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TV뉴스는 항상 온라인이다. 뉴스 애호가& 미디어 기자의 퇴장
CNN, 30년을 이어온 미디어&정치 비평 프로그램 '릴라이어블 소스(Reliable Source)' 폐지. 대학때 뉴스 비평 사이트 만들어 NYT에 스카웃되면 일약 스타가 된 진행자 브라이언 스텔터도 사임. 2013년부터 이 프로그램 진행해온 스탈터는 CNN의 '의견 뉴스' 시대의 상징과 같은 인물. CNN의 변화하는 현재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
오늘 뉴스레터는 저의 ‘뉴스레터’의 모델이 된 원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CNN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릴라이어블 소스(Reliable Source)’는 한국에서 말하는 옴브즈맨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뉴스 콘텐츠와 함께 테크놀로지, 포맷, 소셜 미디어, 정치 등 콘텐츠와 플랫폼을 모두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저도 사실 이런 종류 소통을 하기 위해 이 뉴스레터를 시작(아직 부족하지만)했습니다. 1992년 첫 전파를 탄 이 프로그램은 제가 생각하는 미디어 전문 기자의 덕목에 가장 가깝습니다. 방송-뉴스레터-뉴미디어-미디어 산업 등을 넘나드는 모든 주제를 전 이 프로그램에서 배웠습니다. 제 미디어 기자 생활의 시작을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CNN은 지난 주(8월 18일) 이 프로그램을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다소 길지만 아셔야 할 것들에 대해 전달드립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2022년 4월 세계 1위 뉴스 채널 CNN의 주인이 AT&T에서 디스커버리(Discovery, Warner Media Discovery)로 바뀐 이후 많은 질서가 변하고 있습니다. 새로 부임한 CNN CEO 크리스 리히트(Chris Licht)는 CNN을 바꾸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의견 뉴스로 전환했던 CNN은 스트레이트(Straight)와 팩트(Fact)를 내세우는 ‘초심 뉴스’로 다시 돌아가고 있습니다. 강한 정치적인 색채를 가졌던 뉴스 와이드 프로그램들은 정리되고 기자들은 이제 데스크에서 분쟁 현장으로 뛰어가고 있습니다.
CNN이 2022년 8월 18일(미국 시간) 지난 1993년부터 이어오던 미디어 저널리즘&비즈니스 비평 프로그램 ‘릴라이어블 소스(Reliable Source)’ 제작을 중단시켰습니다. 2013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브라이언 스탈터(Brian Stelter) CNN 미디어 전문 기자(The top media reporter)도 CNN을 떠나겠다고 밝혔습니다.
CNN대변인은 “매주 일요일 아침 방송되던 ‘리라이어블 소스’가 8월 21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폐지 소식은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의 첫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30년 전통 미디어 분석&비평 프로그램의 중단 여파]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한국말로 ‘신뢰할만한 정보(소스)’라는 뜻입니다.
1992년 시작돼 CNN에서 가장 오래된(30년) 프로그램인 ‘릴라이어블 소스’는 그 주의 뉴스 보도와 뉴스 미디어, 그리고 그 뒤에 숨어 있는 이면을 설명하는데 집중합니다.
특히, 해당 뉴스의 주인공, 즉 뉴스 메이커들을 직접 출연시키거나 정치 사회적으로 팽팽한 입장이 대립되는 뉴스의 경우 양측의 주장을 모두 담는 노력으로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또 뉴스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보도해왔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장점은 ‘저널리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뉴스 프로그램을 만드는 뉴스 비즈니스와 소셜 미디어 서비스, 폭스 뉴스 등 기성 미디어들의 최근 동향도 한 시간 프로그램에 담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폭스 뉴스에 대한 지나친 비판으로 우파들의 공격(폭스 포함)들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릴라이어블 소스’는 ‘라이벌 채널 폭스 뉴스(FOX NEWS)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동조자들이 퍼트리는 우파 가짜 정보를 집중 분석하며’ 정치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스텔터가 폭스 뉴스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임에 따라 폭스 뉴스도 터커 카슨(Tucker Carlson)과 숀 해니티(Sean Hannity) 등을 통해 스텔터를 비난해습니다.
