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스미디어(Vice Media) 결국 파산...가치는 10분의 1 "위기의 디지털 미디어" "수요형 뉴스"가 뜬다
머독이 투자했던 바이스 미디어, 고품질 콘텐츠였지만 시장성 인정 받지 못하고 파산. 기업 가치는 10분의 1. 뉴스 부문 구조조정 예상. 이에 뉴스 미디어도 B2B. 수요형 미디어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 커져.
디지털 광고 급락에 따른 매출 하락과 고비용 구조의 콘텐츠 제작비를 해결하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가 법원에 파산 신청 보호(Chapter 11 bankruptcy protection)를 준비 중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바이스 파산 보고서에 따르면 채권자에 회사 경영권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브루클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바이스 미디어는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Fortress Investment Group)과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Soros Fund Management) 등의 회사 투자자에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내용의 파산 후 약정서를 작성했습니다.
[바이스 가치, 10분의 1로 급락]
이 약정서에는 회사 가치가 4억 달러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는 2017년 당시, 기록했던 회사 가치 57억 달러에 10분 1 수준입니다.
구조조정안에 따라 TPG Group, 식스 스트리트 파트너스(Sixth Street Partners), 미디어 재벌 제임스 머독(James Murdoch) 등 바이스의 거의 모든 주주(Vice stockholder)들의 주식은 소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TPG와 식스 스트리트(TPG, Sixth Street)가 가지고 있는 미상환 채권도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포트리스가 회사 경영권을 쥘 경우 쉐인 스미스 공동 창업주(Shane Smith) 등 현재 경영진은 일단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WSJ은 보도했습니다.
쉐인 스미스는 바이스 미디어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CEO에 다시 복귀할 수도 있습니다.
포트릭스 역시 회사 구조 조정과 정상화 이후 다른 미디어 기업에 1년 이내 바이스를 재매각할 것으로 보이며 최종 인수 가격은 바이스와 채권자 그룹 간 협의를 거쳐 결정됩니다.
바이스의 파산 신청 법원이 열릴 경우 잠재적 인수 대상자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 잡지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바이스미디어는 특정 이미지나 현장, 사상을 강조하는 극단적 곤조 저널리즘(Gonzo)으로 인터넷에서 많은 화제를 만들었습니다.
이에 각종 사모펀드 뿐만 아니라 21세기 폭스와 같은 기업들도 바이스에 경쟁적으로 투자했습니다. 당시 2010년 초반은 디지털 미디어의 전성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바이스의 전성기는 짧았습니다.
NBC유니버설 등 메이저 미디어들이 디지털 뉴스 시장에 들어왔고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디지털 광고에 집중했기 때문힙니다.
결국 바이스는 신생 미디어에서 메이저 미디어로 성장하는데 실패했습니다.
2023년 초, 바이스(Vice)는 회사 매각 작업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쉽지는 않았습니다. 캘리포니아 소재 디지털 미디어 기업 고디지털미디어 그룹(GoDigital Media Group)는 4억 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에는 가격이 맞지 않지만 이 거래가 다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흑인 소유 미디어 그룹 블랙(Group Black) 역시 바이스를 4억 달러에 사겠다고 인수 의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이스의 매각에 참여하는 기업 일부는 주요 채권자들이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해주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현재 채권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은 아니었습니다. 바이스의 경영 상태가 향후 개선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바이스 미디어는 그리스 방송사 안테나 그룹(Antenna Group)이 바이스로부터 수백만 달러 콘텐츠를 구입하겠다는 계획을 파기하면서 판매에 더 큰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수년 간 안테나와 바이스의 계약은 수년 간 바이스를 지탱시켜주던 생명줄이었습니다.
광고 시장에서 여려움을 겪었던 바이스에게 안테나와 스튜디오 OEM 계약은 매출과 수익 유지에 매우 중요했습니다.
