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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시대, 힘잃은 지상파...프랑스 '살토' 폐업 위기. 우리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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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시대, 힘잃은 지상파...프랑스 '살토' 폐업 위기. 우리의 미래는?

넷플릭스를 이기기 위해 프랑스 공민영 지상파 방송사들이 만든 스트리밍 살토(Salto). 오리지널 콘텐츠 부재와 플랫폼과 스트리밍 통합 전략 부재로 좌초 위기. 2020년 런칭했지만 가입자 100만 명도 안돼. 오리지널 부족도 큰 원인. 방송사 간 협업으로 공격적 판단 어려워.

Junghoon Han
Jan 1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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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시대, 힘잃은 지상파...프랑스 '살토' 폐업 위기. 우리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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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남짓되는 프랑스 방송 역사에서 지상파 방송의 힘은 강했습니다. 늘 그들은 질서를 바꿨고 글로벌 사업자들이 프랑스에 침투하는 것도 막았습니다. 하지만, 콘텐츠 중심의 소비가 일어나는 스트리밍 시대 플랫폼들의 힘이 작동하지 많는 모양새입니다.

넷플릭스에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 텔레비전, TF1, M6 등 프랑스 공민영 방송사들이 합작해 만든 스트리밍 ‘살토(Salto)’가 해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구독자 확보 실패로 매각 협상에 나섰지만 선뜻 살토를 인수하거나 투자하겠다는 사업자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지상파 방송사 연합 스트리밍 ‘살토’

[플랫폼 구하기에 실패한 프랑스 지상파 방송]

살토의 주주이기도 한 프랑스 1위, 2위 민영 방송 TF1과 M6는 2022년 9월 합병이 무산된 이후 11월 살토의 지분(66%)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영방송 프랑스텔레비전의 대표 돌핀 에르노트(Delphine Ernotte) 역시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살토는 새로운 주주가 필요하고 프랑스 텔레비전도 지분 매각 후 살토에서 손을 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프랑스 토종 스트리밍 서비스 살토는 2022년 11월부터 매각 시장에 나와있었습니다. 그러나 단 한차례(스페인 회사 Agile Content)를 제외하고는 진지한 매각 협상 조차 없었다. 이 협상도 최종 실패했습니다. 주주들의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제외하고 오리지널이 전무한 스트리밍에 관심을 가질 사업자는 드물었습니다.

현재 프랑스 법에 따라, TF1, M6, 프랑스텔레콤 등 살토의 주주들은 그들의 지분을 팔거나 해산에 합의하지 않으면 손을 털 수 없습니다. 버라이어티는 해산 투표가 이르면  1월 20일(프랑스 시간)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에르노트 CEO는 살토의 해산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월 20일 있을 투표에서도 청산에 표를 던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만약 주주 투표에서 청산으로 결정된다면, 살토의 자산을 매각하고 미지급 채권 등을 정산한 이후 공식적으로 회사는 폐업됩니다. 2022년 5월 현재  살토의 자산 가치는 4,500만 유로(602억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보도에 따르면 살토는 연간 매출이 1,700만 유로 정도로 8,560만 유로의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TF1과 M6가 살토를 매각하라고 한 것은 한 것은 반독점 위원회의 권고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텔레비전은 자금 지원 축소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살토의 실패는 사실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재입니다. 2020년 런칭했지만 주주간 이견으로 스트리밍 오리지널 전략은 2022년에야 가시화됐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시장이 팬데믹 이후 완전히 넷플릭스로 기울었을 시기입니다.

지상파 방송에서 편성되는 콘텐츠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보는 데 만족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참을성있게 봐줄 소비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2020년 런칭한 살토는 프랑스에서 한 때 넷플릭스의 로컬 대안으로 불렸습니다. 살토의 콘텐츠는 대부분 T1, M6,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나옵니다. 토마스 폴린(Thomas Follin)이 이끈 이 서비스는 TF1, 프랑스 텔레비전, M6에 속한 19개 채널의 프로그램이 방송됐습니다. 또 새로운 시즌 프리미어, 스트리밍 오리지널 작품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NPA Conseil에 따르면 2022년 말 구독자가 80~90만 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물론 살토도 생존과 경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

프랑스 지상파에서 방송된 뒤 가장 빠른 시간에 살토로 가져오는 등 스트리밍 전략도 있었습니다. 아울러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와 제휴해 일부 콘텐츠(And Just Like That” and  “Friends: The Reunion)를 프랑스에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마케팅도 강화했습니다. 통신사와 보야지(Bouygue),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협업해 번들 구독 상품으로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사실 자금 여력이 절대적으로 부적한 살토는 애초부터 어려웠습니다. 1년에 17조 원을 콘텐츠에 투입하는 넷플릭스와 싸우기 위해선 ‘최소한의 오리지널’이 있었어야 했습니다. 넷플릭스는 프랑스에서 1, 200만 명을 구독자로 확보하고 있고 프랑스 모든 통신사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TF1, M6 합병 불허가 가져온 결과]

살토의 폐업 결정타는 2022년 9월까지 올라갑니다. 당시 TF1과 M6는 합병을 추진했었습니다. 프랑스 방송 사상 최대 합병으로 불렸던 이 거래는 프랑스 규제 기관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특히 이 결정은 스트리밍으로 상황 반전을 노렸던 프랑스 민영 방송에게는 뼈아팠습니다.