‘릴라이어블 소스’는 현재 미국 미디어 산업을 분석하고 보도하는 2개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폭스 뉴스(Fox News)의 ‘미디어버즈(MediaBuzz)’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브라이언 스텔터의 전임 진행자인 하워드 쿠르츠(Howard Kurtz)가 맡고 있습니다.
2021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릴라이어블 소스’는 평균 74만 8,000명의 총 시청자(Total Viewers)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일요일 프로그램에선 최고 시청률이며 MSNBC(11시)의 같은 시간 시청률보다도 앞서있습니다. 그러나 쿠르츠의 프로그램에는 뒤져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다소 치우쳤지만 ‘릴라어블 소스’는 ‘미디어 비평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스트리밍 비즈니스, 할리우드 콘텐츠 시장 등도 뉴스 소재로 등장시켜 많은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뉴욕과 할리우드 미디어 산업을 모두 조망하는 몇 안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의미를 가진 프로그램인 만큼 ‘릴라이어블의 중단’은 CNN 내외부에서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진행자 브라이언 스텔터도 8월 17일(현지 시간)에야 프로그램 폐지 소식을 들었을 정도로 전격적이었습니다. CNN은 ‘릴라이어블 소스’ 폐지에 이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가 워너미디어와의 합병 이후 상당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절감’도 큰 이슈인 것으로 보입니다.
CNN과 HBO(MAX) 모회사 워너브러더스(Warner Bros Discovery, WBD)는 30억 달러의 경비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WBD는 HBO MAX 오리지널 영화 ‘배트걸(Batgirl)’, 사만다 비( Samantha Bee)’의 ‘풀 프론탈(Full Frontal)’ 등 유명 프로그램도 제작을 중단했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15일(미국 시간) HBO와 HBO MAX는 전체 직원의 14%(70명)에 달하는 인원을 정리해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리히트 “CNN 더 많은 변화 예상]
충격적인 소식 이후 미디어업계 시선은 이를 결정한 신임 CNN의 CEO 크리스 리히트가 만들어낼 글로벌 1위 뉴스 채널의 미래에 집중됐습니다.
리히트는 CNN을 9년 동안 이끌었던 제프 저커(Zeff Zucker)의 갑작스런 사임 이후 취임한 CEO입니다. 제프 저커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지금의 CNN앵커 시스템(색깔있는 앵커들이 자신들의 목소리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지만 ‘부하 직원과의 교제’를 회사에 먼저 알리지 않아 결국 2022년 2월 사임했습니다.
제프 저커와 크리스 리히트는 뉴스를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리히트 CNN CEO의 리더십에서 CNN은 ‘브레이킹 뉴스(breaking news)’ 배너를 축소했습니다.
한 때는 거의 모든 CNN 뉴스에 ‘속보’라는 자막이 붙어 있었습니다. 브레이킹 뉴스 배너는 주로 의견 뉴스에도 많이 붙어 사실상 ‘집중 분석 뉴스’를 예고하는 배너로 사용됐습니다. 또 일부 정치 뉴스는 보수적인 보다 색채를 강화했습니다. 기존 CNN뉴스가 진보 진영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해왔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자슬라브 CEO는 CNN이 민주와 공화당 모두가 원하는 방송사가 되길 원하고 있습니다. 일부 주주들도 자슬라브에 동조해 CNN의 정상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WBD의 주요 주주며 미디어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가지고 있는 존 말론(John Malone)도 2021년 11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CNN을 그들이 시작했던 최초의 저널리즘으로 돌리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장과 팩트, 스트레이트 뉴스 중심의 뉴스 채널로 돌아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할 당시 디스커버리와 워너미디어는 미 법무부(The Justice Department)의 합병 심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물론 존 말론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프로그램의 중단은 자신과 관계 없다고 강조했지만 의심하는 눈초리도 많습니다.
2월 제프 저커 전 CNN CEO 사임 당시, 브라이언 스텔터는 자신의 뉴스레터에서 ‘존 말론의 영향’을 언급하고 자신의 프로그램에서도 관련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조 말론의 언급(CNN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은 디스커버리가 CNN기자들을 위축시키고 보도의 공정성과독립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고 서술했습니다.
CNN 내부 직원들도 ‘존 말론이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어도 그의 생각이 회사 임원들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브라이언 스텔터에 대한 조 말론의 부정적 인식은 리히트 CEO가 CNN에서 가장 오래된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을 폐지하는데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판단이 많습니다.
