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스트리밍/스파이더맨/스퀴드 게임...3S가 지배한 콘텐츠 시장
2021년 글로벌 콘텐츠 시장 분석, 스트리밍 서비스 형성기를 넘어 본격 경쟁기에 접어들어 각 사업자 투자 규모 늘리는 등 본원적 경쟁력 고민 시기. 아울러 스파이더맨의 막판 흥행, '팬데믹과 영화의 미래 고민', 한국 드라마의 글로벌 지배 이후는
(2021년 12월 23일)
아쉽지만 이제 2021년을 정리할 시간입니다.
2021년 글로벌 콘텐츠&미디어 플랫폼 시장은 스트리밍, 코로나바이러스, 한국 콘텐츠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영어 약자로는 3S(Streaming, SpiderMan, Squid Game)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오징어 게임 대신 차차차 사진을 쓴 이유는 뒤에 아실 수 있습니다.)
먼저 올해(2021년) 한국, 미국 등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었습니다. 연 초 디스커버리+(Discovery+), 파라마운트+(Paramount+) 등 신규 사업자들이 진입했습니다. 또 HBO MAX가 광고 버전 스트리밍 서비스를 냈고 넷플릭스(Netflix)가 게임을 앱에 포함하는 등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영역 확장도 하나의 흐름이었습니다.
확실히 2021년을 기점으로 초기 1단계 성장의 시대를 넘어 2단계 성장과 정체, 경쟁의 시대에 돌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1단계에서는 초기 모든 사업자가 즐겁지만, 2단계에선 서서히 포화되는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싸움이 본격화됩니다.
현재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경쟁 구도는 어떤 점에서 명확합니다. 빅테크(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구글)과 전통적인 할리우드 스튜디오(디즈니, ViaocomCBS, 워너미디어, 디스커버리) 간 싸움입니다.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들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새로운 콘텐츠를 위해 투하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기관 암페어(analysis)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투자에 힘입어 올해(2021년) 콘텐츠 제작에 2,200억 달러(262조 2,400억 원)을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습다. 지난 2020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구성기보다 14%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암페어는 또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OTT)의 전반적 투자는 2021년 전년 대비 21%가 커져 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전체 콘텐츠 투자의 4분의 1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배팅 금액은 내년(2022년)에 더 늘어납니다. 디즈니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2022년 콘텐츠 투자에 330억 달러(스포츠, 케이블TV 등 포함)를 책정했고 워너미디어와 합병하는 디스커버리(Discovery)도 200억 달러가 넘는 실탄을 스트리밍 확대에 준비 중입니다.
최근 악시오스(AXIOS)는 디즈니, 바이어컴CBS,디스커버리 등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1월과 12월 주가를 비교해 현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이들 회사의 주가는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지지부진하다. 시장에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악시오스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이제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주가를 어떻게 반등시킬지를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빅테크의 가세로 여전히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많은 돈이 투입되지만, 가입자 증가세가 서서히 정체되고 완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스파이더맨’에서 얻는 교훈 ‘팬데믹’과 ‘스트리밍’은 변수 아닌 상수
영화와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관계도 2021년 화두였습니다.
2021년 마지막 개봉한 ‘스파이더맨’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에게 미래 개봉 전략에 대한 더 진지한 고민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지난 12월 17일 북미시장에서 개봉한 소니의 신작 영화 ‘스파이더맨: 노웨이 투 홈(Spider-Man: No Way Home)’은 팬데믹 이후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작품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개봉 후 현재(12월 19일) 주말까지 2억6,0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다. 지난 2019년 ‘어벤저스 엔드게임(Avengers: Endgame 357억 달러) 이후 가장 좋은 첫 주 실적입니다. 역대 작품을 기준으로도 2위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입장에선 이 영화의 성공은 ‘좋은 영화만 있다면 관객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영화관이 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정하기 충분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지만,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좋은 영화라는 전제는 매우 막강합니다. 같은 기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리메이크는 극찬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에서 실패했습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이제 힘든 결정을 해야 합니다. 특히, 영화 스튜디오를 소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팬데믹 이후 안전 문제와 소비자의 기대감 변화로 인해 보통보다 더 빠르게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개봉할지 여부에 대한 어려운 결정에 직면해 있습니다.
유니버설(Universal)은 지난 2021년 12월 초 2022년에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극장 개봉 45일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 극장 업계에서는 북미 지역 극장 흥행 기록이 지난 2019년 110억 달러에서 크게 하락한 40억 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팬데믹과 스트리밍 때문인데 극장에게 중요한 것은 이 두 변이는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입니다.
한국 콘텐츠의 부상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는 이제 해외에서도 체감되는 수준이다. 워낙 많은 매체들이 다루기 때문에 이를 피해가려 하지만 뜨거우니 회피할 수 없습다. 2021년을 정리하면서 버라이어티(Variety)는 올해를 기념할 21편의 인터내셔널 TV드라마(The Best International TV Shows of 2021)를 꼽았습니다.
1위는 예상하다시피 한국산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The Squid Game)’입니다.
버라이어티는 이번 가을 오징어 게임이 만든 사회적 현상을 빼곤 콘텐츠 시장을 논의할 수 없을 정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삶의 생존을 위해 목숨 건 게임을해야하는 처절한 현실을 그린 이 드라마는 엄청난 비주얼에 압도된다고 버라이어티는 1위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내년 9월 오징어 게임은 시즌2로 돌아옵니다.
오징어 게임보다 더 대단한 실적을 올린 건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영어명 Hometown Cha Cha Cha)입니다.
잔잔한 사랑 이야기인 이 드라마를 버라이어티는 인터내셔널 드라마 순위 6위 에 올렸습니다. 오징어게임을 빼곤 유일한 한국 제작 드라마가 이 작품입니다. ‘차차차’가 주목 받아야 하는 이유는 오징어 게임을 제외하고 넷플릭스 선정 글로벌 시청률 흥행 10위에 가장 오래 동안 머물고 있는 한국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진행 중인 성적이어서 오징어 게임을 밀어낼 수도 있어 보입니다. 총 개봉 20주 동안 15주를 머무르고 있습니다(비영어부문).
앞서 ‘스파이더맨’도 언급했지만, 모든 작품이 스파이더맨이 될 수 없기에 차차차와 같은 작품들이 여럿 나와야 한국 드라마의 르네상스는 지속될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한국 드라마를 소개했다면 한국적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의 문법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갯마을 차차자’는 우리 드라마를 반복 시청하게 하는 힘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 유통 능력(여행 지수)도 최상위 급입니다.
이 드라마에 대해 버라이어티는 “팬데믹의 암울함 속 스토리라인의 단순함과 가벼움은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주연 배우 신민아와 김선호가 자연스러운 케미로 호평을 받으며 이 커플(Dimple Couple)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가 엄청났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