍에 뛰어든 겁니다. 언뜻 생각하면 케이블TV와 스트리밍이 경쟁 서비스로 보이지만 점점 싱크로율이 낮아집니다. 왜냐하면 스트리밍이 오리지널 콘텐츠와 숏 폼(유튜브 등에서 인기 콘텐츠를 편성)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케이블TV는 실시간 채널, 재방송 VOD 등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서비스의 접점이 낮다면 케이블TV사업자들도 스트리밍을 할 수 있습니다. 컴캐스트가 피콕과 Xfinity(스마트TV 스트리밍)을 함께 운명할 수 있는 것도 그렇습니다. 이들은 고객을 잡기 위해 두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면 됩니다.
당장 고객을 넷플릭스(Netflix)나 디즈니+(Disney+)에 보내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향후 전망]
조인트 벤처의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200개 이상의 스트리밍 채널과 수백 개의 무료 콘텐츠가 제공됩니다.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도 조인트 벤처 스트리밍 플랫폼에 우선 탑재됩니다. 차터도 향후 자신들의 가상 유료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스펙트럼 TV(Spectrum TV) 앱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TV도 판매합니다. 컴캐스트의 X클래스TV(The XClass TVs)는 미 전역 소매상을 통해 판매되며 컴캐스트와 차터로 부터도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 수모(Xumo)는 조인트 벤처 제품과 다른 회사 서비스에도 탑재됩니다. 오는 2023년부터 차터도 이를 탑재한 4K 스트리밍 서비스 TV와 음성 리모컨(voice remotes)을 판매합니다.
컴캐스트의 케이블 담당 CEO 데이브 왓슨(Dave Watson)은 성명에서 “차터와 협업해 새로운 플랫폼을 런칭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들 제품들은 라이브, VOD, 스트리밍 전반에 걸쳐 검색과 검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또 볼 수 있는 트렌드는 케이블TV회사들의 스마트TV 공략입니다. 여러 번 강조했지만 스마트TV는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게이트웨이가 됐습니다. 안방 TV를 장악해본 경험이 있는 케이블TV회사들은 스마트TV의 소중함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가는 자의 여유, 도망가는 자의 힘겨움]
최근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이 발표한 2022년 3월 미국 스마트TV 일일 통합시청률(하루 동안 스마트TV를 통해 보는 플랫폼 점유율 측정)을 보면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29.7%)는 지상파 방송(Broadcast 24.9%)을 넘어서 케이블TV(36.9%)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전체 시청 시간의 30%를 가까이 차지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말은 시청자들이 하루 TV를 보는 시간의 3분의 1을 스트리밍을 보는데 할애한다는 말입니다. 케이블 TV의 점유율은 2021년 5월 만해도 40%에 가까웠지만 1년이 지난 지금 30%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왔습니다.
이는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속도 조절과 관계 없이 이는 시청자 습관에 관한 문제입니다.
‘오디언스’를 이길 사업자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