대주주가 디스커버리로 바뀐 것도 CNN 보도 방향 변화에 영향을 줬습니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합병돼 탄생한 WBD(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CEO인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역시, CNN이 좌파 뉴스가 아닌 ‘뉴스채널 본연의 스트레이트 뉴스를 커버하는 곳’으로 남아있길 원했습니다. 그동안 그는 브라이언 스탈러의 ‘릴라이어블 소스’는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언론 대응방식에 대해 지속으로 비판해왔습니다.
CNN 대변인은 언론 공식답변을 통해 “일요일 프로그램 라인업을 개편하는 과정”이라며 “ 크리스 월래스의 인터뷰 프로그램 ‘Who’s Talking to Chris Wallace’ 등 몇 개의 신규 콘텐츠도 런칭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리히트는 CNN의 주말 뉴스 프로그램 라인업을 손보고 있습니다. 일요일 저녁 7시 뉴스에 전직 폭스 뉴스 앵커 크리스 월래스(Chris Wallace)를 배치했습니다. 당초 월래스는 스트리밍 서비스 CNN+의 오리지널 인터뷰 프로그램을 위해 영입된 앵커입니다.
이에 앞으로 CNN은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먼저 아침 뉴스 ‘뉴 데이(New Day)’를 전체 개편합니다. MSNBC의 유명 아침뉴스 ‘모닝 조(Morning Joe)를 만든 리히트 CEO는 취임 때 가진 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CNN 아침뉴스를 개편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간 대인 저녁 9시 프로그램도 다시 손보고 있습니다. 당초 유명 진행자 크리스 쿠오모(Chris Cuomo)가 진행했었지만 형 전 뉴욕주지사 앤드류 쿠오모의 성관련 비위를 공모했다는 혐의로 앵커에서 경질된 후 여러 명의 진행자가 맡아 돌아가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리히트 CEO는 최근 라이언 카드(Ryan Kadro) 전 CBS 모닝 뉴스(CBS This Morning) 프로듀서를 영업해 새로운 뉴스 프로그램 기획을 맡겼습니다. 리히트와 밑에서 근무했던 라이언은 MSNBC의 ‘Morning Joe’와 ‘CBS This Morning’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는 CNN에서 뉴스 9시 프로그램 개편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리히트 CEO는 ‘릴라이어블 소스’ 폐지와 관련, 뉴스룸 직원들에게 “이번 변화에 동의하지 않거나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나는 지금은 변화의 시간이고 불안하다는 것을 모두 다 알았으면 좋겠다. ”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CNN 조직 축소 등)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그는 다소 짜증을 내며 ‘정확한 경영 계획은 내부 경영진 일부만 아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 인수 이후 회사 경영 방침에 반발하는 CNN의 유명 앵커, 기자들이 잇달아 회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2022년 8월 12일 오랜 기간 CNN에서 20년 간 활동했던 제프리 투빈(Jeffrey Toobin) 법조 전문 코멘테이터(legal affairs commentator)도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릴라이어블 소스’의 중단은 직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데드라인(Deadline)이 보도했습니다.
타운홀 미팅에서 리히트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강제로 직원을 정리해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 변화는 전체 조직이 변하는 과정이며 어떤 방향이 정상적인지 체크하고 있다. 이 프로세스는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CNN을 떠나는 진짜 미디어 전문 기자]
전 CNN CEO 제프 저커는 2013년 하워드 쿠르츠(Howard Kurtz)를 대신할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진행자로 브라이언 스텔터를 영입했습니다. 그러나 9년이 지난 지금 이제 CNN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에이미 엔텔리스(Amy Entelis) CNN 인재&콘텐츠 개발 담당 부사장(executive vice president for talent and content development)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브라이언 스텔터는 CNN을 떠날 것이다. 그는 흠 잡을 때 없는 완벽한 방송인”이라며 “우리는 브라이언과 그의 팀과 함께 일한 날이 너무 자랑스럽다. 그의 영향력이 오래 동안 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텔터 역시, 성명을 내고 “CNN에서 일한 9년 동안의 시간이 매우 영광스러웠고 자신의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준 시청차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8월 21일(미국 시간) 방송되는 ‘릴라이어블 소스’가 마지막 입니다.
