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47년 디즈니맨, 밥 아이거 마지막 소원은 '상해 디즈니랜드' 방문
오는 12월 이사회 의장을 마지막으로 47년 디즈니 근무(ABC포함)를 마치는 밥 아이거,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에서 '스트리밍으로의 전환'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아. 마지막 일은 본인이 만든 상해 디즈니랜드 방문 희망
(2021-03-23)
한 직장에서 50년 가까이를 일할 수 있었던 행운의 사나이 밥 아이거(Bob Iger) 디즈니 의장. 그는 오는 12월 은퇴를 앞두고 47년 간의 디즈니 생황을 회상하고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디즈니의 미래에 대해 털어놨습니다.
밥 아이거는 위성 라디오 시리우스XM과 인터뷰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과 관련 “디즈니는 사업을 보는 선견 지명과 배짱(guts) 그리고 이사회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며 “(스트리밍 서비스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할 때 우리는 최소한 의지할 곳이 있었고 미래가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리우스XM는 밥 아이거와의 인터뷰 방송(Leadership Matters)을 오는 4월 6일 예정하고 있습니다. 오늘(3월 22일 미국 시간)은 일부 클립만 공개했습니다.
진행자(Fleischmann)의 주요 질문 중 하나는 다음달이면 70살이 되는 밥 아이거의 은퇴 이후 삶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디즈니가 놓은 상황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은퇴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도 많습니다. 그러나 아이거는 “나는 디즈니를 떠난 이후 삶이 기대된다”며 “다른 일을 해보고 싶고 (현재 업무에 대한) 피로감이나 좌절과는 관계가 없다”며 은퇴 이후 새로운 직업을 예고했습니다.
디즈니 CEO였던 밥 아이거는 지난 2019년 가을 이사회 멤버들에게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2020년 2월 공식 발표를 통해 CEO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아이거의 뒤는 알다시피 지금의 CEO인 밥 체이펙(Bob Chapek)이 승진했습니다. 당시 체이펙의 CEO 자리 승계는 디즈니 내외부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CEO자리에서 그만 둔 데 대해 아이거는 “갑작스런 상황이었지만, 내부 경쟁자들에겐 아예 기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에 대해 아이거는 “최고 경영자로 너무 오래 있기를 바라지는 않았고 은퇴할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었다”며 “15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이사회 의장으로 아이거는 회사의 미래를 창의력 개발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아이거는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도래한 가장 큰 도전은 플랫폼에 연료를 주입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위기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겁니다.
아이거는 2021년 극장 개봉이 예정됐던 뮤지컬 영화 <해밀턴 Hamilton>을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에 전격 공개한 결정을 예로 들었습니다. 극장이 모두 닫혀있고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대형 콘텐트’를 서비스함으로 판을 흔든 겁니다. 이 결정은 아주 큰 보상으로 돌아 왔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때 3만 명 가까이를 무급휴직했지만 지금 주가는 최고를 경신했습니다. 디즈니랜드도 다시 문을 엽니다.
이후 디즈니+는 12월 칸 영화제에서 각광 받았던 애니메이션 <소울 Soul>을 전격 공개해 1억 명 가입자의 기초를 세웠습니다. 감독인 피터 닥터는 “그런 생각을 한 것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회사에서 남은 10여 개월을 어떻게 보낼 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이거는 “서서히 일을 정리하고 싶다. 천천히 회사와 관련 없는 사람이 될 것(I’ll end up slowly becoming less and less relevant)”이라고 말입니다.
아이거는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면, 더 이상 이메일도 많이 않고 전화로 찾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은 인간적은 측면에서 당연한 일이며 전혀 부정적인 의미가 이니”라고 강조했습니다. 47년 근무 후 담담한 은퇴를 준비하는 CEO의 아름다운 모습니다.
아이거는 평소 글 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는 CEO시절 많은 글을 남겼는데 그 중 일부가 자서전 < The Ride of a Lifetime>에 담겨 출간(랜덤하우스)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상황이 담긴 후속작을 준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몇 개 아웃 라인과 생각을 정리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집필 활동 이외 그는 “나는 은퇴하는 것이 아니다. 와이프가 여전히 일하고 있고 아이들은 모두 출가했다”며 “집에서 TV쇼만 보고 있는 않을 것”이라며 2막을 예고했습니다. 다만 디즈니에 있을 때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할 것이라고 힌트만 남겼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시 리스트(Wish List)를 물었는데 오는 4월 5주년 되는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방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상해 디즈니랜드는 그의 CEO 시절 역작으로 위에 언급된 자서전(The Ride of a Lifetime)의 첫 단락에도 인용했습니다. 그만큼 애정이 깊습니다.
한편, 밥 아이거의 가장 큰 업적은 디즈니를 미키마우스를 만든 콘텐트 생산 회사에서 IP유통 회사, 즉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 시켰다는 겁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픽사(PIXAR), 루카스필름(Lucast Film), 폭스 스튜디오(FOX Studio) 등은 모두 그가 인수 결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그의 최대 승부수는 디즈니+(Disney+)의 런칭입니다. 2년 만에 1억 명 구독자를 돌파한 사업자는 디즈니 빼곤 아무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