안테나는 또한 바이스의 잠재적 인수자로 거론돼 왔습니다. 콘텐츠 계약 파기는 안테나가 바이스의 인수 리스트에서도 이탈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이스 입장에서는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실패는 바이스만의 이슈는 아닙니다. 버즈피드가 뉴스룸을 폐쇄했고 바이스 역시, 상징과도 같았던 월드 뉴스(World New) 부문을 정리했습니다.
[파산 신청 후, 뉴스 부문 구조조정 예상]
파산 신청 이후 바이스는 과감한 비용 절감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규모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되어온 ‘뉴스 부문’의 수술이 불기피할 전망입니다.뉴스룸에서 비용 절감과 부서 통합 등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포트리스 역시,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잠재적인 인수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파산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출기관들은 파산신청을 통해 펀드 운영에서 현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스는 2023년 2월에도 포트리스로부터 3,000만 달러를 차입했습니다.
5년 전부터 자금 경색이 시작됐던 바이스는 이미 여러 번의 구조조정을 진행해왔습니다. 2023년 4월에는 5년 동안 근무했던 낸시 두벅(Nancy Dubuc)CEO가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5년 전 바이스는 스튜디오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방송에 오래 근무했던 두벅을 영입했습니다.
두벅이 그만둔 뒤 브루스 딕슨(Bruce Dixon)과 호제파 로크한드왈라(Hozefa Lokhandwala as co-CEO)가 공동CEO에 올랐습니다.
[광고 기반 디지털 미디어의 미래는 있는가?]
바이스의 파산 신청은 뉴미디어 업계에서도 큰 파장을 남겼습니다.
한 때 미디어의 미래로 많은 자금을 투자 받으며, 높은 평가를 받았던 뉴미디어 회사들이 ‘디지털 광고’ 이외 별다른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광고 매출의 대부분은 뉴미디어가 아닌 구글과 메타 등의 빅테크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바이스와 경쟁하던 복스 미디어(Vox Media) 역시, 디지털 미디어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직원의 7%를 감원했습니다. 한 때 경쟁했던 두 회사가 구글의 공세에 모두 쓰러진 겁니다.
바이스는 뉴스는 또 뉴스 부문을 정리해고하고 복스TV 에서 ‘복스 뉴스 투나잇(Vice News Tonight)’을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복스 뉴스 투나잇은 HBO에서도 방송됐던 복스의 자랑인 명품 뉴스입니다. 3월에는 뉴스를 총괄했던 제시 안젤로(Jesse Angelo)도 회사를 나갔습니다. 이제 뉴스를 만들 사람도 없습니다.
디지털 뉴스 미디어의 실패와 기회에 대해서 한번에 논의하기는 이 공간이 모자랍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디지털 미디어의 생존을 위해선 광고에만 의존해선 안됩니다. 디지털 미디어가 빅테크를 이겨낼 재간은 없습니다.
구독, 이벤트 등으로 매출을 다양화해야하고 특히, 디지털 광고에서도 호황인 FAST, 스트리밍, 스마트TV 광고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합니다. 이제 뉴스 스튜디오 모델로 B2C보다는 B2B 동영상 공급 사업에 뉴스 미디어들도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그래도 생존이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일반 버틸 힘은 생깁니다. 수요형 뉴스는 상업적 자본과 결탁하는 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여기서 수요는 오디언스입니다. 다만 구독의사가 있는 유료 및 무료 플랫폼에 있는 고객입니다.
바이스 미디어 그룹은 현재 5개 메인 사업부가 있습니다. Vice.com, the Vice Studios film, TV production unit; the Vice TV television network; Vice News; and creative agency Virtue 등입니다.
아울러 바이스는 2019년 여성과 엔터테인먼트 전문 사이트 ‘Refinery29’를 인수했습니다. 또 런던에 위치한 디지털 스튜디오 펄스 필름스(Pulse Films)와 패션, 문화, 컬처를 다루는 디지털 잡지 ‘ i-D’도 보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