리히트 CEO는 ‘릴라이어블 소스’에 근무하던 제작진들은 본인이 원하는 팀에 지원할 수 있다”며 “나는 브라이언이 대학생 시절, 뉴스 분석 사이트(TVNewer)를 운영할 때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 그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릴라이어블 소스’ 프로그램은 끝나지만, CNN은 이 웹사이트는 유지해 미디어 분야 취재를 커버할 계획입니다. 브라이언 스텔터가 운영했던 CNN 미디어&정치 분야 뉴스레터(Reliable Sources newsletter)는 올리버 달시(Oliver Darcy) 선임 미디어 리포터가 맡습니다.
브라이언 스텔터는 미국 미디어 비즈니스에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올해(2022년) 36살이 된 스텔터는 뉴욕타임스에서 6년을 근무한 뒤 CNN으로 이직했습니다.
예일이나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지역 매체에서 중앙으로 진출하는 보통의 다른 뉴욕타임스 기자들과는 달리, 브라이언은 자신의 시각을 담은 TV뉴스 산업에 대한 블로그(TVNewser)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방송된 다큐멘터리 ‘1면(Page One)’에서 브라이언 스텔터는 당시 뉴욕타임스의 미디어부 에디터였던 데이비드 카(David Carr)의 조수 기자로 화면에 등장했습니다. ‘페이지 원’은 금융 위기 당시 신문 산업의 위기와 뉴욕타임스의 생존 노력을 분석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브라이언 스텔터는 뉴욕타임스가 뉴미디어의 등장 이후 변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뉴욕타임스가 자신들의 산업과 그리고 자기 회사의 미래 분석을 맡기기 위해 채용된 미디어 전문 기자였습니다.
영화에서 스텔터는 그가 왜 미디어 전문 기자로 불릴 수 있는 지 확인시켜 줬습니다. 전문 지식을 통해 많은 매력을 발산했고 뉴욕타임스가 위기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설명했습니다. 현재도 그는 미디어 산업 분석에 빠져있고 그의 생각을 트위터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그는 이런 뉴미디어에 대한 전문 지식에도 불구하고 올드 미디어의 명품 저널리스트들을 존경했습니다.
방송에서 데이비드 카나 ‘더 레이트 쉬프트(The Late Shift, the classic tale of the Leno–Letterman imbroglio)’의 저자 빌 카터(Bill Carter)에 대한 존중을 여러 번 표했습니다. 브라이언 스텔터의 명성은 NBC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당시 NBC 앵커였던 앤 커리(Ann Curry)에 대한 탐사 보도를 통해 더 높아졌습니다.
CNN에서 그의 미디어와 정치, 테크놀로지,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의 굴직굴직한 소식을 다루며 보도해왔습니다. 스텔터는 뉴욕타임스에 합류하기 전 그의 기숙사(Towson University)에서 뉴스 비즈니스 및 비평 블로그 TVNewer를 만들었습니다.
블로그에서 출발한 이 사이트는 주 7일 뉴스 프로그램 관련 소소한 소식에서 새로운 뉴스 포맷, 뉴스 프로그램 시청률, 기자, 뉴스 진행자들의 이동 소식 등을 다뤘습니다.
이후 이 사이트는 업계 소식 매체로 성장했습니다. 빠른 뉴스와 다른 사이트에서 전하지 않는 뉴스, 독특한 시각 등으로 스텔터는 대학 때부터 유명인사였습니다. 블로그 시작 당시 21살이었던 스텔터는 업계 전문가들에게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향후 이 사이트는 애드위크(Adweek)에 매각됐습니다.
제프리 W. 슈나이더(Jeffrey W. Schneider) 전 ABC뉴스 선임 뉴스 부대표(senior vice president)는 2006년 NYT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업계가 그의 블로그를 주목한다”며 “나루에 그의 사이트를 20~30번 확인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스텔터는 CNN에 근무하면서 미디어 분야 다양한 기사를 썼습니다. 2021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폭스뉴스의 가짜 뉴스를 다룬 ‘Hoax’를 출간했습니다. 또 그의 뉴스 분야 지식은 많은 콘텐츠에 영향을 줬습니다.
이에 앞서 2013년에는 미국 방송사들의 아침 뉴스 전쟁을 다룬 ‘Top of Morning’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애플 TV+ 오리지널 콘텐츠 ‘모닝쇼( The Morning Show)’에 모티프를 주기도 했습니다. 스텔터 역시, ‘모닝쇼’의 고문 프로듀서(Consulting producer)’로 활동했습니다.
