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유료 방송 1위 컴캐스트의 탈 케이블 선언/채널 번호가 의미 없는 미래 시장
최근 인터넷에 연결해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 및 소셜 미디어 즐길 수 있는 스마트TV가 확산되는 가운데, 케이블TV 1위 컴캐스트도 자사 브랜드로 스마트TV 진출. 컴캐스트는 케이블 가입자 뿐만 아니라 일반 구독자도 공략 예정이고.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도 1년 무료 제공. 유료 방송의 지각 변동 이제 스트리밍 시장 경쟁은 모바일이 아닌 TV로 이동 중
(2021-10-21)
오늘 뉴스레터는 어렵진 않지만 좀 복잡합니다. 바쁘신 분들은 나중에 읽으시거나 끊어 읽어셔도 됩니다. 그런데 의미는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복잡한 이슈를 팟캐스트(얼마 전에 서브스택이 이 기능을 업데이트했습니다.)로 전달 드릴 예정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에 스마트TV는 점점 더 중요한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스마트TV 혹은 커넥티드TV(Connected TV)라고 불리는 이 플랫폼은 안드로이드, 타이젠(삼성),IOS 등의 운영 체제를 통해 TV를 인터넷에 연결합니다.
우리는 스마트TV만 있으면 넷플릭스, 디즈니+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안방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 스트리밍 서비스가 극장이나 VOD플랫폼을 대체하고 있을 때는 스마트TV가 중요 플랫폼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스마트TV가 사실상 실시간 TV채널을 지우고 있는 지금은 ‘거실에서 보는 스마트TV’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꼭 정복해야 하는 길목입니다. 전략적 요충지에서는 차지하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이들의 전쟁이 일어납니다.
현재 스마트TV시장 전쟁은 플랫폼과 콘텐츠, 두 지역에서 모두 벌어집니다. 플랫폼은 TV수상기 제작 업체와 스마트TV 운영 개발사(로쿠, 아마존)등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습니다.
콘텐츠는 스마트TV에서 볼 수 있는 채널들이나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격전지입니다. 이들은 보통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FAST(Free Ad Supported Streaming TV)로 불립니다. 한국의 지상파 채널들도 FAST에서 S를 뺀 채널들입니다.
그동안 콘텐츠로 향하는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시청 환경, 묶음 채널 등을 서비스했던 유료 방송 플랫폼들은 긴장 그 자체입니다. 스마트TV를 통해 콘텐츠나 유튜브에 바로 접근하는 시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은 더 이상 필요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최근 미국 케이블TV 시장 1위인 컴캐스트(Comcast)도 스마트TV시장에 참전했습니다. 아직 항복 선언은 아니지만 ‘케이블’이 아닌 ‘구독자’를 잡기로 마음 먹은 셈이다. 일종의 탈 케이블 전략입니다.
컴캐스트의 스마트TV는 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스트리밍 TV’로도 불립니다. XClass TV는 하드웨어는 여러 제조사에서 만들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도와주는 인터페이스는 컴캐스트가 제공합니다. 이를 이용하면 컴캐스트 가입자가 아니어도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를 TV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TV회사가 케이블TV구독자(Xfinity subscription)가 아닌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유료 방송 플랫폼은 상황이 절박하다. 컴캐스트는 이를 통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케이블TV가입자를 보완하기 위해 이를 도입했습니다.
특히, 컴캐스트는 자회사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데 스마트TV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컴캐스트의 XClass TVs 시리즈는 하이센스(Hisense)가 공급하는데 298달러(35만 원)으로 1년 동안 월 5달러 구독료의 스트리밍 피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 디즈니+ HBO MAX, 훌루 등 거의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컴캐스트는 XClass TV에서 볼 수 있는 유료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pay-TV streaming services)를 런칭합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컴캐스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지역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케이블TV 가입자를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기는 겁니다. 컴캐스트의 최고 비즈니스 개발 책임자(s chief business development officer.)인 샘 스와츠(Sam Schwartz)는 “케이블TV고객 여부와 관계 없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세가 되고 있는 스마트TV]
글로벌 스마트TV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리서치 회사 애널리틱스(Analytics)는 지난 2020년 1억8,600만 대가 팔려 전년 대비 7.4%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체 TV판매량의 79%가 스마트TV입니다. 이 회사는 오는 2026년이면 전체의 절반 가량인 10억 가정이 스마트TV를 보유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스마트TV에서 즐기는 콘텐츠입니다. 이 지점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래를 더 밝게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인 FAST는 더욱 성장성이 큽니다. 스마트TV가 새로운 광고 플랫폼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시간 TV시장이 광고와 연동되듯, FAST시장도 스마트TV광고와 함께 갑니다.
요즘 미국에서 FAST채널은 매우 다양합니다. 뉴스와 영화, 다큐멘터리 등 스마트TV만 있으면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채널은 플랫폼 별로 100개가 넘습니다.
그래서 FAST서비스도 경쟁의 격전지입니다. 바이어컴CBS의 플루토TV(Pluto TV), 뿐만 아니라 이 시장에는 한국의 삼성, LG도 뛰어들었습니다. LG 스마트TV를 사면 LG의 스마트TV 플랫폼이 나오는데 실시간 및 VOD 채널이 300개 가까이 됩니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미국의 최대 유료 방송 사업자는 LG입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 스마트TV의 대세, 디지털 광고의 TV이동,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 유료 방송 시장 붕괴, 실시간TV의 스마트TV이동 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개념들이 다소 어렵다면 직접 스마트TV를 구입해 무료 스트리밍 콘텐츠나 채널들을 보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한 조사에서도 FAST채널을 처음 접한 때는 스마트TV를 산 뒤 직접 경험했다는 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한국은 아직 부족하지만 조만간 유튜브도 PC가 아닌 TV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송사들도 이제 스마트TV로 또 다른 이주를 준비할 때입니다. 공공성도 도달율이 높아야 지킬 수 있습니다.
규제 기관도 이 시장에서는 아날로그의 밝은 방송 규제는 통하지 않습니다. 연번제(연이은 채널 편성)을 주장한 법들은 이제 글로만 남을 지도 모릅니다.
미디어 공룡이라하면 지상파와 같이 SO와 PP를 갖춘 기업 정도를 일컬었는데, 이제는 전혀 차원이 다른 사이즈네요. 컴캐스트와 같이 콘텐츠+플랫폼+ 스마트TV란 하드웨어까지 갖춘, 진짜 거대 미디어 기업에 한국 미디어 시장은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생각도 듭니다. 스마트TV를 가진 삼성과 LG가 미디어 플랫폼, 나아가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 수도 있겠다는 재밌는 생각도 드네요! 너무 인상 깊은 분석이었습니다!