두 회사는 프랑스 방송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항해 몸집을 키우기 위해  2021년 5월 합병을 선언했습니다. 합병 규모는 40억 달러(5조 5,000여 억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방송 통신 규제 당국은 독과점을 우려했습니다. 합병 조건으로 채널 매각이 핫이슈가 됐습니다.

 2022년 9월 초 여론이 합병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TF1의 소유주 대기업 부이그(Bouygues)와 M6의 대주주 RTL그룹(베텔스만이 대주주)은 합동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합병을 승인 받기 위해서는 TF1이나 M6의 TV 채널 하나를 매각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이럴 경우 더 이상 전략적인 이점(any strategic rationale)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방송 규제 기관 경쟁청(The Autorité de la concurrence)이 합병 반대로 돌아선 가장 이유는 ‘합병 회사’의 광고 시장 장악입니다. 2022년 9월 프랑스 경쟁청은 설명자료에서 “이번 거래가 특히, TV광고 시장과 TV서비스 유통 마켓의 주요 경쟁에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며 “이번 합병을 반대하는 세력을 두 회사의 시청 점유율이  41%에 달해 여론 독과점 우려도 있다”며 승인 불허 이유를 밝혔습니다.

2021년 5월 TF1와 M6가 합치겠다고 결의할 당시에도 프랑스 내부에선 부정적 여론이 있었습니다. 이를 모를 사업자들이 아닙니다.

그러나 양사는 방송 시장 주도권이 TV가 아닌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광고’ 지배력 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을 밀어붙였습니다. (사실 대안도 없었습니다.)

TF1와 M6의 광고 시장 점유율이 방송으로만 한정할 경우 71%를 넘어서지만 디지털 광고 영역에서는 빅테크에 한 참 밀린다는 이야기입니다.

[프랑스의 방송의 자존심, 살토의 미래도 불투명]

결국 합병 무산은 살토(Salto)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0년 10월 M6와 TF1, 프랑스 공영방송 텔레비지옹(france Televisions)이 33%씩 지분을 가지며 스트리밍 서비스 살토를 런칭했습니다. 넷플릭스(Netflix) 등 글로벌 스트리밍에 대응하는 프랑스 방송사들의 문화와 엔터테인먼트가 합쳐진 ‘컬처테인먼트(Culturetainment)’ 성격이 강했습니다.

2022년 3월 24일(미국 시간) TF1과 M6는 모회사가 합병에 성공하면 프랑스 공영방송 텔레지옹이 보유하고 있는 살토 지분(33%)도 모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33%의 지분 가치는 4,500만 유로(605억 원) 정도였습니다.

TF1과 M6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그룹(M6+TF1)은 살토 지분의 100%를 보유하게 된다.”며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격적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전(텔레비지옹)은 합병 이후 자신들의 지분은 소액으로 전략해 ‘경영권 유지’가 쉽지 않은 만큼, 살토 지분 매각 후 아예 자체 무료 스트리밍 ‘프랑스TV’를 더 강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두 회사의 합병이 무산된 뒤 프랑스 텔레비전 살토 지분 매각 작업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았습니다. 합병 불허 이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편, 프랑스 방송 시장도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에 장악 당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수요를 측정하는 패럿에 따르면 톱10 인기 드라마 중 절반 이상은 미국산 콘텐츠였습니다.

프랑스는 거의 모든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가 진출해 있습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뿐만 아니라 2022년 5월 HBO MAX도 상륙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미국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점유율이 매우 높습니다. 넷플릭스는 1,2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프랑스 현지 스트리밍 서비스인 카날 플러스(Canal Plus)와 협업한 디즈니+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파라마운트+(Paramount+)도 프랑스 상륙을 밝혔습니다. CES2023행사에서 LG전자는 자신들의 스마트TV에 파라마운트+의 콘텐츠를 탑재해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문화에 대한 자존심으로 지켜온 프랑스 시장이 새로운 스트리밍 경제에 무장 해제 당하는 분위기입니다.

2020년 이후 유럽을 장악한 미국산 스트리밍 서비스(FT)

글로벌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프랑스 스포츠 중계권도 휩쓸고 있습니다. 프랑스 내부는 올림픽 같은 국민 관심 경기를 중계할 수 없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아마존(Amazon)은 롤랑 가로스(Roland Garros)의 테니스 중계권과 리그1(Ligue 1) 축구 경기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미디어 디스커버리는 유럽 올림픽 중계권을 넘보고 있습니다.

살토의 실패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분명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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