뉴욕타임스에서 일할 당시, 스텔터는 당시 신임 CNN사장이었던 제프 저커에 대한 분석 기사를 자주 게재했습니다.
결국 저커는 CNN의 미디어 분석 프로그램 ‘릴라이어블 소스’를 스텔터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이때 ‘릴라이어블 소스’는 시청률이 형편 없었고 때로는 너무 어렵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그때 저커는 “그는 디지털 공간에서 성장했고 전체 경력을 미디어 산업을 분석해 쏟아 부었다.”며 “브라이언은 기자와 혁신가로서 이 분야를 깊게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라이언을 혁신가(innovator)라고 지칭한 이유는 자신만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커는 “브라이언은 자신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했고 자신의 스토리텔링을 확산시키기 위해 정보가 전파되는 수많은 방법을 활용했습니다. 그가 CNN에 새롭게 확장된 역할에 합류해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디어 혁신가의 퇴장]
CNN에서 브라이언 스텔터는 미디어 기자인 동시에 저프 저커 CEO의 내부 ‘미디어 비즈니스 운영자(in-house media operative)”였습니다. 그 스스로가 다양한 디지털 포맷을 이용해 스토리텔링을 진행했습니다.
‘릴라이어블 소스(Reliable Sources)’는 여전히 TV에서 방송됐지만 스텔터는 다양한 CNN 디지털 기사를 만들고 뉴스레터에도 진출했습니다. 스텔터의 미디어 뉴스레터는 나오마자 업계 중심에 섰습니다.
최근 몇 년 간 특히, 트럼프 대통령 시절, 스텔터는 프로그램 주제를 단순 미디어를 넘어 정치 미디어(Political Media)로 피봇했습니다. (사실 일부 에피소드는 정치이슈만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전환과 가끔 자신의 플랫폼에서 CNN 콘텐츠를 옹호하는 내용을 진행해 비난 받기도 했습니다. 일부는 그의 순수한 의지를 의심했습니다. 특히, ‘릴라이어블 소스’는 폭스 뉴스의 터커 카슨이 CNN의 중립성을 공격할 때 주요 먹잇감이 됐습니다.
브라이언은 전임 CEO 저커가 가장 좋아했던 CNN최고 스타였습니다. 그래서 제프 저커가 물러났을 때 ‘릴라어블 소스’에서 저커의 입장을 강력해 대변했습니다.
이에 대해 퍽뉴스(Pucknews)는 “브라이언 스텔터는 마치 가족을 잃은 것처럼 (오너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리히트 CEO가 부임한 이후, 브라이언 스텔터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리히트와 스텔터가 잘 맞지 않을 스타일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 둘은 리히터가 CNN에 온지 3개월이 넘었지만 거의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21년 스텔터는 CNN과 연간 100만 달러에 4년 계약했습니다. 뉴스 출연, ‘릴라이어블 소스, 팟캐스트, 뉴스레터 등을 운영하는 조건입니다.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 CNN+런칭 당시 ‘릴라이어블 소스’는 일일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스텔터 외 돈 레몬(Don Lemon), 제이크 태퍼(Jake Tapper) 등 현재 CNN의 인기 앵커 대부분도 2년~4년 정도의 계약 기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명 앵커 중심’의 뉴스를 운영했던 전임 CEO 제프 저커의 영향 탓입니다. 그러나 리히트 CNN CEO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이들의 운명도 결정됩니다.
제르미 리타우(Jeremy Littau) 미국 펜실베이니아 리하이 대학교(Lehigh University)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릴라이어블 소스와 스텔터의 작업은 미디어 성찰을 위한 희귀한 방송 플랫폼(rare broadcast platform for media introspection)”이라며 “그는 신문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침체 속에서 그는 CNN과 자기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디어의 경우라도 자기 산업과 회사를 비판하는 것은 매우 긴장되는 일입니다.
브라이언 스텔터의 사직은 제프 저커 시대가 끝났음(The true end of the Zucker era)을 의미합니다. 동시에 투자 대비 효과를 강조(do-more-with-less)하는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시대가 열렸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브라이언은 CNN을 떠나 자신의 블로그를 시작했던 대학생 때 처럼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겁니다. 여정의 의미있는 궤도가 잡힐 경우 다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그의 다짐은 저에게도 의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